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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ating Systemic Response의 개념을 적용한 SNEPI
  • 출처 통증의 원리와 통찰
  • 승인 2019.12.1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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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교감신경성 총체적 전신반응을 구현해내는 기전에는 두 개의 큰 축이 있다.

각 척추 level의 paravertebral ganglion들 사이의 교통을 담당하고 있는 교감신경간(sympathetic trunk)과 전신에 분포된 혈관에 norepinephrine/epinephrine을 분비하는 부신수질(adrenal medulla)이 그것이다. 특정 척추 level에 해당하는 백색교통지가 추간공의 압력 증가로 과흥분하게 되면 해당 교감신경들의 innervation을 받는 내장기관과 내장혈관뿐만 아니라 전신에 분포된 thermoregulatory skin complex와 골격근을 지배하는 혈관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한 분절의 중간외측핵(IML nucleus)으로부터 나온 1st motor neuron과 신경접합을 하는 두 부류의 2nd motor neuron들 중 내부장기나 해당 내장혈관으로 향하는 것들은 대부분 해당 척추옆신경절이나 척추앞신경절에서 신경접합을 이루는 반면, thermoregulatory skin complex와 골격근을 지배하는 혈관으로 향하는 것들은 그 국한된 분절의 척추옆신경절뿐 아니라 그보다 위아래 level로 올라가거나 내려가 훨씬 넓은 분절의 척추옆신경절들에서 신경접합을 한다. 따라서 어떤 한 분절의 척추주위심부근육군의 과긴장이나 단축에 의해 같은 분절의 추간공의 압력이 증가하면 해당 내부장기와 내장혈관, 그리고 해당 분절의 thermoregulatory skin complex와 골격근을 지배하는 혈관뿐 아니라 전신의 thermoregulatory skin complex와 골격근을 지배하는 혈관들까지도 그 영향을 받게 될 수 있다.

또한, T5~T9 level의 척추주위심부근육군이 과긴장하거나 단축하여 부신수질의 기능이 떨어지면 전신에 작용하는 norepinephrine과 epinephrine의 정상적인 분비가 이루어지지 않아 전체 교감신경계가 자신의 역할을 원활하게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T5~T9 level 척추분절의 문제로 해당 백색교통지가 과흥분하게 되면 preganglionic sympathetic fiber로부터 과흥분된 신호전달을 받은 부신수질의 기능이 항진될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부신으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하여 부신수질에서 catecholamine의 분비가 감소한다. 부신과 관련된 T5~T9 level의 IML nucleus로부터 나온 preganglionic fiber에는 두 가지가 존재함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하나는 신경접합을 하지 않고 부신수질의 chromaffin cell 자체를 직접적으로 지배하게 된다. 또 다른 하나는 척추앞신경절에서 신경접합을 한 후 그 신호전달을 이어받은 postganglionic fiber가 부신피질과 부신수질에 분포된 수많은 소동맥의 평활근을 지배하게 된다. 결국, T5~T9 level 척추분절에 문제가 생기면 부신에 분포된 혈관의 평활근이 수축되어 미세한 허혈에도 특히 취약한 부신수질의 전체적인 기능(overall function)은 저하될 수밖에 없다.

임상적으로 T5~T9 level의 척추주위심부근육군의 과긴장이나 단축으로 전신의 피부와 근육의 감각신경성 통증과 허혈성 통증, 그리고 온몸에 걸친 한기나 열감과 같은 교감신경기원의 증상들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sympathetic summating systemic response라 명명해 보았다. Sympathetic chain을 통한 summating systemic response는 T1~L2 level의 모든 척추분절에서 일어날 수 있지만, 또 다른 한 축인 adrenal medulla에 의한 그것은 T5~T9 level의 척추분절에서만 일어나게 된다. 따라서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을 만한 summating systemic response에 대한 치료점은 T5~T9 level의 다열근에 국한되는 경향이 많다. 더 나아가 생리적인 흉추후만의 변곡점이자 무게중심인 T7 level의 척추분절에 온몸의 부하가 가장 많이 걸리기에 그 분절이 외력에 제일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우리가 대부분의 summating systemic response를 해결하기 위해 T7 level의 다열근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증례 1)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PTU를 복용 중인 52세 여성은 3일 전부터 시작된 우측 인후통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같은 쪽으로 찌릿찌릿한 두통이 동반되어 있었으나 현재 환자가 가장 불편해하는 증상은 우측의 인후통으로 귓속까지 뻗어 나가는 찌릿한 통증이었다. 침을 삼키기만 해도 찢어질 듯한 목의 통증으로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다고 한다. 침을 삼켜보라고 여러 번 반복해 보게 하니 할 때마다 얼굴을 있는 힘껏 찡그리곤 하였다. 심한 인후통을 호소하며 목감기라고 자가진단을 하고 오는 환자 중에 목 안을 들여다보면 이 환자처럼 그 어떠한 인두 점막의 발적도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더군다나 흔히 감기라 부르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 비인두염(acute nasopharyngitis)은 목안 전체가 아프지 이 환자처럼 좌우 한쪽에만 국한된 통증을 호소하지는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경우 아픈 쪽의 흉쇄유돌근에서 심한 압통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아직 그 기전을 확실히 깨닫지는 못했지만, 그곳에 주사를 주면 극적인 반응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측 두판상근과 흉쇄유돌근에 압통이 상당하여 두통보다는 인후통을 치료할 목적으로 우측 SCM 상부에 0.5% lidocaine 4mL를 주사해 주자 채 30초도 지나지 않아 날카롭던 목의 통증이 70~80%가량 사라졌다고 한다. 10분 후에 경과를 다시 관찰하니 목 안의 통증과 귀 안으로 퍼져나가는 통증은 100% 사라져 너무나 편한데, 우측 두통은 50% 정도가 남아있다고 한다. 주사 전에는 침을 삼킬 때마다 항상 날카로운 통증으로 얼굴이 일그러졌었지만, 이제는 수차례 침을 삼켜보라 주문해도 통증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우측 두판상근을 치료해 주자 남아있던 두통도 마저 사라졌다.

