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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만 되면 다리가 아프다고 우는 아이 ‘소아 성장통’

겨울철엔 특히 비타민D 부족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 입력 2020.01.09 10:24
  • 기자명 신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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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8세 이현이(가명)는 유독 밤만 되면 다리가 아프고 심할 땐 잠을 못 잘 정도여서 엄마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 한참 커가는 시기라 소아 성장통일 거라는 예상했지만, 피 검사(25OH vitD3)를 통해 나온 비타민D 수치가 20ng/ml 미만으로 결핍 수준이라는 예상치 못한 진단을 받았다. 의사의 처방대로 이현이는 부족한 비타민D는 영양제로 보충하고 낮에 무리한 신체 활동은 줄였다. 성장통이 심한 날에는 진통제를 먹었더니, 차츰 증상이 나아지고 있다.

 

낮보다 밤에 주로 나타나는 성장통

소아 성장통은 성장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3세부터 12세 아이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낮에는 정상적으로 생활하다가 밤만 되면 양쪽 무릎과 허벅지, 발목 또는 팔에 통증을 호소하는 게 특징이다. 성장통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뼈를 싸고 있는 골막이 늘어나면서 신경을 자극하거나 뼈가 자라는 속도보다 근육 인대 성장이 느려 근육과 힘줄이 당겨지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렇게 발생한 통증은 주의가 분산되는 낮보다 밤에 더 예민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유독 밤에 성장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서지영 교수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서지영 교수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서지영 교수는 “성장통은 대부분 가벼운 정도의 통증을 주로 밤에 간간히 호소하지만 통증이 심해서 잠을 못 잘 정도라면 참지 말고 진통제를 복용하는게 좋다. 성장통이 심하다면 낮에 심한 운동을 피하고 잠들기 전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따뜻한 물에 통목욕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픈 부위를 따뜻한 찜질팩이나 물수건으로 주물러 주는 것도 좋다. 다만 소아에게는 강도 높은 마사지나 심한 압력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겨울철 부족해지기 쉬운 비타민D 등 충분히 섭취

소아 성장통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지만, 몇 가지 조사결과를 통해 예방법을 찾아볼 수는 있다. 연구에 따르면 성장통을 겪는 일부 아이들이 성장통이 없는 아이보다 골밀도가 낮게 나타났다. 비타민D와 철분이 부족한 경우엔 통증이 더 많았다. 결과적으로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가 부족하지 않도록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비타민D는 부갑상선에서 만들어지는 호르몬을 도와 칼슘을 알맞게 골수로 운반해준다. 뼈가 정상적으로 자라는데 필요한 칼슘 흡수를 돕는 만큼 성장기 어린이에게 꼭 필요한 영양소다. 비타민D가 풍부한 음식은 ▲계란 노른자 ▲고등어, 연어, 송어, 참치, 장어 등 지방이 풍부한 생선류 ▲표고버섯 ▲우유, 오렌지 주스, 시리얼 등이다.

하지만 음식을 통해 섭취할 수 있는 비타민D는 10%에 불과하다. 90%는 햇볕을 쬐어야만 체내 합성이 된다. 야외에서 햇볕을 쬘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겨울철에는 비타민D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실제로 2018년 발표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남자 75.2%, 여자 82.5%에서 비타민D 결핍증을 보였다. 10대 청소년 90%가 비타민D 30ng/mL 미만으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10년 전보다 증가한 수치다.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서지영 교수는 “매일 팔다리가 노출된 채로 30분 이상 직사광선을 쬐지 못하거나, 비타민D 검사 수치가 30ng/ml 미만이라면 영양제로 보충해야 한다. 비타민D 성인 하루 권장량은 400~600IU이며, 최대 4000IU까지다. 1세 미만 영아는 하루에 2000IU를 넘지 않도록 권장한다. 나이와 검사 수치에 따라 필요한 보충 용량이 다르니 전문의 처방과 진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 부위 통증이 계속된다면 다른 질환 의심

성장기 아이들이 다리가 아프다고 모두 성장통이라고 할 순 없다. ▲통증이 계속되고 점점 더 아파하는 경우 ▲근육보다 무릎 자체 관절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 ▲낮에도 계속되는 통증 ▲걷기에 문제가 있거나 ▲열감, 부종이 동반되는 통증 등 한 부위 통증이 계속된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소아 류마티즘, 소아 특발성 관절염, 골연골염, 골종양, 골대사 이상증 등 다른 질병이 의심되기 때문이다. 운동을 많이 했거나 특정 관절 부위에 지속적으로 힘이 들 때도 성장통과 비슷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때에는 스포츠 손상이나 피로골절은 아닌지 감별이 필요하다. 이밖에도 심한 성장통과 함께 급성장했다면 성조숙증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만 4세 이상부터 사춘기 전까지는 1년에 5~6cm 정도 자라는 것이 정상범주에 속하며, 일반적으로 남자는 만 16~17세, 여자는 만 14~15세에 성장이 종료된다.

 

도움말 |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서지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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