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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적인 등장성 수축(isotonic contraction)과 등척성 수축(isometric contraction)

  • 입력 2019.12.09 11:12
  • 수정 2019.12.09 13:22
  • 기자명 출처 통증의 원리와 통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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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모두 다 아는 내용이겠지만 다시 한번 상기시키면 ‘iso’는 같다는 의미이고 ‘metr’는 길이(meter), ‘ton’은 압력(tone)을 뜻한다. 평상시 이완(relax)되어 있던 근육이 힘을 받아 수축하게 된다면 그 energy는 어디로 가는 것인가? 두 가지 형태가 가능하다. 

외부적으로 변화를 보이는 경우와 내부적인 변화를 보이는 경우가 그것이다. 만약 근육 내에 energy가 집중되지 못하면 그 energy는 외부로 표출될 수밖에 없을 것인데, 그 결과가 육안상 길이가 짧아지는 것이다. 반면, 겉으로 보이는 외부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 energy는 온전히 내부에 갇힐 수밖에 없는데 그 결과는 근육 내부의 압력이 증가되는 것이다.

1. 병적인 등장성 수축(isotonic contraction)

근육의 길이가 일시적으로 적절하게 짧아지며 수축한다는 것은 정상적인 움직임을 유발하기 위한 과정이다. 우리 몸에서 움직임(motion)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손가락과 손목, 발가락과 발목에 관련된 근육들에서 이러한 정상적인 등장성 수축이 주로 일어나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EDC, ECU, APL/EPB, brachioradialis, ECRb/ECRl, FDS/FDP, FCR, FCU, palmaris longus, tibialis
posterior, EDL, tibialis anterior, gastrocnemius/ soleus, EHL, peroneus brevis, flexor hallucis
longus, flexor hallucis brevis 등등

만약 이러한 근육들의 근섬유가 손상 받게 되면 그것이 치유되는 과정에서 그 길이가 단축될 수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 전과 같은 등장성 수축이 이루어지게 되면 팽팽하게 당겨진 힘줄이 그것이 정지(insertion)하는 골막을 자극하거나 주변 조직과의 반복적인 마찰을 일으켜 ‘딱딱’ 마치거나 날카로운 염증성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주변 조직이란 역동적인 움직임이 일어나는 관절 주위에서 팽팽해진 힘줄과 마찰을 일으킬 수 있는 retinaculum과 expansion 같은 결체조직이나 tubercle, tuberosity, trochanter, 그리고 epicondyle과 같은 돌출된 뼈를 의미한다(-엄밀히 말해 expansion은 힘줄의 연장으로 이것이 정지하는 골막을 자극하거나, 이것으로 둘러싸여 있는 관절 주변의 뼈와 마찰을 일으켜 염증성 통증을 유발한다).

이 마찰을 완충하기 위해 힘줄 주변에는 활액(synovial fluid)이 채워진 구조물이 포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두 가지 형태가 존재하는데 점액낭(bursa)과 건초(tendon sheath)가 그것이다. 물론 prepatellar bursa처럼 점액낭은 힘줄과 상관없이 외부로부터의 압력에 의한 마찰을 줄이기 위해 돌출된 뼈와 피부 사이에 존재하기도 하지만, 힘줄을 둘러싸거나 그 위나 밑에 놓이기도 한다. 만약 힘줄이 tubular 형태이면 이 bursa가 힘줄을 빙 둘러싸게 되는데 이 tubular bursa를 synovial tendon sheath라 부른다. 반면에 Achilles tendon처럼 힘줄이 넓게 퍼져있는 형태라면 전체를 에워싸지 않고 마찰이 심한 위치에만 효율적으로 부분적인 bursa가 놓여있게 된다. 결국, 힘줄이 주변 조직과의 마찰에 의해 유발하는 염증성 통증이란 synovial tendon sheath를 포함하는 bursa의 염증을 의미한다.

만약 근육의 힘이 집중되는 끝부분에서 온전히 그 힘을 다 받아내지 못한다면 근 파열이 너무 쉽게 일어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이유로 신께서 그 정지부를 일반 근섬유 대신 그보다는 몇십 배 강한 결체조직으로 구성된 힘줄(tendon)이라는 구조물로 대체하셨다. 진화론적으로 봤을 때 힘을 많이 받는 근육일수록 힘줄의 길이나 두께는 더 커지게 발달될 수밖에 없었을 것인데, 이를 역으로 생각해 보면 힘줄이 잘 발달한 근육은 대부분 등장성 수축을 하게 된다는 진리를 깨달을 수 있다.

