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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시론]의사들도 이제 의원들의 입법발의에 관심을 갖자
최근 발간된 국립국어원의 ‘사전에 없는 말 신조어’에 나와 있듯이 ‘국회스럽다’(자신의 이익을 위해 비열하게 다투거나 날치기 등 비신사적인 행동을 일삼는 면이 있다)는 국회의원들에 대한 누리꾼들의 느낌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의원은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입원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입법발의도 할 수 있고, 국영기관에 관하여 감사를 요청할 수도 있으며, 국정 감사 기간에는 방대한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청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의사 8만 명이 모여서 항의집회를 하는 것보다도 국회의원 한사람의 입법 발의나 저지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이번에 의사들의 정당한 의료 활동마저도 자유롭지 못하게 얽매는 의료피해구제법과 기타 의료법의 개정이 저지된 이면에는 의협의 노력도 있었지만, 시민단체나 의사협회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감각과 깨어있는 의식을 갖고 있었던 한 국회의원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의료피해구제법은 의사더러 거의 신이 되라는 얘기이며, 다분히 포퓰리즘에 편승한 시민단체 비위 맞추기에 다름 아닌 법이다.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의 시민단체라는 것이 누가 뽑아 주었는지도 알 수 없는 달리말해 대표성이 부족한 단체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단체들은 시민을 위한다기 보다 이름만 그럴듯한 시민단체 자체를 위한 활동을 하는 수가 많다.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확충시키기 위해서는 정당한 의료 활동을 보장하고 격려해 주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다. 그동안 의사들은 사명감 하나로 최선의 치료, 최고의 치료방법을 적용하려고 노력해 왔는데, 의료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하고 있는 일부 몰지각한 시민단체와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고, 의사에 대해서 극도의 적개심을 가진 환자나 환자 가족들에 의해서 의사들은 벼랑 끝에 내몰려 무한책임을 추궁 받아야 한다는 말인가? 의사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병원 문을 닫고 의료분쟁소송을 전담하는 변호사의 사무장으로 취직하는 것이 좋겠다는 자조적인 말도 나오고 있다.

일부 무능한 국민건강보험공단·국민연금관리공단 직원에 대한 자정노력 필요
‘아는 사람의 약혼자가 과거에 어떤 병에 걸렸는지 알려줘 파혼에 이르게 하고, 친구 애인의 임신중절 수술 사실을 들춰보고, 약혼녀에게 간질과 B형간염 등으로 치료받은 사실을 알려줘 파혼에 이르게 하고 조직폭력배가 낀 불법 채권추심(빚 독촉)업체에 가입자 정보를 넘기고….’ 전 국민이 가입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과 1800만 명의 가입자를 갖고 있는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직원들이 각종 이권이나 청탁, 호기심 등으로 가입자의 개인 정보를 마구잡이로 열람하고 유출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9월 27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장복심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국민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각각 제출받은 ‘개인정보 유출 감사처분 내역’과 ‘개인정보 열람직원 특별감사 결과 보고서’에서 밝혀졌다. 장 의원은 “민감한 개인 정보를 마음대로 조회하는 등 두 공단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지경에 처했다”며 “두 공단직원들의 개인정보 열람 및 유출은 재산권 제한, 파혼, 불법 채권추심 등의 결과를 초래해 가입자인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등 큰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정신과 환자들이 일반 보험에 가입하려 할 때에 질병관련 정보를 어떻게 입수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일반 보험 회사에서 “당신은 정신과 진료를 받은 사실이 있으니 가입이 어렵겠다”고 통보해서 황당해 한다. 결국은 개인의 질병정보가 무방비 상태에서 누출되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사회적 여론이 비등하자 개인정보를 불법조회하거나 유출한 사람들에 대하여 중징계와 더불어 형사고발하기로 했다고 한다. 개인정보를 유출한 건강보험공단이나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지극히 일부 직원이겠지만 그러한 사람들이 자기가 속한 집단을 결국 지탄의 대상으로 만든다. 결국은 조직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번에 서울시에서 무자격 무능력 공무원을 퇴출했듯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직원으로서 자질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서울시와 같은 자정노력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의사자신의 정당한 권리 위해 적극적인 활동 필요
의사들이 자신들의 정당한 권리행사를 하기 위해서는 무리하고 시민단체만을 편들기 위한 엉터리 법들이 제정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노력이 항시 있어야 한다. 그것은 의협의 집단행동과 같은 시위만으로 해결될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회원들 각자가 의사에게 불리한 법을 만들어 상정할 수 있는 국회 내의 위원회(예를 들어 보건복지분과위원회)에 속해있는 의원들의 개인후원회에 대부분의 의사들이 참여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의사들은 지극히 폐쇄적이고 혼자서도 능히 살아가는데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정치적인 행위에는 관심을 갖지 않아 발전이 없다. 그래서 의협이나 의학회의 대표들이 관련 상임위원회에 속한 의원들의 후원에 적극 나서서 합법적으로 활동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의학회 산하의 대표들은 대부분이 대학교수이기 때문에 의사의 권익신장이나 해악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입법 발의권을 가지고 있는 의원들의 후원회에 좀처럼 얼굴을 내밀지 않는다. 어려운 일이 발생했을 때만 섭외를 하려하기 때문에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설사 그것이 많은 회원들을 위한 일이라 하더라도…… 의사들도 이제 자기가 속한 집단의 대표에게만 모든 책임과 의무를 지울게 아니고 스스로 자신을 정당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의원후원회 등에 참여하는 등 정치적인 활동이 있어야만 결국 사회에서 약자가 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도 교수들은 국회의원을 포함해서 어느 누구에게도 아쉬운 소리를 할 일이 거의 없다. 그러한 자세는 회원들의 대표가 되어서도 계속된다. 우리가 흔히 인권이라고 말할 때에는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받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의사들이 나서서 “의권”운운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감 하지 못한다. 변호사들이 변권(辯權)을 주장한 것을 본 적이 없다.

의협, 예전보다 더 많은 노력으로 경주해야
한동안 의협로비파동으로 홍역을 치루면서 깨달았듯이 이제 의사들도 로비 운운하는 소리 듣지 않도록 도움이 될 수 있는 국회의원들을 후원하는 행사에 합법적으로 참여할 줄 알아야 한다. 많은 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많은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한 활동도 없이 어떤 도움을 받거나 의사들의 권익에 침해를 받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지극히 현실감이 떨어지는 사고(思考)방식이다. 의협은 그동안 말썽이 많았던 의정회를 폐지하고 새 투쟁조직으로 ‘의권회복중앙위원회’를 운영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의사들은 대외적으로는 투쟁이라는 말은 가급적 쓰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의협집행부에서는 회원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그런 말을 쓸 수 있겠지만…… 의협 대의원 총회에서 결의 된 사항이고, 40대의 젊은 수장이 이끄는 의협이니 대외사업추진본부를 만들어 대외협력사업을 잘 펼치리라고 기대한다. 이제 의협도 어떤 법이 국회에서 이미 발의된 후에 동분서주 할 것이 아니라 법조인들처럼 엉뚱한 법이 아예 발의되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학술단체로 인정받고 있는 의학회가 사단법인으로 따로 독립해 나간 상황에서 의협은 그 전보다 더 많은 노력을 경주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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