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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 중식이냐 한식이냐

  • 입력 2019.11.18 14:28
  • 기자명 강지명(북경 주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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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한국에는 굉장히 특이한 음식이 있다. ‘중국집’이라는 곳에서 팔면서, ‘중식’이라고 불리지만 정작 중국에는 없다는 그 음식, 바로 ‘짜장면’의 이야기이다.

요즘 같은 냉혹한 자본주의의 세상에서, 정확한 기원과 팩트를 굳이 따져야만 할 필요는 없다. 당장 본인이 중국음식이라 생각하면서 맛있게 먹고 기분 좋게 끝내면 그것으로 족하지 않은가.

오늘날 대한민국 온 동네 사람들이 하루에 먹어치우는 짜장면만 600만 그릇이 넘는다고 한다. 게다가 외래 음식으로서는 유일하게 한국의 100대 문화 상징에 들어가며, 정부의 중점 물가 관리 품목에도 포함되어 있다고 하니, 그 근원이 어찌되었건 이야기해볼만한 가치는 차고 넘칠 것이다.

흔히들 짜장면은 산동에서 태어나 화교들이 인천으로 넘어와 세운 ‘공화춘’이 원조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것은 틀린 말이다. 애초에 짜장면의 원조인 ‘작장면(炸醬面)’은 북경에서 태어난 음식이다. 북경에서 태어난 음식이 점차적으로 황하 유역으로 넘어갔고, 이 지역에 포함되어 있던 산동 출신의 화교가 다시 한국으로 전파한 것이다.

이 작장면이란건 짜장면처럼 푸짐하지는 않은데, 단순하게 생각해서 면장(춘장과 비슷한 갈색 소스)에 파와 생강을 넣어 볶고, 여기다 오이와 당근 등의 야채를 채썰어 면과 함께 비벼먹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중국여행을 간다 하더라도, 본인의 어린 시절 짜장면의 추억을 생각하며 도전하지는 말자. 작장면은 한국의 짜장면처럼 물이 많지 않아 굉장히 진하고 퍽퍽하다. 또한 단맛보다는 짠맛이 훨씬 강해 한국인의 입맛에는 잘 맞지 않는다는게 일반적인 평가이다. 그러니 그 돈을 아껴서(물론 작장면은 굉장히 저렴한 편이지만) 다른 유명하고 평이 좋은 음식을 사 먹자. 모두가 하는 그대로 따라갈 필요는 없지만, 모두가 그렇게 하는 이유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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