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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막하출혈을 닮은 경막하축농
  • 김남오 외 6(을지대학교 의과대학 을지병원 신경과학&
  • 승인 2019.09.1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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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엠디저널]경막하축농(Subdural Empyema)은 두개내경막과 지주막 사이에 국소적으로 발생한 화농성 질환이다. 경막하축농은 생명을 위협하는 감염질환이며, 항생제 발명 이전 치료되지 않은 경막하축농의 사망률은 100%에 근접했다. 경막하축농은 일반적으로 두통, 발열을 동반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증상이 경미하거나 없을 수 있으며, 모호한 영상소견으로 인하여 진단이 늦어질 경우, 부적절한 치료로 인해 사망, 발작, 두개내압 증가, 심각한 국소신경학적 이상으로 인한 후유장해를 초래할 수 있다. 이에 저자들은 경막하출혈로 오진이 가능했던 경막하축농의 증례를 보고한다.

증례

68세의 남성이 내원일 아침에 발생한 의식 저하로 내원하였다. 이틀부터 매일 지속되는 심한 두통과 메스꺼움을 호소하였고, 응급실 방문 한 시간 전 침대에서 반응이 없는 상태로 발견이 되었다. 과거력으로 고혈압이 있어 약물치료 중이며, 전립선암으로 방사선 치료 완료 후 항호르몬제(Bicalutamide)를 복용하고 있었고, 3주 전 잇몸 염증이 있어 치과에서 치주농양 배액을 하였다. 체계별 문진에서 콧물, 부비동골절의 과거력 등은 없었다.

신체검진상 의식은 혼미상태였다(Glasgow Coma Score : E2V1M4). 초기 활력 징후는 미열(37.5℃)을 제외하고는 안정적이었다. 신경학적 검사에선 경미한 경부경직 외 다른 뚜렷한 이상은 없었다. 혈액 검사상 전신 백혈구증가 수치(18,120/㎣)를 보이고, 이중 호중구 비율이 92%였다.

비조영 뇌 컴퓨터단층촬영(non-contrast brain CT) 상 좌측 대뇌반구를 따라 저음영의 축외액체고임(extra-axial fluid collection) 소견을 보이고, 확산강조 자기공명영상(diffusion-weighted MRI)에서는 같은 부위에 고신호강도를 보였다(Figs. 1, 2). 

이에 따라 경막하출혈의 가능성을 고려했으나, 영상소견에 비해 의식상태가 좋지 않아 뇌척수액 검사와 가돌리늄(gadolinium) 조영증강 뇌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을 시행하였다. 뇌척수액 검사상 백혈구의 수치는 1,490/㎣ (다핵 세포 95%, 림프구 5%)이었으며, 뇌척수액 포도당과 단백질은 각각 32mg/dL, 166.2mg/dL으로 측정되었다. 조영증강 MRI에서는 좌측 경막하부의 액체고임과 테두리 조영증강(rim enhancement)을 보였다(Fig. 3). 이에 경막하축농을 진단을 하였으며, 즉시 Vancomycin, Ceftriaxone, Metronidazole로 경험적 항생제 치료를 시작하였고, 다음날 절개 및 농양 제거 수술 및 항생제를 사용한 대량의 뇌척수액 세척을 시행하였다(Fig. 4). 수술 중 채취한 농양에서는 Streptococcus Intermedius가 배양되었고, 항생제 치료는 6주 동안 유지하였다. 이후, 환자는 특별한 신경학적 결손 없이 호전된 상태로 퇴원하였다.

고찰

경막하축농은 중증도가 높은 질환이지만, 초기에 적극적인 항생제 사용 및 농양 제거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72시간 전에 수술받은 사람의 경우 후유장해가 있을 확률이 10%인 것에 비해 72시간 이후 수술받은 사람의 경우는 70%에 육박했다.

초기에 축농이 액체 상태로 있을 때, 수술하여 제거한다면 예후가 좋지만, 항생제 치료를 우선하면서 수술적 치료가 늦어진다면 축농이 고체화되면서 나쁜 예후를 보인다.