정지부 쪽의 힘줄을 당기는 힘의 원천은 기시부 쪽에 위치하는 근본적으로부터 나오는데, 그 힘의 무게중심은 가장 도드라지게 두터운 지점에 위치한다. 실제로 무게중심을 기준으로 근육을 날카로운 칼로 싹둑 잘라 둘로 분리시키고 양쪽의 무게를 달아 보면 아마도 똑같을 것이다. 그 무게중심을 자세히 살펴보면 해당 근육의 주행 중에서 근내압이 가장 높게 올라가는 자리이므로 그 위치의 근섬유들은 손상에 가장 취약할 수밖에 없고, 그것을 보상하기 위해 더 많은 근섬유가 집중되어야하기에 그곳의 근복은 가장 두터울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근복 중에 가장 두터운 부분에 형성된 무게중심이 바로 진찰상 압통이 가장 심한 통증유발점이자 치료점이 되고 그것은 항상 일정한 자리에 고정되어 나타나는 경향을 띨 수밖에 없다. 또한, 힘이 근육 전체에 골고루 분산되지 못하고 한곳에 집중되는 형태를 취하기에 특별히 다른 변수가 개입되지 않는 한 그 근복 자체에는 허혈성 통증이 좀처럼 유발되지 않는다.

따라서 병적인 등장성 수축을 하는 근육에 의한 통증을 공부하거나 연구할 때는 다른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반드시 그 힘줄의 정지부를 정확히 찾아서 촉진할 수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그 팽팽해진 힘줄이 정지부에 다다르기 전에 그 energy를 intercept할 수 있는 다른 변수가 있는지를 살피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처럼 주로 사지에서 찾아볼 수 있는 병적인 등장성 수축에 의한 통증은 결국 힘줄에 의한 통증으로, 움직임을 전제로 하고 있기에 특히 동작 시에 통증이 유발되거나 악화된다는 특징이 있는 동적인 통증이다.

2. 병적인 등척성 수축(isometric contraction)

적당한 근내압을 유지한다는 것은 그것과 연결된 골격을 안정적으로 지지하여 우리 몸의 전반적인 균형을 바로잡기 위함일 것이다. 큰 움직임을 필요로 하지 않고 주로 우리 몸의 균형 잡힌 골격을 유지하는 기능을 가진, 견갑대(shoulder girdle)를 지지하는 가슴이나 등에 포진되어 있는 여러 근육에서 이러한 정상적인 등척성 수축을 대표적으로 찾아볼 수 있다. Serratus anterior, pectoralis major, rhomboid minor & major, trapezius, levator scapulae, deltoid 등등

이러한 근육들을 지배하는 운동신경이 포착되어 병적으로 흥분하게 되면 그 근육 전반에 걸친 허혈로 인해 흔히 담에 걸렸다고 표현하는 뻐근한 통증을 일으키게 된다(병적인 등척성 수축을 하고 있는 근육은 말 그대로 그 길이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힘줄에 의한 염증성 통증은 일으키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수축된 근육은 동맥혈과 정맥혈의 흐름을 방해한다. 동맥혈에 의한 신선한 산소와 영양분의 공급이 차단되면 ‘action filament와 myosin의 교차결합(cross bridge)을 끊는데 반드시 필요한 ATP’의 고갈을 초래하여 결국 지속적인 수축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산성의 대사 부산물(by-product)이 정맥혈에 의해 제거되지 못한 채 조직 내에 잔존하게 되면 근육조직을 자극하게 되고 그 신호전달은 운동신경 안에 포함된 Aδ fiber나 C fiber에 의해 중추로 전달되어 통증을 인지하게 된다. 이러한 수축은 동맥혈의 흐름을 더욱더 차단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해 허혈성 통증을 지속 또는 악화시키게 되므로 외부에서의 인위적인 개입 없이는 그 악순환을 쉽게 제거할 수 없다.

