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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또는 부비동에 기인한 두통
  • 배대웅(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신경과학교실)
  • 승인 2019.09.1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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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서론

[엠디저널]현재 국제두통질환분류에서는 코 또는 부비동에 기인한 두통에 급성 비부비동염에 기인한 두통과 만성 또는, 재발 비부비동염에 기인한 두통만을 포함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 외에도 아직 완벽히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코와 부비동의 질환에서 두통과 안면통이 가능하다. 안면 부위의 통각 자극은 삼차신경의 전달경로를 따라 이동하여 시상에 이르면서 조절된다. 두통 또는 안면통을 주소로 병원을 찾는 많은 환자 중 비폐색, 농성비루를 비롯한 특이적 증상이 동반될 경우, 환자들의 통증의 원인으로 코 또는 부비동질환을 쉽게 추정할 수 있게 되며 확진 또한 비교적 용이하게 이뤄질 수 있다. 더욱이 코 또는 부비동에 기인한 두통의 진단은 최근 CT와 내시경의 발달로 더욱 정확히 내려지고 있다. 하지만 코 또는 부비동질환에 기인하는 일반적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 두통 환자에서 다른 두통 진단의 범주에 명확히 들어맞지 않으면서 영상 검사상 코 또는 부비동염이 있을 경우 진단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본 종설에서는 코 또는 부비동에 기인한 두통의 특징 및 진단적 유의점에 대해서 고찰해 보고자 한다.

II. 본론

1. 비부비동의 신경계와 두통 유발 질환의 분류

비부비동의 신경계는 자율신경계와 삼차신경, 후각신경에 의하여 분지되어 있다. 비부비동에서 자율신경은 콧물의 분비와 비점막의 수축에 관여한다. 교감신경은 주로 혈관의 긴장도를 조절하여 점막수축을 유발하며, 부교감신경은 콧물을 분비하는 선조직에 작용하여 콧물 분비와 혈관 확장에 기여한다. 비부비동의 감각신경은 삼차신경의 눈가지와 윗턱가지가 담당하는데 이것은 주로 비강의 앞쪽 점막에 풍부하게 분포되어 있다. 여기에서 substance P가 관여하는 구심성신경의 자극은 점막에 염증이 있을 때뿐만 아니라, 점막에 대한 기계적, 화학적, 온도적 자극을 비롯한 다양한 비특이적 자극들에 의해서도 일어날 수 있다.

통증이 비부비동 부위에 국한되어 나타나는 경우라면 (1)비부비동 부위의 질환이 두통의 원인이 되는 경우, (2)신경계의 다른 부위의 병이 비부비동 부위에 연관통으로 나타나는 경우, (3)특수한 두통 증후군의 일부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로 분류할 수 있다. 비록 비부비동 부위에 국소적으로 나타나는 통증일지라도 여러 원인에 의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각각의 원인을 감별하기는 어렵다. 전반적 두통을 비부비동 질환 유무의 관점에서 분류하자면, (1)뚜렷한 비부비동 질환에 기인하는 경우, (2)비부비동성 원인을 배제할 수 있는 경우, (3)비부비동성 원인을 명확히 배제할 수 없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비부비동에 기인한 두통의 가장 흔한 원인이 되는 질환들로는 급성 비부비동염, 만성 또는, 재발 비부비동염 외에도 진균성 부비동염, 부비동점액종, 비부비동종양 등을 들 수 있다. 그 외에도 특별한 비부비동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흔하지만, 두통의 양상을 빈번히 나타내며, 방사선학적 진단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접형동 단독병변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2. 비부비동염

비부비동염은 이환 기간에 따라 4주 이내이면 급성, 4주에서 12주까지는 아급성, 만성은 12주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진단을 내리게 된다. 비부비동염이 있는 환자에서 두통과 안면통은 흔히 나타나는데, 빈도로는 안면통 또는 압박감이 92%로 농성비루나 후비루, 코막힘 다음으로 3번째로 많은 빈도를 보였으며, 두통은 83%의 환자에서 호소하였다.

두통의 기간이 비교적 단기간이고, 대부분 감기가 선행된 병력이 있으며, 두통 이외에도 동반된 비부비동 증상을 보일 경우 급성 비부비동염에 기인한 두통은 임상적 진단이 비교적 용이하다. 그러나 만성 또는, 재발 비부비동염이 지속적인 두통을 유발하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최근 몇몇 연구가 그러한 인과관계를 지지해 주고 있다. 특히 Salman과 Rebeiz 등의 연구에 의하면 만성 비부비동염 환자 중 내과적 치료가 효과가 없어 수술을 시행했던 환자의 69%에서 두통이 있었다 한다. 비부비동의 세밀한 내시경적 검사와 방사선학적 검사가 뒷받침되어야 하나, 이러한 영상학적 또는 내시경적인 병리학적 소견이 만성 또는, 재발 비부비동염에 기인한 두통의 진단에 명확한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

급성 비부비동염에 기인한 두통은 두통 이외에도 침범된 부위의 동통을 동반할 수 있다. 급성 상악동염에서는 협부통과 상악치열의 치통 등의 안면부 통증을 보일 수 있다. 급성 전두동염에서는 이마 주위의 동통과 압통이 나타난다. 급성 사골동염에서는 비근부와 안와 깊숙한 부분의 통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두통은 기침할 때, 힘을 줄 때, 누워 있을 때 심하고 서면 완화된다. 접형동염 환자는 안와 깊숙한 부위, 후두부, 두정부, 양측 측두부위 동통을 호소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안면통이나 두통의 위치로부터 어떤 부비동이 이환되었는가를 진단할 수 있을 정도로 위치의 특이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만성 또는, 재발 비부비동염에서 두통의 양상이나 부위는 뚜렷한 특징 없이 매우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급성 비부비동염에 비하여 안면통, 두통의 빈도는 적은 편이다.