이틀 뒤 확인해 보니 모든 증상은 이미 깔끔히 다 나아 있었다. 주사의 효과가 나름 신통했는지 다른 불편한 증상을 상담해 왔다. 2~3년 전부터 손발이 유독 너무 심하게 차고, 특히 대략 2년 전부터 아침에 일어나면 입안이 써 여간 불쾌하고 짜증스러운 것이 아니라 한다. 전반적으로 몸 전체가 항상 무겁고 언제부터인가 만성피로에 시달리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양쪽 T6, T7, T8 level의 다열근에 압통이 상당하여 각각 0.5% lidocaine 2.5mL씩을 주사해 주자마자 차갑던 손과 발이 금방 따뜻해진다며 참 신기하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차가워질 것이지만 지속적으로 치료하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설명하고 진료를 마쳤다. 일주일 후 다시 내원한 환자는 손발이 찬 것은 50% 정도 호전을 보이며, 입안의 쓴 느낌은 신기할 정도로 좋아져 현재 80% 이상의 호전을 보인다고 하였다. 다시 일주일 뒤 확인해 보니 만성피로도 많이 호전되고 무엇보다 입안이 써서 항상 불쾌하던 증상이 완전히 사라졌다며 무척이나 만족해한다. 손발이 찬 증상은 그 뒤로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며 조금씩 호전되어 가고 있다. 첫 진료에서는 상당히 예민하고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던 환자는 지금은 올 때마다 깍듯이 예를 갖추어 밝고 화사한 미소로 나를 대한다.

증례 2)

42세 아기 엄마가 다리를 땅에 끌면서 진료실로 들어온다. 이틀 전 아들이 독감에 걸려 병시중을 드느라 밤잠을 설친 후부터 극심한 몸살이 발생하였다. 육중한 곰 한 마리가 자신의 어깻죽지에 올라타 있고, 또 한 마리는 양 대퇴부에 매달려 있는 것처럼 온몸이 무거운데, 특히 대퇴부 앞면에는 단순히 매달려 있는 것뿐만 아니라 손톱으로 콕콕 찌르듯이 통증이 너무 심해 다리를 땅바닥에서 떼지 못하고 질질 끌며 다니고 있는 것이었다. 팔과 손 전체가 스치기만 해도 찌릿찌릿 아파 손으로 물건을 잡으면 자기도 모르게 떨어뜨리는 일이 다반사라 한다. 아랫다리로부터 발바닥까지 내려오는 찌릿한 통증과 두통 또한 동반되어 있었다. 그동안의 경험상 각각의 부위에 ‘통증 쪼개기’를 하여 장요근, 흉쇄유돌근, 전사각근, 대퇴이두근, 두판상근 등을 치료해 주어도 분명 만족할만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 확실하지만, 치료점이 너무 많아 이번에는 summating systemic response를 응용한 SNEPI를 시도해 보기로 하였다. 전 척추 레벨에 걸쳐 척추주위심부근육군에 압통이 존재하였지만, 예상대로 특히, 중부흉추 주위의 심부근육은 살짝 대기만 하여도 소스라치게 놀랄 정도이다. 양쪽 T6, T7, T8 level의 다열근에 0.5% lidocaine 2.5mL씩을 주사해 주었다. 30분 뒤 진료실로 들어오는 환자의 발걸음이 몰라보게 가벼워져 거의 정상에 가까운 보행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어깻죽지와 대퇴부를 비롯한 온몸의 통증이 한결 나아져 환자의 어두웠던 표정에도 화색이 비치는 듯하다. 살만 만져도 더 이상 아프지 않고 이제야 겨우 살 것 같다고 한다.

