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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찾느라 간호기록 쓰느라 바빴던 간호사,

"자동 입력되고 환자 돌볼 시간 늘어서 좋아요”

  • 입력 2020.04.28 17:38
  • 기자명 신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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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교대 근무를 하는 병동 간호사 김미나(가명) 씨는 항상 퇴근 시간 무렵이면 바빠진다. 환자에게 사용한 의료장비를 찾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장비의 위치와 상태를 하나하나 직접 파악하고 타 병동에서 빌려온 장비가 현재 어디 있는지 확인해서 복도에 있는 화이트보드에 적어놓는다. 의료장비가 부족한 때는 타 병동에 전화를 걸어 대여 가능한 기기가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걸 다음 근무자에게 인수인계하고 나서야 그녀는 퇴근할 수 있다. 이처럼 확인하는 시간이 오래 걸려 퇴근이 늦어지고 약속이라도 있는 날엔 마음이 조급해진다. 또한, 환자에게 긴급하게 장비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장비 파악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환자들이 불편해하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자연스레 환자 간호시간은 짧아졌고 그녀의 고충은 날이 갈수록 커졌다. 병동에서 근무하는 대부분의 간호사들이 그녀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

이에 한림대학교의료원은 이동형의료장비에 실시간 위치 추적이 가능한 센서를 붙여 장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했고, 더 나아가 이 시스템을 간호기록지에 연동시켜 간호사들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근무환경을 개선했다.

한림대학교의료원 산하병원인 한림대학교성심병원·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은 지난 2월부터 이동형의료장비에 사물인터넷기술(IoT)을 적용한 RTLS 시스템을 도입해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이 시스템은 이동형의료장비에 부착된 센서(TAG)가 원내 와이파이(AP)와 통신하며 장비의 실시간 위치 및 사용현황을 파악하여 컴퓨터로 알려준다. 원내에는 와이파이가 충분하게 설치돼 있어 장비가 구석구석 어느 곳에 있든 위치추적이 가능하다. 때문에 간호사들은 컴퓨터 대시보드로 RTLS가 설치된 장비의 현재 위치와 사용상태를 쉽게 볼 수 있다.

현재 센서(TAG)가 부착된 이동형의료장비로는 Bladder Scan(방광잔뇨측정기), C.P.M Knee(무릎관절운동치료기기), EKG(심전도기), DVT(심부정맥혈전증검사기), Infusion Pump(약물자동주입기), Nebulizer(호흡기치료기), Patient Monitor(환자감시장치), Pulse Oximeter(산소포화도측정기) 등이 있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108병동 심미화 UM(수간호사)은 “간호사들이 업무 인수인계 시 장비사용현황을 일일이 작성해야 해서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시스템이 도입되고 나서부터는 컴퓨터를 통해 한눈에 알 수 있게 됐다“며 ”장비 파악하는데 드는 시간이 줄어든 만큼 환자들을 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할 수 있게 돼 간호사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실제 RTLS 도입으로 간호사들의 업무환경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3월 한림대강남성심병원 108병동에서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97%가 RTLS 도입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만족하는 이유로는 ‘장비 파악을 한눈에 할 수 있어서’, ‘인수인계 시간이 짧아져서’,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시간 확보’와 같은 편의성·간호 서비스 증대 부분이 많았다.

한발 더 나아가, 한림대학교의료원은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RTLS를 통해 얻어진 이동형의료장비의 위치 및 사용정보를 기존 PDA와 연동하여 OCS(처방전달시스템)/EMR(전자의무기록) 간호기록지에 자동으로 기록할 수 있도록 확대 적용했다.

그동안 간호사들은 환자 상태·정보·사용 장비 등을 매번 수기로 작성하느라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이번에 RTLS가 OCS/EMR 간호기록지에 자동으로 기록되면서 불필요한 수기 작성시간이 줄어들어 업무 효율성이 크게 늘었다.

이 시스템은 PDA로 환자에게 사용할 의료장비를 인식한 뒤 환자에게 지급된 팔찌의 바코드에 찍으면 장비의 시작시간 및 종료시간과 함께 언제, 어디서 어느 환자에게 사용했는지 자동으로 기록된다. 기존의 수기작성에서 자동기록으로 바뀜에 따라 환자·장비의 정보가 정확히 기록되어 진료의 안전성이 크게 높아졌다

한림대학교의료원은 이처럼 AI 기반의 솔루션 인프라 구축과 의료진 업무 효율 극대화를 위해 최첨단 기술을 의료현장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최근에는 안면인식 병동 출입 시스템·위내시경 영상 자동판독 AI 모델 협약·AI를 활용한 생체인식기술·한림스마트봇(챗봇) 등의 기술을 도입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선도적으로 대응하며 스마트병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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