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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은 안전할까?

소아기뿐 아니라 성인게도 '선천성 심장병'

  • 입력 2020.04.14 09:57
  • 기자명 정남식(필메디스내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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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협심증, 심근경색증과 같은 심장병은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대표적인 후천성 심장병이다. 이와는 달리 선천성 심장병은 태어나면서부터 심장벽에 구멍이 있거나 혈관이나 판막 구조에 이상이 있는 경우다. 대표적인 선천성으로는 심방중격 결손증, 심실중격 결손증, 동맥관 개존증 등이 있다.

유전·환경의 상호 작용이 원인이다
심장 기형의 빈도는 정상 출생아 1,000명당 7~8명으로 추산되는데, 형제나 부모가 선천성 심장 질환을 앓을 때 다른 자녀에게 선천성 심장 질환이 나타날 가능성은 2~6% 정도다. 
선천성 심장 질환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분명하지 않다. 마르판 증후군이나 누난 증후군 같은 단일 유전자 이상에 의한 심장병이 3%, 다운 증후군이나 터너 증후군, 에드워드 증후군 같은 염색체 이상이 동반된 경우가 13% 정도고, 대부분은 유전·환경의 상호 작용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약물, 풍진* 감염, 음주, 흡연 등도 태아의 심장이 형성되는 임신 초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선천성 심장병은 보통 아이들에게서 많이 발견되지만, 어른이 돼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어릴 때 선천성 심장 질환을 발견하지 못했거나 발견했지만, 수술 적응증이 아니라 수술하지 않아서, 또는 증상이 없어 병원을 방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풍진
홍역과 비슷한 발진성 급성 피부 전염병. 흔히 어린아이들에게 많으며, 엷은 붉은색 뾰루지가 얼굴이나 머리를 비롯해 온몸에 퍼졌다가 3~4일 만에 낫는 병이다. 잠복기는 20일가량 되며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한다. 

대표적인 선천성 심장병
심방 사이에 구멍이 있는 심실중격 결손증, 필요 없는 혈관이 남아있는 동맥관 개존증이 대표적인 선천성 심장병이다. 이 중에서 심실중격 결손증이 가장 흔한 선천성 심장병이다.
현재 선천성 심장병은 수술 성공률이 99%가 될 정도로 수술 및 치료법이 발달된 질병이다. 태아 때부터 심초음파 검사로 심장 기형 여부를 판단하고 청색증, 흉통 등 심장 이상 증상이 있으면 조기에 발견해 치료해야 한다. 


◉ 대표적인 선천성 심장병 1 》 심방중격 결손증
심방중격 결손은 좌심방과 우심방을 나누는 벽에 구멍이 있는 것이다. 구멍으로 좌심방의 혈류 일부가 우심방으로 유입되어 다시 폐순환을 거치기 때문에 우심방과 우심실의 크기가 커지고 폐혈류도 증가한다. 선천성 심장 질환의 7% 정도를 차지하고, 성인에게 가장 흔한 심장병으로 여성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다. 
구멍(결손) 위치에 따라 2차공 결손, 1차공 결손, 정동맥 결손, 관정맥동 결손으로 나뉘는데 2차공 결손이 가장 흔하다. 
심방중격 결손증은 어릴 때부터 10대까지는 대부분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데, 상기도 감염(비강·인두·후두 전체가 감염되는 것)이 잦을 수 있다. 만약 성인까지 수술을 받지 않으면 폐동맥 고혈압*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 또한 대부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진찰해도 심잡음(심장부에서 들을 수 있는 병적인 잡음)이 잘 들리지 않아 진단에서 놓치기도 한다.

*폐동맥 고혈압
심장에서 폐로 혈액을 운반하는 폐동맥 내의 혈압이 높아져 폐동맥이 두꺼워지고 폐의 혈액 순환이 나빠지는 상태

일반적으로 수술은 3~5세 때가 적당하고,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 모두 가능하다. 인공 헝겊이나 심낭조직을 이용해 구멍을 막아주는 수술이 대표적 치료법이다. 최근에는 심방중격 결손을 막아주는 여러 기구가 개발되어 비수술적 치료도 할 수 있다. 비수술적 치료는 심장을 정지시키지 않고 허벅지 혈관을 통해 기구를 심장까지 위치시키고 심방중격 결손을 폐쇄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수혈이 거의 필요하지 않다는 점, 개복하지 않기 때문에 통증이 별로 없으며 입원 기간이 짧고, 흉터도 없다는 점 등 다양한 장점이 있어 많이 시행한다.


◉ 대표적인 선천성 심장병 2 》 심실중격 결손증
가장 흔한 선천성 심장병으로 전체의 20% 정도를 차지한다. 하지만 심실중격 결손은 수술 등의 치료 없이 자연적으로 폐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른에게서는 많이 발견되지 않는다. 심방중격 결손증처럼 결손 위치에 따라 다양하게 나뉘고, 중격 결손의 크기와 혈류량의 정도에 따라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 대표적인 선천성 심장병 3 》 동맥관 개존증
동맥관은 태아 때 대동맥궁*과 폐동맥 사이를 연결하는 혈관으로 태어난 지 수 시간 내 저절로 막힌다.

*대동맥궁
상행대동맥과 하행동맥 사이에 있는 활 모양으로 굽은 부분. 대동맥활이라고도 한다. 상행대동맥은 좌심실에서 시작하는 굵은 동맥으로, 여기서 심장에 피를 보내는 관상동맥이 갈라져 나온다. 하행대동맥은 대동맥궁의 연장으로 척추 앞으로 내려간다. 

하지만 동맥관이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이 동맥관 개존이다. 대동맥과 폐동맥 사이에 통로가 뚫려있다 보니, 압력이 높은 대동맥에서 압력이 낮은 폐동맥으로 혈액의 흐름이 생긴다. 
작은 동맥관은 증상 없이 정상 생활이 가능하지만 큰 동맥관은 심부전증, 잦은 호흡기 감염, 발육 부전 등을 가져오고, 나이가 들면서 점차 폐동맥 고혈압도 심해진다. 여성에게서 더 자주 나타나는데, 요즘은 심장 초음파 검사 등으로 어릴 때 대부분 발견된다. 일부 경우를 제외하면 기구를 이용한 비수술적 치료로 완치할 수 있으므로 동맥관 개존은 크기에 관계없이 막아주는 것이 좋다. 


2차적으로 발생하는 내과 질환에 주의한다
선천성 심장병을 치료하지 않았거나 치료 후 남은 구조적인 문제들 때문에 심부전, 부정맥, 폐쇄성 폐동맥 등 2차적으로 내과적 질환이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선천성 심장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고, 선천성 심장병이 있는 경우 정기 검사와 진료를 미루어서는 안 된다. 선천성 심장병을 진단하는 방법으로는 심장 초음파 검사가 있다. 심장의 구조적 이상과 기능을 한 번에 평가할 수 있고, 검사 결과에 따라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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