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LIFE 문화&라이프
위엄과 기품으로 ‘위풍당당 행진곡’- 생각하는 의사들과 함께하는 ‘엠디저널’ 창간 20주년을 위한 행진곡
  • 진혜인(바이올리니스트/영국왕립음악대학교 석사)
  • 승인 2019.11.18 12:43
  • 댓글 0

[엠디저널]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활기찬 희망으로 온 몸이 들썩이게 되는 곡으로 자주 연주되는 곡들이 있다. 엘가(E. Elgar)의 ‘위풍당당 행진곡(Pomp and Circumstance Military Marches)’ Op. 39가 바로 그러하다. 이 중 1번이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곡이다.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은 제목에서 느껴지듯 장엄한 도입부를 거쳐 위엄과 기품이 있는 행진곡으로 이어진다.

이 곡은 영국과 미국의 졸업식에서 자주 연주되기도 한다. 그 첫 시작은 예일대학교 학위 수여식이었다. 음대 교수였던 사무엘 샌포드(S. Sanford)는 친구 엘가를 학교로 초청해 명예 음악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그는 엘가를 위해 뉴욕의 음악가들을 불러 엘가의 오라토리오 ‘생명의 빛’과 ‘위풍당당 행진곡’ 제1번을 연주하기도 했다. 이때부터 미국 대학의 졸업식에서 이 음악이 사용되었다. 그 외에도 각종 시상식이나 퍼레이드, 그리고 결혼식에서 신랑의 입장곡으로도 자주 쓰인다. 또한, 대통령 취임식에서 연주되기도 했다.

▲ 에드워드 엘가(Sir Edward Elgar, 1857~1934) / 이미지 출처: The Telegraph

‘위풍당당 행진곡’은 영국의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1857~1934)가 작곡한 관현악을 위한 행진곡집으로 총 5곡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총 연주 시간은 30여분이다. 번호가 붙여진 제목 때문에 5곡의 행진곡이 마치 하나의 작품처럼 보이지만, 이들 곡은 사실 여러 해 동안 따로따로 작곡되었다. 엘가는 제1번에서 제4번은 1901년에서 1907년 사이, 제5번은 1930년에 작곡했다. 후에 제6번이 엘가의 사후 미완성인 채로 발견되었지만, 2000년대 초반 안토니 페인(Anthony Payne)이라는 작곡가에 의해 마무리되어 오늘날의 6곡 구성을 갖추었다. 하지만 대다수의 음반에는 6번은 빠져있다.

장엄하고 명예롭게, 그리고 찬란하게!

‘위풍당당(Pomp and Circumstance)’이라는 제목은 윌리엄 셰익스피어(W. Shakespeare)의 희곡 ‘오델로(Othello)’ 중 3막 3장에 나오는 ‘저 장엄한 군기여, 명예로운 전쟁의 자랑도, 찬란함도, 장관도(Pride, pomp, and circumstance of glorious war!)’에서 유래했다.

엘가의 작품성향은 고전 형식을 주장하며 영국의 민속적인 요소를 첨가시켜 그의 독자적인 양식을 만든 것인데, 그는 현대 영국 음악의 선구자라 할 수 있다. 영국의 음악계를 위한 공적으로 1931년 영국 왕실로부터 준 남작(男爵)의 작위를 부여받아 엘가 경(Sir Elgar)이 된다. 후에 그는 남작이 되었고 King’s Music의 지휘자로 지명되기도 했다.

이 곡은 엘가가 영국 왕실로부터 에드워드 7세의 대관식에서 사용할 음악을 작곡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 작곡하게 되었다. 당시 이 곡을 들은 국왕 에드워드 7세는 음악이 주는 웅장함과 힘찬 분위기에 감동을 받아 그의 권유로 이 선율에 ‘희망과 영광의 땅(Land of Hope and Glory)’이라는 가사를 붙인 것이 모든 이들에게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 곡은 영국에서 제2의 국가라고 불릴 만큼 영국 사람들에게 특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곡으로, 이 중 1번이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곡이다.

영국을 넘어 전 세계인들의 합창으로

이 곡은 12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의 클래식 축제인 BBC Proms의 문을 여는 음악이기도 하다. 매년 7~8월 사이에 런던의 로열 알버트 홀(Royal Albert Hall)에서 열리며, 음악기획자인 로버트 뉴먼이 1895년 런던 퀸즈 홀에서 시리즈 공연 기획을 시작으로 1930년부터 BBC가 후원하게 되었다. 이제 영국을 넘어 세계인들이 함께 즐기는 축제가 되어 다양한 연주와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이 음악축제의 시작은 언제나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으로 시작된다. 이 곡을 연주할 때 모든 영국민들이 국기를 흔들며 ‘희망과 영광의 땅’을 합창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Santa Chiesa di Dio(영: Holy Church of God, 신의 신성한 교회)’라는 제목의 전례음악으로도 쓰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결혼식에서 신랑의 행진곡으로 자주 연주되기도 한다. 이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부부의 희망찬 출발을 축하하기 위한 의미일 것이다.

유구한 전통의 음악축제의 시작을 알릴 뿐만 아니라, 미국과 영국의 대학에서 사회로 진출하는 학생들을 축하하는 졸업식장, 그리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결혼식 등에서 이 곡이 울려 퍼지는 것과 같이 앞으로의 100년을 준비 하는 ‘희망과 영광의’ 엠디저널 20주년 창간을 기념하며 나의 플레이리스트에 곡을 담아보자.

진혜인(바이올리니스트/영국왕립음악대학교 석사)  emd@mdjournal.net

<저작권자 © 엠디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혜인(바이올리니스트/영국왕립음악대학교 석사)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