칼에 베이거나 벌에 쏘였을 때는 dermatome과 상관없이 수상받은 조직에만 국한된 통증이 나타난다. 마찬가지로 주먹으로 근육을 강하게 타격받았을 때 또한 직접적인 손상이 가해진 부위에만 국한된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이러한 통증은 그 부위의 조직 손상에 의한 통증으로 피부나 피하지방을 담당하고 있는 감각신경의 포착이나 근육을 지배하고 있는 운동신경의 포착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반면 운동신경이나 감각신경이 포착당하게 되면 그 지배영역인 myotome이나 dermatome을 따라 광범위한 영역에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하나의 dermatome을 따르는 감각 과민이나 통증이 발생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영역을 지배하고 있는 감각신경의 과흥분이 선행되어야 하듯이 하나의 myotome에 해당되는 근육 전체의 근 긴장 내지는 허혈성 통증이 발생되기 위해서는 그 근육을 지배하고 있는 운동신경의 과흥분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병적인 등척성 수축을 하고 있는 근육을 공부하거나 연구할 때는 다른 것은 차치하더라도 제일 먼저 그 근육을 지배하는 운동신경이 무엇인지를 인지하고, 더 나아가 그 신경이 기능해부학적으로 어느 위치에서 어떤 구조물에 의해서 포착될 수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 이처럼 주로 몸의 중심에서 찾아볼 수 있는 병적인 등척성 수축에 의한 통증은 결국 몸의 균형 잡힌 자세를 유지하기 위한 근육에 의한 통증으로 움직임보다는 자세와 관련된 정적인 통증이다.

3. 두 가지 형태의 병적인 근수축이 일어나기 위한 전제 조건 및 기전

물론 모든 근육은 위에서 일반적으로 구분해 놓은 형태와 상관없이 등장성 수축과 등척성 수축이 동시에 모두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임상적으로는 두 가지 수축에 의한 병적인 상황이 동시에 초래되는 경우는 드물어서 그 기전을 편의상 분류해 놓은 것이다.

어떤 A(일반적으로 등척성 수축을 주로 하는 근육)라는 근육의 허혈성 통증이 유발되기 위해서는 근육 전체의 근내압이 병적으로 증가해야만 한다. 이 근육 전체의 압력이 전반적으로 증가되기 위해서는 이 근육을 지배(innervation)하는 운동신경의 포착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운동신경의 포착은 주행 중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근육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accumulative nerve entrapment). 반면 B(일반적으로 등장성 수축을 주로 하는 근육)라는 근육의 힘줄이 골막자극이나 마찰로 인한 염증성 통증을 유발하기 위해서는 근육의 길이가 병적으로 단축되어야 한다. B라는 근육이 근섬유 손상에 의한 병적인 단축이 일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해당 운동신경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근위부의 또 다른 근육들에 의해 압박받아 과흥분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임상적으로 의미 있을 정도의 힘줄에 의한 통증을 유발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오히려 이 근육의 근내압을 전반적으로 증가시켜 그로 인한 허혈성 통증만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힘줄성 통증을 유발하기 위해서는 B라는 근육 근섬유들의 미세손상이 선행되어야 한다. 여기에 B라는 근육을 지배하는 운동신경의 보상적 포착에 의한 흥분이 뒤따르면서 힘줄의 견인력이 증가하게 되어 결국 통증이 증폭되는 것이다.

근섬유의 손상 자체는 오히려 B라는 근육의 느슨함을 초래한다. 이 느슨함이 지속되면 적절한 장력을 바탕으로 힘줄이 지지하고 있던 관절의 안정화를 더 이상 도모할 수 없어 이차적인 관절의 손상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우리 몸에서는 근위부 근육에 의한 B라는 근육을 지배하는 운동신경의 보상적 포착을 통해 느슨해진 관절에 다시 장력을 강화하여 안정화시키고 Hilton’s law에 따라 관절 부위에 통증을 유발시켜 무리한 움직임을 무의식중에 회피하게 만든다(-어떤 관절의 움직임을 담당하고 있는 근육의 운동을 지배하는 신경이 해당 관절낭 안의 감각이나 그곳을 덮고 있는 피부의 감각 또는 지배할 수밖에 없는데, 이 일정한 규칙은 우리 몸의 모든 관절에 예외 없이 적용되기에 이를 Hilton’s law라 한다).

보상적 신경포착은 말 그대로 이차적인 변화일 뿐 그 자체가 병적인 상황이 아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임시방편적으로 운동신경의 흥분을 유발해 B라는 근육 내 찢어진 근섬유들의 양 말단을 조금이라도 가깝게 하여 치유가 최대한 잘 이루어지게 하고 추가적인 손상을 방지하고자 함이다. 따라서 이러한 보상적 신경포착만으로는 일반적으로 B라는 근육 자체의 허혈성 통증은 유발되기 어렵다. 다만 그 통증의 경고 증상을 무시하고 지속적으로 이와 관련된 관절이나 근육을 무리하게 사용해 추가적인 손상이 발생되거나 전체적으로 근육 균형을 상실해 보상적 신경포착을 유발한 근육에도 과긴장이 지속된다면 이제는 그 근위부 근육에 새롭게 형성된 독립적인 신경포착점이 자리 잡기에 이른다.

자료제공 통증기능분석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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