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MDFOCUS 특집&기획
항인지질증후군과 연관된 재발성 뇌정맥혈전증
  • 이호철·박성파·서종근(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
  • 승인 2019.09.11 10:40
  • 댓글 0

서론

[엠디저널]뇌정맥혈전증(cerebral venous thrombosis)은 드문 뇌혈관질환으로, 두통은 뇌정맥혈전증 환자의 70~90%에서 관찰되는 가장 흔한 증상이다. 뇌정맥혈전증에 기인한 두통은 급성으로 발생하여 심한 경우가 흔하며, 두통 이외 발작, 국소 신경학적 결손, 유두부종, 그리고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다른 신경학적 증상 없이 두통만 있는 뇌정맥혈전증도 있으며, 두통 양상이 벼락두통, 편두통, 군발두통처럼 발생하는 사례도 보고되어 있어 감별진단이 필요하다.

뇌정맥혈전증은 남자에 비해 여자에서 발생률이 더 높고, 원인으로 항인지질증후군, 단백질 C, S 결핍증, 콩팥증후군, 고호모시스테인혈증, 감염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뇌정맥혈전증은 진단 후 치료를 시행하면 80% 이상에서 좋은 예후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들은 급성으로 발생한 심한 두통이 초기에는 다른 원인이 없는 뇌정맥혈전증으로 인한 것으로 진단하였으나, 치료 중단 후 뇌정맥혈전증이 재발하여 항인지질항체증후군으로 인해 발병한 것으로 진단한 증례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례

평소 두통이나 특별한 병력이 없던 28세 남자가 내원 당일 기상하면서 발생한 심한 두통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내원 당시 숫자통증등급(NRS, Numeric Rating Scale) 9점의 심한 두통이 특정 부위에 국한되지 않고 머리 전체적으로 있었으며, 두통과 함께 오심과 구토가 동반되었다. 두통은 누우면 더 심해지는 양상이었으며, 증상 발생 후 호전 없이 지속되었다. 신경학적 검사상 시력 저하, 안구 운동 장애, 복시 등은 없었고, 유두부종도 관찰되지 않았다. 급성으로 발생한 심한 두통에 대한 원인 감별을 위해 시행한 뇌자기공명영상에서 뇌실질의 이상 소견은 없었으나 좌측 가로정맥굴(transverse sinus)에 혈전이 관찰되었고, 뇌자기공명정맥조영술에서 좌측 가로정맥굴이 보이지 않았다(Fig. 1). 

▲ Fig. 1. Initial brain MRI of patient. T2-weighted (A) and gradient echo (B) images showed thrombus in left transverse sinus. Venogram (C) showed non-visualization of left transverse sinus at the first attack.

뇌척수액검사상 개방압은 400mmCSF였고, 이 외 백혈구, 적혈구, 포도당, 단백질 검사는 정상이었다. 과응고를 유발할 만한 혈액학적 이상 소견 여부 확인을 위해 시행한 루푸스 항응고인자(lupus anticoagulant), 항베타2당단백I형항체(anti beta 2 glycoprotein I antibodies), 항트롬빈III, 항카디오리핀항체(anticardiolipin antibodies) 검사상 특이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뇌정맥혈전증을 유발할 만한 특별한 원인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영상학적 소견과 동반된 두통 증상을 고려하여 뇌정맥혈전증에 기인한 두통으로 진단하였다. 환자는 항응고제 치료를 시작하였으며, 이후 두통은 호전되었으며 다른 신경학적 후유증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후 약 24개월간 정기적인 진료를 시행하며 항응고제 치료를 해 오던 중 환자는 증상이 없어 임의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였다. 환자는 약물 중단 7개월 후 이전처럼 숫자통증등급(NRS, Numeric Rating Scale) 8점의 심한 두통을 주소로 다시 내원하였다. 

▲ Fig. 2. Brain MRI at recurrence. T2-weighted (A) and gradient echo (B) images showed thrombus in right transvers sinus. Venogram (C) showed non-visualization of the right transverse sinus and superior sagittal sinus, which were different from initial venogram.

신경학적 검사상 유두부종 이외 다른 특이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뇌자기공명영상에서 뇌실질의 이상 소견은 없었으나 우측 가로정맥굴에 혈전이 관찰되었고, 뇌자기공명정맥조영술에서 이전 검사와 달리 위시상정맥굴(superior sagittal sinus)과 우측 가로정맥굴이 보이지 않았다(Fig. 2).

뇌척수액검사상 개방압이 375mmCSF로 증가되어 있었으며, 이 외 다른 이상 소견은 없었다. 이전 혈액검사상 뇌정맥혈전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이상 소견은 없었으나, 뇌정맥혈전증이 재발하여 원인확인을 위해 다시 응고상태이상검사를 시행하였으며, 루푸스 항응고인자에서 양성 소견을 확인하였다. 임상적으로 그물울혈반(livedo reticularis), 혈소판감소증, 심장판막질환 등은 없으나 반복되는 혈관 혈전증과 루푸스 항응고인자 양성인 점을 고려하여 항인지질증후군 가능성으로 인한 뇌정맥혈전증으로 진단하였으며, 류마티스내과와 협진하여 항응고제 이외 하이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 HCQ)을 추가로 사용하였다. 이후 두통은 호전되었으며, 신경학적 후유증 없이 퇴원하였다. 항인지질증후군 진단을 위해 12주 후 루푸스 항응고인자 검사를 다시 시행하여 양성 소견을 확인하였으며, 외래에서 1년간 추적 관찰하는 동안 추가적인 영상 촬영은 시행하지 못하였지만 특별한 이상이 없는 상태로 지내고 있다.

