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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의학’, 다름을 인정하면 같음을 알게 됩니다!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혜원 교수

[엠디저널] “현대의학에서 대한민국은 가히 세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의사 개개인의 술기는 물론 SCI급 논문은 이 시간에도 끊임없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흐름을 읽는 눈이 없다면 최고의 자리를 오래 유지하기 힘들 것입니다. 또한, 통합의학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외면한다면 결국 절름발이 의학으로밖에 남지 않을 것입니다.”
현대의학은 20세기부터 지금까지 누구도 이견을 제시하지 못할 만큼 정통의학(conventional medicine)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도 이러한 흐름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21세기에 들어 현대의학은 만성질환이나 통증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혜원 교수는 현대의학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새로운 의학의 패러다임을 ‘통합의학’이라고 말한다. 
물론 ‘통합의학’은 아직 현대의학에서는 정식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미국이나 유럽의 의료 선진국에서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다양한 근거를 도출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통합의학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보완의학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 교수 역시 그 선구적 연구자다.
“내 분야가 아니라서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의학의 근본은 환자를 위함에 있다’는 대명제로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힘주어 강조하는 이혜원 교수를 통해 ‘왜 통합의학인가?’에 대해 들었다. 

마취통증의학과 이예원 교수

통합의학에 대한 정의를 설명하자면…
통합의학은 정통의학을 기초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바탕으로 하는 보완 또는, 대체 의학적 방법을 포함하는 것으로, 다양한 범위의 치료에 대한 철학, 접근방법, 치료법을 포괄하는 병원의 표준화된 치료 이외에 환자들이 이용하는 치료법을 말합니다.
정통의학은 무작위 비교연구(Randomized Controlled 
Trials, RCT)나 체계적 문헌고찰 중심의 과학적 근거를 중심으로 하는 서양 근대의학으로 인체의 구조 문제와 병리 기전에 관심을 기울이고, 병리 기전이 모호한 경우에는 통계적인 수치 중심의 근거중심의학(Evidence Based Medicine, EBM)이라는 개념을 통해 접근합니다. 
보완·대체의학(Complementary & Alternative Medicine, CAM)이라는 용어는 90년대 초반, 그리고 통합의학은 90년대 중반에 미국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보완의학은 정통의학과 더불어 치료에 이용하는 치료방법을 의미하며 대체의학은 정통의학을 대체해서 사용하는 치료방법을 의미합니다. 즉 증명되지 않은 비정통적, 보조적인 요법으로 과학자나 임상 의사의 평가에 근거해 증명되지 않았거나 현재 권장되지 않는 예방, 진단, 치료에 사용되는 검사나 치료의 방법을 지칭합니다. 그러나 아직 그 효과에 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해 제도권 의료계에서는 정식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따라서 통합의학은 의료보험을 통해 수가가 지급되지 않는 등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이 있습니다.

통합의학의 국내를 비롯한 세계적인 추세는 어떠한가?
보완통합의학의 경우 외국에서는 성인의 50~60%가 경험하고 있고, 한국인의 30~50%, 유럽 암 환자의 약 36%가 어떤 형태로든 보완통합요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보완통합의학에 관련된 연구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 의학계 주류로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인의 보완통합의학에 대한 신뢰도 정통의학에 견주어도 모자라지 않을 정도의 관심이 있으며 의대생들의 교육에 대한 요구도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2007년 미국 보완통합의학회지에 따르면 보완통합의학의 아이디어와 방법론이 정통의학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응답한 학생이 90%를 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들 학생 85% 이상이 미래의사가 되는 데 보완 통합의학 지식이 중요하다고 답했으며, 75% 이상은 학생 교육 과정에 포함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보완 통합의학은 특히 만성질환에 있어서 기존 정통의학의 한계점을 보완하고 환자 만족도와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현재 세계적으로 사용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외국의 통합의학 사례와 현재 국내에서는 어떻게 교육이 되는지 비교하자면…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은 오래전부터 정통의학과 보완통합의학이 공존해 왔으며, 특히 영국에서는 치료비가 국가 의료보험에서 지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광선요법(光線治療法, phototherapy) 전문대학 등이 있어 의료인들이 교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프랑스 의사 40%가 보완통합의학의 대표인 동종요법(Homepathy)을 현대의학과 더불어 환자를 치료하고 있으며, 독일은 연방보건복지부 산하 6개 연구소 중 ‘약제 및 의료기구 연방연구소’가 있어 보완·대체의학을 등록하고 시술하는 보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밖에 미국도 미국국립보건원 보고에 의하면 지난해 보완통합의학에 들어간 비용이 약 30조 원이나 되며, 해마다 15~20% 정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유력한 의학전문지인 ‘Journal of American Association’ 보고에 의하면 미국인 10명 중 4명이 보완통합의학 병원을 찾고 있고 지난 7년간 보완통합의학을 찾은 환자 수가 25%가 증가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이처럼 외국에서 보완통합의학에 관한 관심과 연구에 노력하고 있는 것처럼 국내에서도 보완통합의학의 교육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의학교육평가원에서 보완의학교육을 권고했고, 의대학장협의회의 사업팀에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의대 보완의학 교육 실태와 학습 목표 선정 등의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또한, 의대 학생 중 80% 정도가 보완통합의학을 배우고 있으며, 전공의와 전임의에 대한 교육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보완의학과 대체의학은 어떻게 차이가 있나?
보완의학은 정통의학과 더불어 치료에 이용하는 치료방법을 의미하며, 대체의학은 정통의학을 대체해서 사용하는 치료방법을 의미합니다. 보완의학으로는 동종의학, 서양생약의학, 응용 임상영양요법, 호소치료, 초유치료, 태반치료, 봉독치료, 산소오존치료, 킬레이션, 심신의학, 예술치료, 음악치료, 아로마치료, 분절성 신경근병 모델과 자극치료, 임상수기치료, 임상테이핑치료, 카이로프락틱, 임상운동치료, 인대증식치료, 전기 및 초음파치료, 운동치료 등이 있습니다. 대체의학으로 의료가 이원화되어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한의학이 제도권 내에 포함되어 정통의학의 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대표적으로는 중국 한의학 또는 아유르베다 등이 해당합니다.

