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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은 왜 ‘미지근한 맥주’를 마시는가

  • 입력 2019.09.04 10:30
  • 기자명 강지명 기자(북경 주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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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중국 여행을 가본 사람이라면, 하나같이 말하는 독특한 경험들이 몇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들 꼽는 것이 바로 미지근한 맥주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식당에서 맥주를 시키면 뜨뜻미지근한 맥주를 떡하니 가져다 주는 경우가 많다. 일부 사람들은 외국인이라고 무시하는 것이냐며 화를 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왜 중국인들은 맥주를 이렇게 실온으로 해놓고 마시는 것일까? 정답은 바로 ‘물’때문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중국인들은 맥주뿐 아니라 ‘음료’의 범주에 들어가는 거의 모든 액체를 차갑게 마시지 않는다.

이것을 이해하려면, 반대로 우리나라가 얼마나 축복받은 땅인지를 알아봐야 한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그저 우물을 파서 물을 길어 마셨다. 이 평범한 묘사에는, 이 땅의 물이 그대로 음용이 가능한 몇 안 되는 ‘단물’이다. 그러나 중국은 다르다. 중국의 많은 지역의 천연수는 미네랄이 과도한 ‘센물’이며, 또한 수질 역시 좋지 않다(이것은 환경오염의 문제가 아니라, 그 이전의 토질 문제이다). 중국의 가장 유명한 강인 ‘황하’가 흙빛을 띄는 흙탕물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때문에 중국에서는 물을 되도록 끓여 먹어야 했고, 자연스레 차 문화도 발달했다. 이 습관은 정수기술이 발달한 오늘날까지도 남게 된 것이다.

물론 중국도 지금은 생활양식이 많이 현대화되었고, 개혁개방 이후로 서구화된 식습관이 새로운 풍조로 자리잡았다. 덕분에 이제 중국 현지 식당에서도 시원한 맥주가 얼마든지 구비되어 있으니 불필요한 걱정은 하지 말고, 다채로운 중화요리와 시원한 대륙 맥주의 조합을 즐겨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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