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점일방일(拈一放一)

  • 입력 2020.03.09 10:35
  • 기자명 박혜성(혜성 산부인과 원장, 여성성의학회 이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엠디저널] 약 천 년 전에 중국 송나라 시절 사마광의 어릴 적 이야기이다.

한 아이가 커다란 장독대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는데, 어른들이 사다리 가져와라, 밧줄 가져와라 요란법석을 떠는 동안 물독에 빠진 아이는 숨이 넘어갈 지경이었다. 그 때 어린아이였던 사마광이 돌맹이를 주워들고 그 커다란 장독을 깨트려서 아이를 구했다. 어른들이 이것저것 따지며 시간 낭비하고 있는데 사마광은 비싼 장독 대신 아이의 목숨을 구한 것이다. 즉 더 귀한 것을 얻으려면 덜 귀한 것은 버린 이야기이다.

점일방일(拈一放一),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놓아야 한다는 말이다.

하나를 쥐고 또 다른 하나를 쥐려한다면 그 두개를 모두 잃게 된다는 말이다.

내가 살아감에 있어 어떤 것을 얻기 위해서 놓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많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무엇이든 구할 수 있는 요술가게가 있었다.

그 가게에 가면 자신이 얻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조건이 있다.

자신이 간절히 얻고 싶은 것을 위해서,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하나 주어야 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돈을 얻기 위해서, 가족과 같이 보내는 시간을 주어야 하고

권력을 얻기 위해서 삶의 잔잔한 즐거움을 포기해야 하고

공부를 하기 위해서 친구와 지내는 시간을 포기해야 한다.

어떤 사람이 외도를 한다면 가족과의 화목함이나 아내의 신뢰를 포기해야 한다.

즉 어떤 것을 얻고 어떤 것을 잃을지는 자신의 인생관, 과거의 경험,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관, 철학 등이 모두 관여한다. 절대로 사람은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다. 특히 정말로 원하는 것, 하나를 가지기 위해서는 어떤 것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

남녀관계에서도 이것은 같은 이치이다.

친밀감과 사랑을 얻기 위해서, 시간을 써야 하고, 노력해야 하고, 그리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사업에서 성공하면서, 그리고 가족도 잘 지키면서, 그리고 또 사랑도 잘 하는 것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젊었을 때는 시간과 체력은 있는데 돈이 없고

중년에는 돈과 체력은 있는데 시간은 없고

나이가 들면 시간과 돈은 있는데 체력이 없다.

즉 모든 것이 다 갖추어진 때는 없다.

없는 것을 핑계로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것인지

있는 것을 가지고 부족하더라도 무언가를 할 것인지는 본인의 선택이다.

조금 덜 성공하고, 조금 덜 가지더라도, 더 늦기 전에 약간의 시간과 노력을 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저작권자 © 엠디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