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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통한 마음의 치유Ⅰ

  • 입력 2019.11.07 12:16
  • 기자명 전현수(송파 전현수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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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정신의학에서는 두 가지 이유에서 꿈을 중요시합니다.

첫째, 꿈은 존재가 잠자고 있을 때 나타나는 정신활동의 표현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깨어있을 때의 의식적 정신활동과 더불어 잠자고 있을 때의 정신활동이 합쳐져서 우리의 전체 정신세계가 된다고 볼 때, 꿈의 정체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둘째, 꿈의 치료적 효용성 때문입니다. 꿈에는 꿈꾼 사람의 속마음이 잘 나타납니다. 꿈에는 꿈꾼 사람이 자신의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제시되는 경우가 많으며 또 때로는 문제의 해결책까지 포함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연유로 정신치료에서는 꿈의 해석을 치료의 중요한 수단으로 여깁니다.

이렇게 중요한 꿈에 대해 정신의학에서는 두 가지 측면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실험적이고 생리학적인 측면인 꿈꾸는 과정, 그 자체에 대한 연구이고 또 다른 하나는 심리학적이고 임상적인 측면인 꿈의 의미와 관계된 접근입니다.

먼저 꿈의 실험적인 연구의 측면을 보겠습니다. 꿈의 실험 연구에 있어서 1953년은 기념비적인 해입니다. 그 해에 잠의 각 단계와 꿈과의 연관성이 발견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안구가 매우 빨리 움직이는 수면 기간 중에 주로 꿈을 꾸는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안구가 빨리 움직이는 수면을 REM (Rapid Eyeball Movement, 빠른 안구 운동) 수면이라고 합니다.

꿈에 대한 실험으로 밝혀진 내용을 요약해 보겠습니다. 사람들은 하룻밤 동안 일정한 간격을 두고 평균 너덧 번 꿈을 꿉니다. 의미 있는 꿈은 REM 수면기간 동안 꾸는데, REM수면은 밤 12시~1시 사이에는 짧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길어지고 새벽이 되면 아주 길어져 보통 새벽에 꿈을 많이 꿉니다. 새벽에 소변을 보러 가기 위해 일어난다든지 잠이 얕아지는 경우 꿈을 기억하기 쉽습니다. 꿈꾸는 시간은 전체 수면 시간의 약 20%를 차지합니다. 7~8시간 잠을 잔다면 1시간 반 정도는 꿈을 꾸는 셈입니다. 단지 대부분의 경우 이것을 기억하지 못할 뿐입니다.

그리고 꿈은 정신적 건강 유지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실험적으로 꿈을 꾸는 REM 수면 시간을 박탈하면 긴장·불안 증세와 기억장애·집중력장애 등이 나타나고 장시간 계속되면 정신병 같은 행동이 유발되기도 합니다. 또한 다음날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평소보다 당황되고 극복이 힘듭니다. 따라서 꿈을 꾸는 것은 정신건강 유지에 필수적입니다.

두 번째로 심리학적이고 임상적인 접근을 보겠습니다. 정신분석에서는 일찍부터 꿈이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1900년에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이 출간되고 난 뒤 꿈은 의미가 있으며 해석이 가능하고 치료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확실해졌습니다.

꿈은 어떤 신비로운 현상이 아니라 마음속에서 생각하는 바를 그려내는 그림과 같은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무의식에 이르는 왕도로서, 꿈 분석을 통해 깊숙한 내면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정신치료시간에 꿈을 다루면 환자의 문제 핵심에 빨리 도달하게 됩니다. 그런데 꿈은 그대로 의미를 알 수 있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성인들의 꿈의 대부분은 그 의미를 쉽게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해석되지 않은 꿈은 마치 낯선 외국어처럼, 그 언어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잘 모르는 단어의 나열처럼 보입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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