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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100세 시대, 금연이 건강 비법사람에게 가장 귀중한 것은 생명…담배엔 4천여종 유해물질 함유
  • 황종택(녹명문화연구원 대표)
  • 승인 2019.10.0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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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임란 무렵 일본 통해 전래 후 유학자들 간 흡연 찬반 논쟁 전개도

의사들이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권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건강 보호다. 흡연이 워낙 여러 가지 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사람이 병든 후에 치료하는 것도 의사의 일이지만 병이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 역시 의사의 의무 중의 하나이다. 그러므로 흡연으로 인해 생기는 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금연을 권하는 것이다. 담배에는 4000종 이상의 화학물질이 함유돼 있다고 한다. 발암물질만 43종이다. 니코틴과 일산화탄소는 동맥경화와 이로 인한 심장병, 뇌졸중을 일으키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인생 100세 시대’를 향유하기 위해선 정신적 평안과 건강한 신체는 기본전제다.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요절한다. 생명을 부지해도 ‘산목숨’이 아니다. ‘여씨춘추(呂氏春秋)’ 본생(本生)편은 이렇게 일러주고 있다. “사람의 생명은 본래 아주 길다. 다만 몸 바깥에서 접촉하는 물질의 방해로 말미암아 장수하지 못한다(人之性壽 物者?之 故不得壽).”

현대과학으로 밝혀졌지만 니코틴과 타르 등 담배의 독성물질은 구체적으로 폐암, 후두암, 구강암, 식도암, 췌장암, 방광암, 신장암, 위암, 자궁경부암, 백혈병, 간암 등 악성종양, 만성기관지염, 폐기종, 기관지천식 등 바이러스성호흡기질환, 소화성 궤양,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식도역류 등 위장관 질환, 생식기능 저하 등을 꼽을 수 있다.

우리와 담배의 인연은 언제쯤일까

인류의 건강을 해치는 주범 중의 하나인 담배가 우리나라에 상륙한 시기는 16세기 말에서 17세기 초쯤이다. 임진왜란 무렵에 일본인들이 담배를 가져와 전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담배는 전래 초기에 ‘병든 사람이 피우면 좋다’, ‘술을 깨게 한다’, ‘소화를 잘 되게 한다’ 등의 소문과 함께 약초로 인식되어 빠르게 전파됐다.

남쪽에서 전래되어 온 신비스러운 풀이라는 뜻으로 ‘남령초(南靈草)’라 불리다가 얼마 후부터 연기 나는 풀이라고 해서 ‘연초(煙草)’라 불렸다. 담배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초보다는 기호품으로 애용됐다. 손님을 대접할 때 차나 술 대신 담배를 내놓는 풍습까지 생겼다. 담배 피는 사람도 양반만이 아니라 평민, 천민까지 확대되고 남자는 물론 여자와 아이들까지도 담배를 피웠다.

담배 수요가 늘어나면서 농민들은 집 앞의 텃밭뿐만 아니라 비옥한 논에서까지 담배를 재배하게 됐다. 조선시대가 벼농사 중심의 농경사회임을 감안하면 범상한 일이 아니었다. 가난한 백성들은 어렵사리 번 돈으로 저축은커녕 담배를 사서 피웠다. 영조 때 흉년이 들어 관청에서 빈민들에게 쌀을 나누어 준 적이 있었는데, 그들은 배급받은 쌀을 담배로 바꾸었을 정도였다고 한다.

반면 담배 장사를 통해 떼돈을 버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또한 담뱃불로 인해 민가는 물론 관청에서도 자주 화재가 발생했고, 심한 경우는 몇 개의 읍이 한꺼번에 잿더미로 변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숙종은 한때 금연령을 내리기도 했다.

담배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문제는 뭐니 뭐니 해도 담배가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이다. 당시 사람들은 이 사실을 경험에 의해서 점차 깨닫게 됐다. 담배를 오래 피우면 ‘몸에 안 좋다’, ‘내장이 상한다’, ‘눈이 먼다’ 등의 인식이 생겨난 것이다. 그러자 당시의 유학자들 간에 흡연에 대한 찬반 논쟁이 일어났다.

대학자이자 효종의 장인이었던 장유는 자신의 저서 ‘계곡만필(谿谷漫筆)’에서 “담배를 피우면 취한 사람은 술이 깨고, 배고픈 사람은 배가 부르게 된다”고 담배를 예찬했다.

어떤 학자들은 흡연의 폐해를 거론하면서 금연을 주장했다.

저명한 실학자 이익은 자신의 저서 ‘성호사설(星湖僿說)’에서 흡연의 효용성과 폐해에 대해 자세히 정리했다. 그는 “가래가 목에 걸려 떨어지지 않을 때, 비위가 거슬려 침이 흐를 때, 소화가 되지 않아 눕기가 불편할 때 담배를 피우면 좋고, 추운 겨울에 한기(寒氣)를 막는 데도 유익하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폐해도 지적했다. “안으로는 정신에 해롭고, 밖으로는 귀와 눈을 해치고, 머리카락이 희어지고, 얼굴이 창백해지고, 이가 빠지고, 살이 깎이고, 사람으로 하여금 노쇠하게 한다”고 열거했다.

나아가 담배를 피우면 재물이 소모되고, 할 일이 많은데도 담배를 구하러 다니느라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면서, 흡연을 통해 얻는 것도 있지만 잃는 게 더 많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 흡연은 백해무익함이 현대의학에서도 밝혀졌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생명을 온전히 지켜 부모에게 효도함은 아름다운 모습이다. 중국 남북조시대 양 나라의 도홍경이 쓴 ‘양성연명록(養性延命錄)’은 “사람에게서 가장 귀한 것은 생명이다. 생명은 정신이 기본이 되며, 몸은 정신이 깃들 수 있는 도구이다. 정신을 너무 지나치게 쓰면 생명이 고갈되고, 몸을 너무 혹사하면 쉽게 늙는다(唯人爲貴 人所貴者 蓋貴爲生 生者神之本 形者神之具 神大用則竭 形大勞則斃).”라고 경책하고 있다.

본인의 확고한 금연 의지에다 전문가의 도움으로 적절한 행동요법 및 약물요법을 병행하면 금연을 달성할 수 있다. 장수(長壽) 시대, 건강하게 살자.

황종택(녹명문화연구원 대표)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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