경막하축농은 직접적인 전파에 의해서도 가능하지만, 패혈성혈전(retrograde septic thrombophlebitis)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직접적인 전파의 원인은 수술, 축농증, 수두염, 두개골 외상, 수막염 이외 구강 내 농양이나 감염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는 보고들도 있다. 패혈성 혈전은 정맥을 통해 전파된 감염원이 뇌정맥동으로 들어와 역행적으로 두개 내 감염을 일으킨다. 가장 흔히 배양되는 세균은 혐기성균, 연쇄상구균, 포도상구균,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균, 폐렴구균 및 그람음성간균 등이 있다. 초기에 원인균이 확인되지 않은 경우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광범위한 항생제의 사용이 필요하다.

경막하축농의 진단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우선, 경막하축농은 매우 희귀한 질병으로, 발생률이 10만 명 중 0.1명밖에 되지 않아 의료진의 경험이 적어 진단이나 치료가 늦어질 수 있다. 둘째로, 경막하축농은 초기에 상기도 감염증상 같은 가벼운 증상으로 나타나며, 진행하여도 뇌수막염이나 다른 전신 감염질환 구별이 어렵다. 초기에는 환자의 35% 이하만 열이 발생하고, 15% 미만에서만 두통이 발생한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진단이 매우 어렵다. 또한, 비조영증강 CT는 경막하축농에서 6%의 위음성률을 보이고, 민감도는 63% 정도이므로 초기에 진단하기는 어렵다.

경막 사이 공간에 축농이 존재하면 더 확산되거나 축적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염증성 막을 형성하며 캡슐화(encapsulation)를 하게 된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경뇌막조영증강(pachymeningeal enhancement)은 조영증강 MRI에서 잘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염증 반응으로 인해 뇌 실질에도 변화를 주게 되어 비조영증강 CT나 확산강조 MRI에서 가역적인 피질고신호병변(reversible cortical hyperintensities)이나 회백질/백질간 분화(grey matter/white matter differentiation)가 감소된 고랑의 소실(sulcal effacement)을 관찰할 수 있게 된다. 경막하축농의 CT 소견은 비특이적으로, 이번 케이스와 같이 subtle한 low attenuation으로 보일 수 있지만, definite low attenuation이나 iso-attenuation으로 보일 수도 있다. 또한, 일부 사례에서는 조영증강 CT에서 경뇌막조영증강이 명백하게 보이지 않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가돌리늄 조영증강 MRI는 경막하축농에 대한 민감도가 93%로 가장 정확한 표준검사이다. 하지만 응급조영증강 MRI를 이용하기 어렵고, 환자가 진정이 되지 않거나, 호흡 부전이 있는 경우에는 시행하기 어렵다. 이럴 경우 조영증강뇌 CT나, 비조영증강 CT와 더불어 확산강조 자기공명영상(diffusion weighted MRI)을 시행하여 경막하축농의 간접적인 증거를 찾아야 한다. 급성 경막하출혈과 경막하축농은 둘 다 T2 강조영상, FLAIR, 확산강조 영상에서 고신호(hyperintensity)의 액체 고임으로 나타나지만, 경막하축농은 농양의 점성(viscosity of the empyema)으로 인하여 확산 강조영상에서 확산제한을 보이고, 현성확산계수영상(apparent diffusion coefficient)에서 낮은 신호 강도로 보이는 점으로 두 질환의 감별이 가능하다.

결론

경막하축농은 치명적인 응급질환으로 임상, 그리고 영상소견상 경막하출혈과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에 조심해서 감별할 필요가 있다. 빠른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며 두통, 발열, 의식 저하, 특히 부비동염 및 구내염의 과거력이 있을 경우 경막하출혈을 의심해야 한다. 비조영증강 CT 영상소견이 모호하다면, 가돌리늄 조영증강 MRI를 시행하거나 조영증강 CT나 확산강조 MRI를 촬영해야 한다. 진단이 내려진 경우 빠른 광범위 항생제 치료와 더불어 조기에 수술적 치료를 통해 후유장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김남오 외 6(을지대학교 의과대학 을지병원 신경과학&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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