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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은 왜 박쥐를 먹나?

[엠디저널] 코로나가 관심을 받으면서, 그 배경이 된 ‘박쥐 취식’문화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있다. 물론 현대 한국인들의 관점에서 이해하기 힘들지만, 중국인들이 저렇게 ‘병균의 온상’이라는 박쥐를 즐겨먹는 이유가 있다.

중국에선 고대로부터 식용 박쥐에 대해 ‘양생과 약’이라는 기본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전설 속의 흰색 박쥐를 먹는다면 수명이 늘어나고, 신선까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이런 믿음은 서진(西晋, 중국 삼국시대 직후 시기)의 최표(崔豹)라는 학자가 저술한 고금주(古今注)라는 책에 나온다.

“500살이 된 박쥐는 흰색이고, 머리가 무겁고 발이 가벼워 거꾸로 매달리는 것을 좋아하며, 먹으면 신선이 될 수 있다. 고로 ‘신선쥐’라고 부른다.” 이것이 바로 그 기록이다.

동진(东晋, 서진 후의 시기)의 갈홍(葛洪)도 본인의 저서인 <포파자-내편(抱朴子·内篇)>에서 “1000살이 된 박쥐는 흰색이며, 바람에 말려 가루를 내어 먹으면 수명이 늘어날 것이다.”라고 적었다.

같은 시대 곽박(郭璞)도 <현중기(玄中记)>에서 “100살이 넘은 박쥐는 붉은 색이며, 1000살의 박쥐는 흰색이 된다.”며 유사한 주장을 했다.

뿐만 아니다. 송나라 시대의 명저 <태평어람>에서도 이와 비슷한 맥락의 “교주 지역 단수정 밑에는 깊은 동굴이 있는데, 그곳의 박쥐를 먹으면 신선이 된다.”라는 내용이 있다. 지금이야 어이없는 내용이지만, 책의 제목에서 ‘어람’은 황제가 직접 사용한다는 의미로 실제로 송 태종황제가 이 책을 매일 3권씩 읽었다고 한다. 1000권에 달하는 이 시리즈는 편찬 기간도 서기 977년 3월에서 983년 10월의 6년 반 동안 이방(李昉), 이목(李穆), 서현(徐铉)등 당대의 대학자들이 투입된, 그야말로 당대 최고 권위를 가진 백과사전이라고 할 수 있다.

고대 중국인들의 관점에서 흰색 동물은 상서로운 것들이었다. 심지어 고대의 선인이라고 불리는 장과로(张果老, 철학자 겸 연단술사)가 흰 박쥐가 변한 것이라고 믿다니,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박쥐를 좋아했던 듯하다.

물론 박쥐가 진짜로 1000살까지 살 순 없다, 하지만 흰색 박쥐는 실제로 존재하고(노화, 돌연변이, 또는 품종적 원인) 덕분에 전체 박쥐에 대한 취식문화 역시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현대 중국의 급격한 경제성장, 체면과 대접을 중시하는 중국의 문화, 그리고 중화요리의 거대한 스펙트럼과 야생동물의 희소성이 맞물려 ‘진귀한 야생동물 요리를 대접하는 것’이 중국 부자들 사이에서 자랑거리가 되었다. 물론 불쌍한 박쥐들은 결과적으로 코로나19바이러스라는 복수를 했지만 말이다.

강지명 기자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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