증례 3)

매우 예민해 보이는 40세 남성이 처음 본원에 내원한 것은 2014년 6월이었다. 그 당시 본원에 3회 정도 다니며 일반 감기약을 처방받았지만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하고, 다시 한 달 뒤에 내원하였다. 그간 호흡곤란이 심해져 대학병원에서 천식이라는 진단을 받고 Symbicortⓡ 흡입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던 차에 가까운 이곳에 다시 들르게 된 것이었다. 두 달 이상 지속되는 기침, 가래가 주 증상이었지만, 두통, 코막힘, 호흡곤란 등의 동반증상이 있었다. 한참 SNEPI에 심취해 있던 터라 최근에는 감기에도 그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던 차였다. 두판상근과 T1, T2, T3, T4 level의 척추주위심부근육군에 압통이 상당하였지만, 일단 두판상근은 놓아두고 상부흉추 다열근의 양쪽 총 8곳에 0.5% lidocaine 20mL를 골고루 나누어 주사해 주었다. 3일 뒤 다시 내원한 환자는 갑갑하기만 했던 객담의 배출이 용이해지면서 기침, 호흡곤란 등의 제반증상들이 많이 나아졌다며 만족해한다. 기침, 가래, 콧물, 코막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은 이미 거의 다 사라진 상태였는데, 전에 말하지 않았던 부가적인 증상들도 추가적으로 좋아졌다며 혹 SNEPI와 관련이 있는지 물어온다. 자다가 숨이 막혀 벌떡벌떡 일어나고, 늘 양쪽 귀가 꽉 막힌 것처럼 압력이 증가되어 있는 느낌을 받고, 입천장이 딱딱하고 입안이 떫은 감을 먹은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이러한 증상도 많은 호전이 있다며 가능한 이야기인지 궁금해한다.

이 환자를 다시 본 것은 그로부터 넉 달 뒤였다. 어떤 특정 증상을 가지고 내원한 것이 아니라, 온몸이 늘 피곤하고 여기저기 불편한 곳이 한둘이 아닌 데, 최근에 가장 힘들고 불편한 것은 목의 이물감이라 한다. 이미 대학병원에서 LPR(larygopharyngeal reflux, 인후두역류) 진단 하에 고용량 PPI를 복용하고 있는 중이었다. 예상대로 T5, T6 level의 다열근에 심한 압통이 있음을 확인하고 SNEPI를 2회 시행하여 증상은 완벽히 제어되었으며 그 뒤로 아직까지 재발은 없다. LPR 치료를 마친 2주 뒤에 내원한 환자는 지금껏 이야기하지 않은 다른 이야기들을 비로소 털어놓기 시작한다. 20년 전 군대에서 담낭절제술을 받은 후로부터 모든 증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며, 근 10분 이상 본인의 다양한 증상들을 구체적으로 하소연하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뭘 먹기만 하면 항상 체하고, 체하면 명치 부분이 쓰린 것보다는 온 전신이 아프기 시작하는데 그 고통이 어떠한지는 다른 이들은 절대 이해하기 힘들 것이라고 한다. 양 어깻죽지, 뒷목, 날개뼈 상이, 목에서부터 허리까지 척추 전체를 따라 등짝이 쪼개지듯이 아프다고 한다. 주먹만 한 돌덩이가 명치와 바로 뒤의 등허리를 꽉 막고 있는 그 답답함은 안 겪어 본 사람들은 모를 것이라 한다. 심할 때는 양쪽 팔 전체로까지 통증이 내려오기도 한다. 마치 트림하듯이 지금처럼 수시로 꾸역꾸역하고, 누우면 끈적끈적한 점액성 침이 입에 고여 눕지를 못하고, 소파에 기대어야만 겨우 잠을 청할 수 있고, 밤새 돌아다니며 그대로 날을 새는 일이 허다하다고 한다. 특이한 점은 아침에 볼일을 보고 나면 그날은 몸이 너무 가벼워 날아갈 듯한 느낌인데, 그렇지 못한 날은 집에서나 직장에서 온종일 소파나 벽에 기대어 있게 되며, 잠도 소파에 기대어 잔다고 한다. 그 고통과 비참함은 아무도 모른다. 21살 때부터 밤새 공원을 배회하며 날을 샌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365일 중 200일은 억지로 노력해도 변을 볼 수 없기에 그날은 온종일 고통 속에 신음하며 지낼 수밖에 없었다. 15년 전부터 소화제와 변비약을 수시로 챙겨 먹기는 하지만, 이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었다. 억지로 손가락을 넣어 토도 해보고, 손가락을 내보이며 사혈 침으로 손가락 열 개를 매일매일 딴다며 오늘 아침에도 따고 왔다 한다. 예상대로 양쪽 T5, T6, T7, T8 level의 다열근에 두루두루 압통이 상당하다. 0.5% lidocaine 2.5mL씩 총 8곳에 주사해 주었더니, 온몸이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였다. 안산에 가족 모임이 있는 날이었는데 아침에 변을 보지 못해 안절부절못하고 있던 차였는데 어찌 된 일인지 저녁 늦게까지 곰장어까지 먹고 잠을 편하게 잘 수 있었다고 한다. 원래 과자부스러기도 못 먹었는데 이러한 현상은 자신에게는 기적과 같은 일이라고 하였다. 그 뒤로 지속적인 SNEPI 치료에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며 차츰차츰 증상이 개선되어 현재 상당한 치료 효과가 유지되고 있는데, 머지않아 완치에 가까운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증례 4)