통합의학은 만성질환이나 통증에 특화된 의학 분야인가?
통합의학은 정통의학을 기반으로 하여 접목할 수 있는 보완·대체의학에 근거를 둔 접목을 하는 것으로 특화된 진료과목은 아닙니다. 물론 한의사들은 통합의학 진료를 표방해 진료하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정통 서양의학을 하는 의사들이 한방에 해당하는 치료를 시행할 수 없는 법적 제한이 있어서 통합의학 진료를 하는 데는 제한이 있습니다.

통합의학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의료인들이 많이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효과적이고 검증 가능한 근거중심의학을 기반으로 한 보완·대체의학의 참고자료가 많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통합의학에 대한 교육을 받지 않고, 또한 이에 대한 경험을 받지 않은 의사들이 참고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통합의학에 대한 편견은 많이 해소될 것입니다.

선생님께서 통합의학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에 대해 알고 싶다.
2000년대 중반 개인적으로 침술에 관심이 있어서 김남수 선생님이 운영하는 침술 교육프로그램에서 교육을 완수하기도 하고, 태극권, 요가, 명상, 심신의학 등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정통의학으로 완전하게 해결할 수 없는 난치병, 만성질환 등에 접근하는 데 있어서 유용한 보완통합의학은 찾아내기 위하여 공부하면 할수록 그 범위가 다양하고 넓으며, 학문의 깊어서 그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침을 배우려면 먼저 한의학의 기본을 배워야 합니다. 공부하면서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경혈이라는 자리가 통증 치료에 이용하는 부위와 70%가 일치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현대의학은 생리학, 해부학, 유기화학 등을 근거로 하는데 한의학은 다른 시각으로 질병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원뿔을 자른다고 하면 방향에 따라 단면이 원형이 될 수도 있고, 또 삼각형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한의학을 억지로 현대의학으로 해석할 것이 아니라 먼저 모른다는 것을 전제로 시작해야 한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교수는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인데, 통합의학과는 어떻게 연관이 될 수 있나?
마취통증의학과 분야의 한 부문인 통증을 전문으로 하여 통증 외래환자를 진료하면서 성공적인 통증 치료를 위해서는 정통의학을 이용한 약물 및 신경치료 등의 통증 치료뿐만 아니라 환자의 일상에 해당하는 운동, 자세, 영양, 심리상태, 생활습관 등을 고려하여 보완·대체의학을 접목해야 할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통합의학의 정착을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2008년 의과대학에서 먼저 보완의학연구회를 창설했습니다. 의사들을 먼저 공부시켜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2010년 대한의사협회에서도 대체보완의학연구회를 신설하고 신장내과 김형규 선생님께서 위원장을, 그리고 제가 총무를 맡았습니다. 이후 다른 의과대학에서도 과목으로 정해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한 노력을 통해 현재는 거의 모든 의과대학에서 통합의학 과목이 신설되었습니다. 현재는 SCI급 논문도 지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통합의학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알고 싶다. 
먼저 통합적으로 접근해야 할 근거를 만들어야 합니다. 통합의학에 대한 많은 자료가 있기는 하지만 문제는 근거중심의학에 아직 들어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재연이 가능하고, 이를 설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레퍼런스가 있어야 합니다. 그것을 마련하는 것이 현재 통합의학을 하는 의사들의 역할입니다.

이 교수는 현재 통합의학 교과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내용으로 언제 정도 선보일 예정인가?
2012년 통합의학 교과서 발간 후 6년이 지났습니다. 일반적으로 교과서는 3~4년 정도마다 개정판이 나와야 하기 때문에 늦은 감은 없지 않습니다. 그동안 국내 통합의학에도 많은 변화와 함께 상당한 의학적 발전이 있었습니다. 통합의학 교과서 개정판 발행은 의료인들이 통합의학을 새롭게 바라볼 기회가 될 것이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의학의 방향을 설정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빠르면 올해 안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통합의학의 발전을 위해 이 교수가 가지고 계신 계획이나 구상에 대해 말해달라.
퇴임을 1년 반 남기고 남은 새로운 인생의 목표를 새로 정하는 데 있어서 통증 환자를 지속해서 진료하면서 환자 또는 일반인들이 궁금해하는 보완·대체의학에 해당하는 치료법에 대한 믿을 만한 자료를 제공할 수 있는 블로그 또는 유튜브, 도서를 출판하는 것을 다짐하며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를 원합니다. 

김은식 기자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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