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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과 스케일

  • 입력 2019.08.20 11:00
  • 수정 2019.08.20 11:15
  • 기자명 이상권((주)라움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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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공간이나 사물의 스케일은 넓이·길이·높이라는 세 가지 변수들의 상대적인 크기에 따라 결정된다. 공간의 성격과 사용은 그 공간의 비례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공간의 상대적인 비례는 기본적으로 그 공간의 느낌과 감성을 결정한다.

좋은 비례로 구성된 건축?인테리어는 균형 잡힌 평면구성과 잘 짜인 파사드의 비례에 대한 인식을 말한다. 비례가 직관적으로 디자인되고 전개될 때는 클라이언트와 설계 및 시공의 시각적 취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떤 사람은 강한 대조의 극적인 구성을 더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안정과 균형을 추구할 수도 있다. 이처럼 시각 스타일의 역사는 비례와 구성에 대한 취향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건축공간의 스케일은 물리적 스케일, 생리적 스케일, 심리적 스케일의 3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출입구의 크기가 인간이나 물체의 물리적 크기에 의해 결정될 때 이는 물리적 스케일에 속한다. 실내의 창문 크기가 필요 환기량으로 결정되는 경우 생리적 스케일로 구분된다. 물리적으로나 생리적으로 반드시 필요하지 않지만, 압박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에서 천장의 높이가 결정된다고 할 때 이는 심리적 스케일이다. 건축을 인간의 생활을 담는 그릇으로 보고 건축공간을 인간 생활의 장소로 생각한다면 건축계획 및 인테리어 설계에서 생각해야 할 스케일은 이러한 모든 스케일을 포함한 종합적인 스케일이 되어야 한다.

물리적 스케일의 여유 치수를 확보한다

공간이나 물품이 사용에 적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 스케일이 적당해야 한다. 이러한 치수는 정지시와 동작시의 신체 상태를 측정해 봄으로써 알 수 있다. 인체측정학은 이러한 측면에서 인체의 치수를 연구하는데 필요한 근거가 되고 있으며 여기에 척도의 통계학적 분석수법이 사용되고 있다.

한편 인체의 동작 치수를 정함에 있어서는 정지된 해부학적인 부위 치수가 아닌 3차원적 연속 동작을 가능케 하는 개념적인 영역을 확률적 분포로 가정하고 이것을 인체 동작의 기본크기로 생각하게 된다. 다만 이러한 경우 동작의 윤곽선을 따라 형성된 쉘(shell)형의 공간은 극히 부정형적인 것이 되므로 이것을 단위 공간으로 삼기 위해서는 이를 정형으로 바꾸어 생각해야 하며 이때 주어지게 되는 여유 치수(tolerance)의 정도를 고려하여 적절히 정해야 한다.

심리적 여유감이나 안정감을 위한 공간의 크기를 고려한다

건축은 인간의 생활을 포용하고 있으므로 건축 자체의 입장에서 보면 그 안에서 생활하고 있는 인간은 건축적 요소로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심리적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인간은 건축공간에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 이와 대응되어 있는 존재라 볼 수 있다.

심리 현상은 사람의 마음속에 일어나는 일이어서 건축공간에 속하는 창문, 벽, 천장과 같은 공간의 단면과 또한 그것의 색상이나 모양 등 이들 모두가 자극 대상으로 지각되고 그 결과 건축공간에 대한 심리 현상을 낳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리적 기능이나 치수와는 관계가 적지만 심리적 여유감이나 안정감을 위해 필요한 공간의 크기는 계획 및 설계의 과정에서 세심한 배려를 하여야 한다.

스케일은 공간의 기능성과 쾌적성을 극대화한다

공간을 적절한 비율로 분할하는 것은 생활의 편리를 추구함과 아울러 공간의 기능성과 쾌적성을 극대화시킨다는 점에서 스케일의 중요한 요소이다. 많은 사람은 공간의 형태가 길쭉하거나 폭이 좁은 공간에 들어섰을 때 부담스러움을 갖게 된다. 따라서 여유 공간을 활용한다고 하여 길고 납작한 방을 계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적절한 비율과 치수에 의해 방의 구조를 변경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건축·인테리어 공간을 계획할 때 대부분의 사람은 가구 배치나 배색의 효과 등에 대하여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된다. 그러나 방의 구조나 크기가 인간의 심리상태에 변화를 주는 요인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이것은 중요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공간의 구조와 크기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생활하는 구성원의 수, 공간의 기능, 가구, 집기 등의 크기를 고려해야 하며 천장의 높이, 창호의 크기, 창의 위치 등 심리적으로 크기를 느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고려되어야 한다. 설계도면의 공간형태나 크기를 토대로 건축·인테리어 공간의 매스모델을 만들어 전체와 부분의 비율은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공간의 심리적 압박감은 없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적절한 크기와 바람직한 공간의 비율은 가구 배치나 물건수납에 필요한 공간의 확보를 뜻하기도 하며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있어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만큼의 규모와 형태를 의미하기도 한다. 또한, 압박감을 느끼지 않는 자연스러운 비례와 기능을 살릴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의 확보를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스케일을 결정짓는 요소는 공간의 기능성과 인체치수 등 물리적인 측면과 주관적인 요소인 심리적 측면의 적절한 조화에 유의해야 한다.

최고의 계획과 설계는 공간의 성격에 대한 컨셉을 발전시키면서 많은 공간적인 제약과 제반 조건들을 잘 융화시켜야 한다. 세련된 수준에서 공간의 구성과 스케일은 새롭고 흥미로운 공간에 대한 연출과 호기심을 유발시키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상권
㈜라움 대표
건축/인테리어/그린리모델링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과 졸업
독일 쾰른대 디플롬 취득
저서 : 실내건축공간계획/건축의 형태의장이해/건축투시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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