상당히 빼빼 마른 53세 여성은 9개월 전에 아들을 사고로 먼저 떠나보내고 우울증에 빠졌다. “소화가 안 되고 늘 극도로 피곤하며 눈이 침침하고 머리가 어지럽다. 입이 마르면서 입맛이 없고 삶의 의욕이 하나도 없으며 성격이 예민해져 딸과 심하게 싸우는 일이 흔하다. 가슴이 수시로 심하게 두근거리고 밤마다 술을 마셔야 불안한 마음이 겨우 진정이 되어 잠을 잘 수가 있다.” 지금으로부터 석 달 전 본원에 처음 내원했을 때 이 환자가 호소한 증상들이다. 위에 기술한 증상들이 모두 심각한 수준이었지만, 그 당시 환자를 가장 힘들게 하던 증상은 팔다리, 어깨, 허리를 포함한 전신의 통증이었다.

삶이 너무 버거워 염색약을 사다가 음독자살을 시도한 것이 벌써 서너 번이라고 한다. 양쪽 두판상근, 상부흉추 주위의 근육, 중부흉추 주위의 근육에 전반적으로 압통이 상당하였다. 우선 압통이 심한 양쪽 T6, T7, T8 level의 다열근에 0.5% lidocaine 10mL를 골고루 나누어 주사해 주고 4일 뒤 확인해 보니 전반적으로 몸 컨디션이 좋아져 제반 증상들이 호전되었는데, 특히 입맛이 돌기 시작하면서 식사량이 많아졌다며 신기한 일이라 한다. 다시 똑같은 주사를 반복 시술해 주었다. 환자는 3일 뒤 재방문하기로 한 약속을 깨고 15일 만에 내원하였다. 아직도 제반 증상들은 다 남아있지만, 전에 비하면 전반적으로 좋아진 상태였다. 이번에는 가슴이 너무 두근거리고 불안해 잠을 통 잘 수가 없어 더 이상 참다못해 오게 된 것이었다. 압통이 심한 양쪽 T2, T3, T4 level의 다열근에 0.5% lidocaine 2.5mL씩 주사해 주니 두근거림이 바로 좀 약해진다고 한다. 그 후로 두판상근과 T2, T3, T4 level의 다열근, T6, T7, T8 level의 다열근을 번갈아 가며 꾸준히 치료하였다. 6번째 재진 때 입마름, 가슴의 두근거림, 불안증, 전신 몸살, 병적인 수준의 피로와 무기력, 불면증 등이 전반적으로 많이 좋아져 며칠 전부터는 콧노래를 부르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가늘게 떨리던 ‘개미 목소리’를 겨우 쥐어짜 내던 초진 시의 절망적인 환자의 표정과 쾌활한 목소리를 내뱉는 현재의 환한 미소가 overlap 되며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처음 치료를 시작한 지 6주가 흐른 시점에서 환자는 아직도 불면증이 어느 정도 남아있는 것 빼고는 거의 모든 증상이 사라졌다며 그 감사함을 절절히 표현한다. 아들을 먼저 보낸 충격에 자살을 수시로 생각할 만큼 너무나 힘들었는데, 하루를 살더라도 이렇게 편하게 살 수 있도록 해준 선생님을 평생 잊을 수 없다고 한다. 6주 후에 이 글을 작성하기 위해 차트를 리뷰하던 중 일주일 전 부원장님 진료시간에 charting 되어있는 문구가 내 가슴을 촉촉이 적신다.

“이 병원이 나를 살렸다. 이 병원이 아니었으면 아마 나는 지금쯤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지금 누리는 일상에 대한 이 평온함에 대한 기쁨과 감사를 다시 느끼게 해주신 은혜를 가슴속 깊이 평생 간직하며 열심히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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