고찰

뇌정맥혈전증에 기인한 두통은 뇌정맥혈전증과 시간 연관성을 가지고 두통이 있으며, 뇌정맥혈전증의 악화 혹은 호전에 따른 두통의 악화 혹은 소실이 관찰되며, 다른 진단으로 더 잘 설명되지 않을 때 진단할 수 있다. 뇌정맥혈전증에 기인한 두통은 특징적인 양상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급성으로 발생한 심한 두통이 수일 정도의 기간 동안 악화되며, 증상 호전 없이 지속되는 양상이 관찰된다. 또한, 심한 두통이 편측성이고 국소적으로 발생할 수 있어 거미막하출혈, 편두통, 군발두통 등과의 감별이 필요하다. 뇌정맥혈전증은 일부에서 국소 신경학적 결손 증상을 보일 수도 있지만 다른 증상 없이 두통만 동반된 경우도 있어 초기에 정확한 감별진단이 중요하다.

뇌정맥혈전증 진단 후에는 기저 위험인자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뇌정맥혈전증을 일으킬 수 있는 여러 원인 중 경구 피임약 복용과 연관성이 있으며, 항트롬빈 III 또는 단백질 C/S 결핍 혹은 항인지질과 항카디오리핀 항체 등과 같은 혈전형성유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도 흔하다. 뇌정맥혈전증이 발병하면 정맥압이 상승하여 뇌척수액 흡수가 감소하고, 이로 인해 두개내압이 상승하게 된다. 그리고, 뇌실과 모세혈관압의 상승을 초래하여서 세포독성부종 또는 혈관성 부종을 유발해서 두통, 국소 신경학적 결손, 의식장애 등 다양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뇌정맥혈전증의 치료는 항응고제를 사용하는데, 이는 혈전의 성장을 억제하고, 재관류를 용이하게 하며, 심부정맥혈전증과 폐색전증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응고제 치료 기간은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혈전생성인자가 있는 경우 항응고 치료를 하지 않았을 때 재발 가능성이 있다.

뇌정맥혈전증에서 재발률에 대한 연구는 아직 명확히 없다. 심부정맥혈전증 또는 폐색전증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 결과 재발률이 항인지질항체 양성인 경우 4배, 루푸스 항응고인자 양성인 경우는 7배 정도 높았다. 또한, 항트롬빈결핍, 단백질C/S 결핍이 있는데 항응고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2년째에 19%, 5년째에 40%, 10년째에 55% 정도의 비율로 정맥혈전증이 재발하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항인지질증후군도 이들과 같이 높은 비율로 재발 가능한 원인으로 분류되었다. 따라서, 뇌정맥혈전증이 발생했을 때 원인 인자의 여부에 대해 확인하여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전 국내에서 보고된 증례는 항트롬빈 III 결핍으로 뇌정맥혈전증이 발생한 보고가 있었으나, 임신한 여성이었으며 뇌정맥혈전증이 재발한 경우는 아니어서 본 증례와 차이점이 있다.

본 증례의 경우 뇌정맥혈전증이 관찰되어 초기 시행한 혈액검사에서 음성으로 확인되어 특별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뇌정맥혈전증으로 진단하였으며, 항응고제 치료 후 두통이 호전되었다. 그러나, 환자가 임의로 약물 중단 후 심한 두통이 재발하여 내원하였으며, 뇌정맥혈전증이 다른 부위에 재발하여 원인 감별을 위해 다시 시행한 검사에서 루푸스 항응고인자가 양성으로 확인되었다.

진단을 위해 12주 간격을 두고 한 검사에서도 양성으로 확인되어 임상 기준 및 실험실 기준을 만족하여 항인지질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었다. 진단을 위한 검사 소견이 혈전이 발생한 급성기에는 위음성(false-negative)으로 나올 수 있어, 본 증례처럼 초기 검사 결과가 음성이어도 혈전을 유발할 만한 다른 원인을 감별, 진단하기 위해 재검사를 시행할 필요성이 있다. 항인지질증후군에서 혈전이 생기는 기전은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혈관내피세포가 항인지질항체에 의해 활성화되어 단핵구, 혈소판, 보체의 작용을 증진시키고, 섬유소용해와 항응고체계를 억제시켜 혈전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항인지질증후군의 치료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HCQ), B-세포 및 보체 억제제(B-cell and complement inhibitors)를 사용하고 뇌정맥혈전증이 동반되면 항응고제를 같이 사용한다.

본 증례처럼 뇌정맥혈전증에서 다른 동반 증상 없이 두통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정확한 감별진단이 적절한 치료를 시행함에 있어 중요할 것이다. 또한, 뇌정맥혈전증이 진단된 환자에서 항인지질증후군처럼 혈전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 질환이 밝혀진다면 항응고제 이외 추가적인 약물치료 시행이 필요하니, 초기 검사가 음성이라고 하더라도 원인 인자에 대한 추적 검사를 다시 시행하는 것이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호철·박성파·서종근(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  emd@mdjournal.net

<저작권자 © 엠디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