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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자연물의 이상적 생성과 소멸을 노래하다
  • 양지원(문화예술학 박사/MD편집위원)
  • 승인 2020.04.20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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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높은곳을 향하여 Acrylic on Canvas 120x180 2011

[엠디저널] 존재에 대하여 무존재라 하면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한편 존재하지 않는 무존재는 존재한다는 모순이 존재한다. 그린다는 것과 지운다는 것에 의미는 무엇인가? 지움이라는 것은 또 다른 말로 시 공간 속에 흔적으로 남겨진다. 우리의 삶은 시간 속에 소멸하며, 지나간 궤적은 자취를 남긴다.
 
자유로운 영혼의 노래
작가 방효성의 작업은 시간과 공간 속에 놓여 있는 삶의 자취와 흔적에 관하여 묻고 대답하고 있다. 그린다는 조형적 행위 속에는 시간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 이러한 흔적은 지워지고 그려지는 행위의 반복 속에 집중과 분산의 조형성을 획득하게 되며 그 결과의 작업은 회화적 언어로 귀결되고 있다. 
작가는 ‘시간여행’이라는 제목을 설명한 글에서 ‘나의 작업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창조의 원형을 찾아가는 것이다’ 라고 서술했다. 마치 천지창조 이전의 암흑과 혼돈과 무질서 속에서 창조의 질서에 따라 존재의 원형을 찾아가는 듯한 그의 그림은 추상도 구상도 아닌 원형에 대한 원초적 욕망의 그리움을 찾아가는 작업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움의 미학
지운다는 것은 흔적을 남기며 이동하는 무언의 행위에 그려지는 작업의 또 다른 암묵적 시도이며 그 흔적 속에 조형적 작가의 언어로 그의 내재된 자아를 작업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 특유의 회색 모노톤을 바탕으로 한 인간 내면의 울림을 절제있게 표현하며 사유의 공간을 작업에 담았다. 
마치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계절이 변화하며 시간 속에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듯 계절을 덧입혀 나가는 것, 생성과 소멸의 반복은 잊혀짐과 사라지는 자취 속에 자유로운 영혼의 몸짓으로 다시 살아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것은 내 눈앞에 도래해온 천 년의 해후이다.
그는 회화와 설치, 드로잉, 퍼포먼스와 같은 다양한 작업들을 통해 정적인 이미지와 움직임의 변주를 시도하며 끊임없는 비움과 지움의 행위를 통한 미학을 작품에 반영했다. 새로운 미학 세계로 이끌어 나가는 그의 고뇌는 그만의 것이 아닌 4차 산업혁명의 시대의 주인인 우리에게도 다가오고 있다 
방효성 작가는 설치와 드로잉과 퍼포먼스 작가로 뉴욕 링컨센터 초청공연과 스위스 환경 미술심포지엄에 참여하였으며, 최근에는 지난 2월 개최된 사라예보 윈터(Sarajevo Winter) 페스티벌의 25주년 기념 전시와 30여회의 개인전 등 실험성 짙은 작업을 발표해오고 있다. 

양지원(문화예술학 박사/MD편집위원)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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