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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무새의 초상> 바나나 음경Banana Penis
  • 정정만(성칼럼니스트)
  • 승인 2019.12.1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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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물건의 이미지는 ‘힘’, ‘생산’, ‘분출’, ‘강직’, ‘직선’ 등이다. 이 중 직선의 이미지는 일자(一字) 동굴과 물리적 결합을 위한 요철의 형태 때문에 생긴 것이다. 나들이할 땐 그 일자가 더욱 뚜렷해진다. 굽히지 않는 꼿꼿한 자세로 일자의 위세가 더욱 당당해진다.

하지만 이단의 물건도 많다. 휘어진 엿가락처럼 몸이 뒤틀려 체형이 삐딱한 놈, 일어서기만 하면 바나나처럼 허리가 구부러지는 놈이 있는가 하면 물갈퀴처럼 불알주머니 피부에 붙어 있는 희한한 놈도 있다. 이 중에서 일어서기만 하면 바나나 형태로 변신하는 녀석이 페이로니 병(Peyronie's Disease)이다. 발기되면 직선을 이루지 못하고 어느 한쪽으로 구부러진다. 페이로니라는 프랑스 의사가 처음으로 붙인 이름이지만 필자는 이해를 돕기 위해 ‘바나나 음경’이라고 부른다. 100명의 성인 남자 가운데 1명꼴로 꽤 자주 볼 수 있다. 상하좌우 어느 방향이라도 구부러질 수 있고 그 정도도 매우 다양하다.

심하게 구부러지면 물건의 동굴 진입이 어렵다. 이 상태를 기계적 임포텐스(Mechanical Impotence)라고 한다. 발기 살을 둘러싸고 있는 백막은 고유의 신축성과 탄력성을 지닌다. 발기를 물리적으로 정의하면 백막이 가진 탄력성의 최대 한계까지 팽창하는 이벤트이며, 이때 백막 팽창은 전체적으로 균등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일자 발기를 이룬다. 그러나 백막 일부에 흉터가 생기면 딱딱한 섬유성 조직 때문에 부분적으로 탄력성을 상실, 균등 팽창 능력이 소실된다. 흉터가 생긴 부위로 발기된 막대기가 구부러지는 상태가 바나나 음경이다.

바나나 음경은 귀두 쪽보다 음경 뿌리 쪽이 더욱 단단해지는 소위 ‘절편성 발기(Segmental Erection)’를 보이기도 한다. 발기 기둥 내부로 들어가는 혈류를 흉터 조직이 방해하기 때문에 부위별로 강직도에 차이가 나는 것이다. 바나나 음경은 설령 기능적 장애가 없다 해도 만곡(彎曲)에 대한 심리적 부담 때문에 성기능 장애를 동반하기도 한다.

물건은 직선 발기를 이루는 구조를 자체에 내장하고 있다. 백막은 발기 살의 외피(外皮)다. 축구공의 외피처럼 강인하고 질긴 섬유성 백막이 스펀지 형태의 발기 살을 둘러 싸고 있다. 발기 살이 늘어날 수 있는 한계는 그것을 둘러싼 백막의 최대 신장 능력까지다. 축구공에 공기를 주입하면 축구공 외피의 최대 탄성만큼 확장되어 단단해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바나나 음경의 가장 흔한 원인은 성교 중에 발생하는 굴곡 손상이나 자위행위 할 때 음경에 가해진 무리한 외력이다. 굴곡 손상이란 발기 음경이 순간적으로 구부러져 받은 상처를 말한다. 비록 순간적이긴 하지만 휘어진 막대기의 볼록 면 백막이 강한 장력을 받아 미세한 혈종이 형성된다. 이때 통증과 함께 ‘뚝’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이 굴곡 손상이 치유과정에서 딱딱한 흉터 살 덩어리를 남기는데 이것이 색대다. 색대 부위의 백막은 고유의 신축성을 상실, 물건이 발기되면 색대 부위 쪽으로 휘어지게 된다.

물건 기장이 긴 사람은 짧은 사람보다 바나나 음경 빈도가 더욱 높아진다. 길이가 긴 만큼 굴곡 외상을 받을 기회가 더 많기 때문이다. 젊은 사람은 탄력성이 우수하여 굴곡 손상을 받아도 출혈이나 손상 없이 곧 복원되는 경향이 있지만 중년 이후의 물건은 백막 내외층이 쉽게 분리되는 미세 손상을 입기 마련이다. 중년 이후의 물건이 젊고 싱싱한 물건보다 바나나 음경이 많은 까닭이다. 물건도 노후되면 탄력성이 떨어져 작은 굴곡만으로도 쉽게 소낭을 받는다.

백막의 미세손상은 1년이나 1년 반 사이에 조직 변화가 완결된다. 이 기간 동안 자연 치유될 수도 있지만 딱딱한 흉터살 덩어리를 남기기도 한다. 처음엔 염증 반응 때문에 통증을 동반하지만 염증 반응이 소실되면 곧 딱딱한 덩어리를 남겨 만곡을 보인다. 시간이 경과하면 만곡도도 점증된다. 상부 만곡도가 45도 이상이거나 좌우 측면 만곡도 또는 하부 만곡도가 30도 이상일 때는 성기결합이 어렵고 성행위 중 결하된 성기가 해체된다. 성기 결합에 지장이 있거나 통증이 심할 때는 수술적 교정이 필요하다. 바나나 음경은 대체로 13%가 자연 치유되고, 40%가 악화되며, 나머지 47%는 정지되는 경향이 있다.

정정만(성칼럼니스트)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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