급성 비부비동염의 치료는 적절한 항생제를 충분히 투여하며, 자연공을 통해 부비동의 배액과 환기를 유지시키고, 발병의 선행요인을 개선하는 것이다. 만성 비부비동염은 다양한 병리기전을 가지고 있고, 치료 또한 다양하다.

3. 접형동 단독병변

비부비동에 기인한 두통의 감별진단에 혼란을 초래하는 경우로 접형동 단독병변을 들 수 있다. 이것이 진단적으로 어려운 이유는 비강증상을 동반하지 않는 경우가 흔하며, 더욱이 단순촬영에서 발견 또한 수월치 않기 때문이다. 39명의 접형동 단독병변 환자의 증상을 조사한 연구에서 82%의 환자에서 두통이 있었으며, 그 위치는 두정부, 전두부, 안구주위를 비롯하여 다양한 양상을 보였다. 접형동에 기인하는 두통은 기침, 보행, 고개 숙임 등에 악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비동염 중 접형동 부비동염은 급성 부비동염의 3% 정도로 빈도는 낮으나,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매우 얇은 뼈를 경계로 접형동 인근에는 뇌수막 및 해면정맥동 안에 위치한 내경동맥, 제3, 4, 5, 6번 뇌신경을 비롯한 중요한 구조물들이 위치한다. 따라서 뇌막염, 해면정맥동혈전, 경막하 농양 등 매우 심각한 주요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내시경을 통한 비강 검사는 대부분 도움을 주지 못하며, CT나 MRI를 통해 진단에 도움을 받게 된다. 합병증이 없는 경우 고농도 정맥 항생제와 혈관 수축제를 10일에서 14일간 사용하게 되며, 항생제 치료 24~48시간 후에도 열이나 두통이 지속되거나,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 배농을 실시하게 된다.

4. 감별을 요하는 다른 두통 질환들

환자가 또는 의료진이 비부비동염으로 생각했던 두통 대부분이 편두통으로 판명된 연구들은 이미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편두통에서 종종 보이는 장액성의 비강 분비물을 포함한 자율신경계 증상들이 비부비동염의 증상으로 오인되고는 한다. 편두통이나 다른 여러 신경혈관성 두통 환자에서 비강증상과 알레르기 증상은 매우 흔히 나타날 수 있음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더더욱 진단을 어렵게 만드는 점은 비부비동에 기인한 두통과 편두통이 서로 함께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두통의 원인에 대한 하나의 특이적 진단이 내려졌다 하더라도 다른 진단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만성 비부비동염에 기인한 두통은 대개 둔하고 모호해서 일반적으로 만성 진행성 두통의 대부분을 차지하리라 생각되는 긴장성 두통과 감별도 어렵게 만든다. 만성 비부비동염의 증상을 기반으로 한 진단기준에서 두통과 안면통을 제외시킬 경우, 만성 비부비동염의 임상적 영상적 진단의 특이도가 향상된다는 보고들도 있다.

Cady 등은 이러한 두통을 구별하기 위해 유용한 몇 가지 증상과 징후를 소개하였다. 비성 통증은 압박감이나 둔한 통증이며, 보통 양측성이거나 안와 주변인 경우가 많고, 아침에 심하며, 비폐색과 관련이 있다고 하였다. 또한, 오심, 구토, 시각장애와는 관련이 없다고 하였다. 비증상 중 농성 비루가 있는 경우 비부비동염을 시사하며, 두통과 비증상과의 시간적인 관련성이 중요한 요소가 된다. 그리고 비부비동염이나 해부학적 이상 소견을 확진하기 위해서는 내시경이나 CT 등이 필요하기도 하다고 하였다.

5. 영상학적 검사

CT는 비부비동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영상학적 검사법이다. 가로면 이 외에도 사상면과 관상면을 포함하는 다양한 기법들을 통해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MRI는 연부조직의 특성, 종양의 경계, 감염 또는 염증성 질환의 진행 과정을 보다 정확하게 평가해준다.

영상학적 검사상 이상 소견이 발견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두통의 정확한 원인임을 밝히기는 쉽지 않다.

Havas 등에 의하면 666명의 무증상 대상군에 대한 CT 촬영에서 한 개 또는 그 이상의 부비동에서 점막비대, 폴립, 혼탁 등의 이상 소견이 42%에서나 확인되었다. 또한, Calhoun 등의 연구에서도 눈의 문제로 CT 촬영을 시행 받은 환자의 16%에서 몇몇 부비동의 이상이 발견되었다. 그러므로 환자가 통증을 호소하는 부위와 일치된 장소에 영상학적 소견을 보인다는 것만으로 비부비동염에 기인한 두통을 진단해서는 안 된다. 두통이 부비동증상의 정도에 따라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등 원인 질환과 증상 간의 시간적 연관성을 확인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III. 결론

두통과 비부비동질환은 서로 중복되는 증상을 공유할 수 있으며, 진단의 어려움을 종종 초래한다. 더욱이 비부비동에 기인한 두통이 의심되지만, 뚜렷한 비강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더욱더 혼란을 야기한다. 신경과 의사와 이비인후과 의사의 긴밀한 협진을 비롯한 다학제적 접근을 통한 적극적인 진단과정을 필요로 하겠다. 

배대웅(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신경과학교실)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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