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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무새의 초상> 전천후 요격기All Weather Plane
  • 정정만(성칼럼니스트)
  • 승인 2019.08.1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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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곁눈질은 잘 익은 남자의 피할 수 없는 속성인가. 실컷 먹어도 그저 먹을 때뿐, 금세 또다시 밀려드는 그 놈의 허기를 어쩌랴. 입에 맞는 떡만 평생 맛있게 먹을 수 있다면 좋으련만. 달린 사람의 탐식 본능은 비록 보리개떡이라 해도 그 토속적이고 새로운 맛에 군침을 흘리게 한다. 

곁눈질하다 눈도장을 찍어 눈독을 들이다가 마침내 슬쩍 주워 먹고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입을 닦곤 하는 걸신(乞神), 그 엽색 행각이 문제다. 그저 기회만 포착되면 아무 동굴이나 무단출입을 일삼는 버릇. 그래서 달린 사람들을 싸잡아 ‘도둑놈’, ‘늑대’라고 부른다. 이 같은 도벽은 일부일처제는 족쇄가 채워진 후부터 꾸준히 자행되어 왔다. 우왕좌왕하는 물건의 습벽을 교화시키는 성현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근절은커녕 전속남자(專屬男子)의 ‘자성(雌性) 수뢰 행위’는 더욱 번지고 있다.

도굴범이 도굴범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 중세의 정조대(Chastity Belt)였다. 자신의 구멍을 스스로 지키기 위한 방편이었지만 성과에 대한 역사적 사실은 기록된 바 없다. 당시에도 열쇠 복제 정도는 대단한 기술이 아니었다는 사실(史實)을 감안하면 발상 자체가 어쩐지 애잔하고 쫀쫀하기만 하다. 만일 정조대가 ‘일가구 일주택’을 보장하는 확실한 성능을 지녔다면 오늘ㄴ라엔 더욱 진화되어 남녀 사이를 지켜주는 확실한 방풍기(防風器)로 정착됐을 터이다. 하지만 치정에 얽힌 갈등과 다툼은 날이 갈수록 요란하기만 하니…정조대는 구멍을 지키는 상품이라기보다 여인의 바람과 맞서 처절하게 몸부림치던 중세 물건의 애처러운 역사로 기록되고 말았다.

하지만 이제 역풍이 불고 있다. 물건의 기웃거리는 습성을 바로 잡고자 하는 구멍의 반격이 거세다. 뚫린 사람이 달린 사람의 고삐를 쥐고 말썽 많은 물건의 ‘끼’를 꼼짝 못하게 가두어둘 수 있는 완벽한 첨단장치가 가까운 미래에 등장할 조짐마저 있다. 달린 물건의 방랑, 배회 벽을 차단하는 절대적 수단을 뚫린 사람이 장악하는 시스템 말이다. 뚫린 사람이 비밀 번호를 입력한 후 원격 조종기의 단추를 눌러야만 발기되거나 이완되는 첨단 임플란트 시스템(Implant System)의 상품화에 근접해 있다. 임플란트 내부에 컴퓨터 칩이 장착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동굴 탐사 일시나 탐사 시간도 원격 조정기를 쥐고 있는 여자가 임의로 조종할 수 있다. 달린 사람의 장기 출장이나 여행 중에 발동된 여하한 곁눈질이나 도벽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는 탁월한 시스템이다.

설령 리모컨을 남자에게 빼앗기더라도 패스워드를 입력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인 까닭이다. ‘고액 비밀 과외’, ‘무단 강제 침입’, ‘도난, 도굴’ 등 자웅접촉 사고를 영원히 추방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일부일처 제도를 확립, 치정(痴情)문제로 다투거나 파탄이 없는 바람직한 교합질서를 세울 수 있는 획기적인 수단임에 틀림이 없다.

이만하면 가히 남자의 정조대요, 순결대다. 하지만 문제는 뚤ㄹㅎ린 사람의 독단과 전횡이다. 달린 사람이 뚫린 사람에게 성적으로 종속되어 한 평생 구걸해야 하는 신세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달린 사람의 열렬한 물성이 인류 문명의 원천이었다는 사실을 참작한다면 어쩐지 미래의 인간 사회가 암울하고 불안해진다.

노후 되어 기능을 상실한 물건. 그것을 재개발하여 신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는 음경 임플란트 기술이 오히려 물건을 결박, 구속시키는 수갑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소설 같은 스토리다. 현재 임플란트 시장에서 굴곡형(Malleable Type), 수압식 일체형(One Piece Inflatable Type), 3 조각 팽창형(3 Piece Inflatable Type)이 주 품목이다. 이 가운데 가장 업그레이드된 것이 후자이며 멀쩡한 물건과 견줄만하다. 더구나 작동 기전이 수동화 되어 전천후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손가락에 의존하는 작동 방식이 다소 불편할 수 있다. 임플란트 시스템에 컴퓨터 기술을 접목시킨 새로운 임포테크놀로지(Impotechnology)가 등장한다면 원격 조종만으로 작동되는 ‘No Touch Technique’ 제품도 기대해 볼 만하다.

그러나 첨단 기기라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기능적 편의성만큼 불편함도 뒤따른다. 물건 주도형 섹스가 구멍 주도형으로 뒤바뀌어 오로지 순종하는 물건만이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하루 종일 가사에 전념하다 밤만 되면 아내의 요구에 응대해야 하는 물건 수난 시대, 남성 상실의 위기, 정말이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정정만(성칼럼니스트)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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