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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무새의 초상> 시크릿 케어(Secret Care)질(膣) 관리의 진정한 의미
  • 정정만(성칼럼니스트)
  • 승인 2019.08.2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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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바야흐로 케어(care) 시대다. 아름다움을 가꾸고 지키기 위한 여인의 끝없는 열망이 외모 지상의 시대적 분위기에 편승한 ‘몸 가꾸기’ 열풍. 스킨(skin) 케어, 바디(body) 케어, 모발(scalp hair) 케어, 손, 발톱(nail) 케어, 발 마사지…여체의 표면을 포장한 모든 외피와 각종 조형물, 즐비한 관련 부품을 총망라한 미향(美香) 바람. 씻어내고 바르고 문지르고 집어넣고 벗겨내고 째고 꿰매기에 매달리는 소이(所以)다.

피부를 표백하고 처진 살갗을 들어 올리고 주름 골을 메우기 위한 안간 힘이다. 하지만 딱 한 곳, 호사(豪奢)의 소외 지역이 있다. 체표면의 2%에 가까운 여체의 뒷골목, 음모(陰毛)에서 항문(肛門)까지다. 잉태와 탐욕, 축복과 재앙, 문명과 야만, 그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는 성속(聖俗)의 자투리 땅. 유서 깊은 자웅 교역장 말이다.

30년 긴 세월 동안 어김없이 치루는 월중행사, 시도 때도 없이 출몰하는 좌장지(坐藏之)의 예봉, 임신과 출산이라는 생리적 손상으로 닳고 또 닳아 헤지는 보장지(步藏之). 여성 개인의 은밀한 역사와 문화를 몽땅 담고 있는 소중한 성생활 사적지(性生活史跡地)를 치부(恥部)로 치부(置簿)하여 은폐, 유기, 차단하는 자가당착. 화려한 도심의 뒤안길이요 수채화 속의 수채 구멍이 아닐 수 없다. 음모에서 항문까지, 그 빛과 그림자 하지만 21세기 초입에 들어 그 외화내빈의 틀을 무너뜨리는 기미가 포착되고 있다.

버려진 황무지를 개간해, 개량하고자 하는 일단의 움직임, 음지의 양지화가 태동한 것이다. ‘음모에서 항문까지’ 그 벽지(僻地)의 궁기를 털어내는 새로운 경향, 시크릿 케어(secret care)가 등장한 것이다. 시크릿 케어는 오지(奧地)의 청결과 건강을 확보하여 ‘구석의 미학’을 구현하고자 하는 여성들의 적극적인 자기 관리 시스템이며 서구 상류 계층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작은 유행의 물결을 타고 있다. ‘음모에서 항문까지’ 그 문명의 사각 지대는 모발, 피부, 점막으로 구성된 모(毛). 음(陰). 질(膣). 회(會). 항(肛)을 포함한다. 이들 문제 지역을 일괄한 청결 및 건강관리가 토탈 제니탈 케어(total genital care) 즉 시크릿 케어다.

음모 다듬기, 세정제, 영양제, 보습제를 동원한 씻어 내기, 양분 주기, 물 뿌리기로 청결과 질 건강을 도모, 냉, 대하, 악취, 가려움, 통증을 제거, 예방하는 자가 관리 작업이다. 감추어진 치부, 산뜻한 내음, 예쁜 꽃잎의 밀원으로 변화 하수도 관리를 통해 질염, 요도염, 방광염을 예방하고 언제 어디에서나 남자의 구수(口手) 접근을 머뭇거림 없이 허용하여 육감에 충실할 수 있는 토대를 조성하는 것이다. 악취 나는 추물, 감추어진 치부(恥部)를 산뜻한 내음, 예쁜 꽃잎이 산개한 열린 밀원(蜜源)으로 변화시키는 자기 노력이며 버자이나 모노로그(vagina monologue)의 저자, 이브 엔슬러(Eve Ensler)가 주창한 "질 예술" "성기 아트" (vaginarts)와 다르지 않다. 시크릿 케어의 핵심은 미화보다는 ‘아랫도리’의 청결과 질 건강으로 유비쿼터스(ubiguitous) 섹스를 영위하는 것이다.

성굴(性窟) 세계에는 연쇄상 구균, 포도상 구균, 디프테로이드, 곰팡이 등 적균(敵菌)과 ‘유산 간균’이라는 아균(我菌)이 공존한다. 아균의 득세로 적균의 준동이나 세력화를 막는 것이다. 유산 간균이 글리코겐(glycogen)을 분해시켜 젖산을 제조, 질 내 환경을 산성화(pH 4.5~6)시키기 때문이다. 산성 환경이 바로 적균을 제압하는 생물학적 무기이며 질 자정 작용의 키포인트다. 시크릿 케어, 천연수의 분출을 유도하는 ‘마중물’ ‘맷집’ 하나만은 끝내준다는 여음(女陰). 하지만 맷집에 장사 없는 법. 선봉으로 나선 불망치의 어지러운 입질(入膣)이 문턱을 훼손하고 끝내 자지러지며 토해내는 알칼리 토사물이 질 내 생태계를 뒤엎는다. 단 한 번의 토악질로 질 내 환경을 8시간 동안 교란한다.

더구나 물기도 없는 토박한 땅에 분개없이 들이미는 성급한 막대기의 완력. 토박이 눈을 피해 외세까지 끌어들이는 대혈(貸穴), 그 교활한 밑구멍의 괘장이 아균을 내친다. 질 벽을 적시는 환영의 수적(水滴)은 자율적으로 만들어지는 천연 물방울이며 의지 밖에서 작동된다. 마중물을 쏟아 부어 천연수의 분출을 유도하는 것도 시크릿 케어의 일부다. 불 망치에 의한 질통 화상을 방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상의 마중물은 수용성 친질 환경 윤활제다. 육신의 아름다움은 한정되지만 구멍의 아름다움은 일생을 가로지르는 여인의 미향(美香)이다.

정정만(성칼럼니스트)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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