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OPINION 전문가 칼럼 박혜성
어떤 남자의 우울증
  • 박혜성(혜성 산부인과 원장, 여성성의학회 이사)
  • 승인 2019.11.08 15:17
  • 댓글 0

[엠디저널]어떤 남자분이 해성산부인과에 방문을 했다.

그는 70이 넘은 나이에 12개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경기가 어려워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돌파구를 찾느라고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거기에 남성 갱년기까지 겹쳐 불면증과 우울증이 생겼다. 정신과에 가서 항우울증과 수면제를 먹고 있었고, 비뇨기과도 다녀왔다고 한다.

남성 갱년기로 남성호르몬 주사를 맞았는데, 탈모가 와서 남성호르몬 주사를 계속 맞아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그에게는 사업을 하는데 외모가 아주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나이가 들어 보이는 것이 싫었는데 탈모까지 오는 것은 바라지 않았다.

외모를 생각하면 남성호르몬 주사를 맞을 수가 없고, 발기를 생각하면 남성호르몬 주사를 맞아야 하는 진퇴양난의 기로에 있었다.

만약에 그의 자본만 들여서 사업을 했다면, 그는 아침에 안 일어나고 싶었다. 그런데 남의 돈, 은행 돈도 썼기 때문에 차마 죽을 수가 없었다.

그는 아침에 눈을 뜨기가 싫었다. 스트레스 때문인지, 아침 발기도 안 되었다. 아침 발기가 안 되면 돈도 안 빌려준다고 했는데, 그는 그것 때문에 걱정이 더 되었다.

남자의 음경은 작은 심장이라는데 여러 가지 너무나 고민이었다. 사업을 하는데 자기 돈으로만 사업하기가 어디 쉽겠는가? 그런데 남의 돈도 빌릴 수 없는 몸이 된 그가 왜 걱정이 안 되겠는가?

그는 고민이 많았다.
잠도 자고 싶었고, 발기력도 회복되고 싶었다.

그래서 3개월에 한 번씩 맞는 남성호르몬 주사를 맞고 탈모가 되었다고 하니까, 조금 약한 남성호르몬인 1개월에 한 번 맞는 주사를 처방해 주었다. 그리고 성장호르몬 주사와 함께 씨알리스 처방을 같이 해 주었다. 남성 갱년기에 대한 하버드 프로토콜이다.

그는 그의 부인을 데리고 와서 그녀의 질건조증도 해결해 주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것은 그의 발기력이 회복되고 나서 상담을 하자고 했다. 부인에 대한 사랑이 그의 말에서 느껴졌다.

한 가장의 고민, CEO의 고민이 느껴지면서 마음이 짠했다. 발기력도 사라질 정도의 고민을 하는 CEO와 가장들의 고민을 누가 알겠는가? 그의 부인은 그것을 알고 있을까? 그의 가족들과 직원들은 알고 있을까?

얼마나 마음이 급하고 간절했으면 그가 나에게 찾아왔을까? 그의 몸이 회복되어서 그의 가정도 회복이 되고, 그도 자존감도 회복이 되기를 기도한다. 그의 우울증, 그의 불면증이 사라지고 그가 활력을 찾기를 바란다.

경기가 안 좋으니까 바로 중소기업에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이 CEO, 가정, 결국 한 남자에게 영향을 미친 것이다. 그것 때문에 자기가 고통받는다는 것도 모르는 그 남자의 우울증이 마음 아팠다.

박혜성(혜성 산부인과 원장, 여성성의학회 이사)  emd@mdjournal.net

<저작권자 © 엠디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혜성(혜성 산부인과 원장, 여성성의학회 이사)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