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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지도 죽지도 않는 ‘황당무계 비법’ 구한 인류 역사
  • 황종택(녹명문화연구원 대표)
  • 승인 2019.09.06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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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동양 불로장생의 신선 되는 종교적 목표 내세운 도교 영향 지대

불로장생(不老長生)- 늙지도 죽지도 않는 ‘비법’을 구한 인류 역사는 연원이 깊다. 불로초를 찾아 이 땅에서 장생불사의 꿈을 이루려 했던 중국 진시황이 기원전 3세기 인물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물론 이같은 희망은 동서양이 같고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지만 ‘황당무계 비법’일 뿐이다. 그 일단을 살펴보자.

◆ 동양= 불로장생의 신선이 되는 것을 종교적인 목표로 내세운 도교의 영향이 컸다. 엉터리 장수비법 또한 횡행했다.

중국의 소설 ‘열국지’에선 춘추전국시대 연나라의 한 왕이 늙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납을 먹다 어느 날 몸이 새카맣게 굳어 숨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납중독으로 삶을 마감한 이 사례는 도교 불로장생법 가운데 하나인 단약(丹藥) 때문에 생긴 일이다.

선단이라 불리는 단약은 먹으면 신선이 된다는 영약을 일컫는다. 도교에서는 초목이나 광물질을 재료로 단약을 만들고, 가장 좋은 상약에는 독성물질인 수은(주사)과 납(광명단)을 넣었다. 당나라 황제들 가운데는 단약을 먹고 생명을 잃은 이들이 많았으나 백성은 황제가 약을 먹고 신선이 됐다고 믿어 도교가 한층 번성하기도 했다. 조선 시대 왕들 또한 심신이 피로하거나 조그만 이상이라도 생기면 보약을 챙겼는데 주로 불로장생을 위한 단약을 선호했다.

도교는 쌀, 보리, 콩, 기장, 조 등 오곡에는 불순한 기가 있어 죽지 않고 오래 살려면 산채와 약초 뿌리 등을 먹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것도 생식하라고 강조한다. 언뜻 보면 오늘날 ‘웰빙’ 식단의 원류로 보이나, 당시에는 정제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불순물에 오염된 식물이나 광물질을 그대로 먹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도교는 불로장생법의 하나로 방중술(房中術)도 중요시한다. 남녀가 성행위를 하면서 상대의 기를 흡수해 음양의 기가 잘 소통하면 기가 막혀 생긴 병도 낫고 늙지 않은 채 오래 산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사정을 참아야 하는 등 양기가 뽑히는 것을 금기로 여기는 남성만의 장수법이었다.

서양 ‘회춘’ 위해 수혈·젊은 여인 품는 등 여성 도구로 한 장생법

◆ 서양= 성서(구약)를 들여다보면 도교 방중술을 몸소 실천한 이가 나온다. 이스라엘의 다윗 왕은 늙지 않으려고 젊은 여인 둘을 품고 잤다. 나이 들어 손발이 차가워지자 몸의 열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늙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는 열을 내지 않고도 체온을 유지하려고 몸이 뜨거운 젊은 여인네를 찾았고, 백성에게도 이 방법을 권장했다.

14세기 르네상스 시대에도 여성을 도구로 한 장생법이 나타났다. 젊은 여자의 젖을 먹으면 젊어진다고 믿은 남성들이 회춘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심지어 여자의 피를 빨아먹으면 효과가 있다고 이를 행동에 옮기는 등의 혐오스러운 비법까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피에서 젊음이 나온다고 믿었던 이들은 젊은 남자의 피를 수혈하는 장수비법을 고안해냈다. 교황 이노센트 8세는 어린 소년 3명에게서 피를 받았다가 며칠 만에 숨지고 말았다. 수혈해서는 안 될 혈액형의 피를 받았던 탓으로 보인다.

‘백해무익’의 대명사 담배도 한때는 만병통치약으로 각광받던 전성기가 있었다. 16세기 후반 약제로 만들어 바르거나 잎 그대로 쓰거나 혹은 피우든가 하면 거의 모든 질병을 치유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람들은 위장에 가스가 찼을 때도 썼고 이를 희게 하는 치약으로도 사용했다. 심지어 흑사병이 만연했던 때에는 흡연이 전염을 막는다고 믿기까지 했다.

이 같은 사정은 조선도 마찬가지였다. 17세기 전래된 담배는 통증을 가라앉히고 상처를 치료하는 것은 물론 충치 예방에까지 쓰였다. 조선 후기 학자 이익의 ‘성호사설’을 보면 당시 담배가 만병통치약으로까지 인식돼 필수품으로 대접받았음을 알 수 있다. 이수광의 ‘지봉유설’에서는 “병든 사람이 그 연기를 마시면 능히 가래를 제거한다”고 적고 있다.

1908년 노벨상을 탄 러시아의 일리야 일리치 메치니코프는 사람이 죽고 늙는 이유는 대장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대장을 아예 잘라버리고 요구르트를 많이 먹으라고 주장했다.

◆ 현대= 과학의 이름으로 포장한 ‘불로초’들이 그 과학적 효능이 완전히 입증되지 않은 채 부작용에 관계없이 여전히 인기를 얻고 있다.

대표적으로 각종 호르몬을 이용한 장수법이다. 수면효과만 인정받은 멜라토닌, 당뇨와 고혈압을 촉진할 위험이 있는 성장 호르몬, 전립선암을 일으키는 부작용이 있는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유방암을 조심해야 할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 자궁내막염을 발생시킬 수 있는 스테로이드 호르몬 DHEA 등이 지금도 애용되고 있다.

선풍적인 인기에 비해 별반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난 SOD 효소와 너무 많이 먹으면 독성 부작용을 일으키는 광물 셀레늄 등도 현대판 ‘불로초 열풍’에 한몫했다. 불로장생을 위한 인간의 ‘꿈’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계속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황종택(녹명문화연구원 대표)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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