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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주의자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박혜성의 배꼽밑이야기
  • 박혜성(혜성 산부인과 원장, 여성성의학회 이사)
  • 승인 2020.05.12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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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산부인과 의사인 나에게 찾아오는 여성 중에 최근에 남자친구가 생겨서 썸을 타고 있는데, 앞으로 잘 되고 싶다고 오는 여성들이 꽤 많다. 2주 후에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기도 하고, 10년 이상 섹스리스였는데 질이 건조해서 삽입이 안 될 것 같다고 걱정하면서 오기도 한다.

어떤 여성은 40살이 넘었고, 어떤 여성은 50살이 넘어서 온다.

여자로서는 꽤 늦은 나이인데도 결혼해서 임신을 하고 싶다고 하는 여성이 많다.

그동안 비혼주의였던 여성 중에 앞으로 제일 하고 싶은 일이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를 임신하고 싶다는 것이고, 가장 후회스러운 일이 조금 더 일찍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한다.

그런 여성들에게 이 사실을 꼭 알려 주고 싶다.

만약에 나에게 운명 같은 사랑이 찾아올 경우,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낳고 싶을 경우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 그러니 나이가 젊을 때 난자를 냉동해서 보관해 놓으라고 권하고 싶다.

난자 냉동은 불임시술을 하는 산부인과에서 하면 된다.

100~300만원 정도 비용이 든다고 한다.

얼마동안 냉동하느냐에 따라 다른 것이고, 몇 번 하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물론 남자든 여자든 암 수술을 받기 전에 난자나 정자를 미리 냉동보관 해 놓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아이는 돈이 있다고, 마음만 먹으면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백화점에서 명품 가방 사듯이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이 여자의 난소 나이인데, 44세가 넘으면 임신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40세가 넘기 전에 미리 난자를 냉동해서 보관해 두어야 한다.

시기를 놓치면 절대로 안 된다.

‘나에게 그런 순간이 오겠어?’ 라고 생각하겠지만, 우리는 100세 시대에 살고 있고, 사랑에 빠지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 ‘이 사람의 아이를 낳고 싶다’이다.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 아이가 있으면, 두 사람의 관계는 훨씬 깊어지고 오래 간다.

특히 평생 나에게 행복을 주는 아이는 정말로 소중하다.

‘내가 이 아이를 위해서 목숨을 바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그리고 아이가 부모에게 주는 엔돌핀은 절대로 돈으로 살 수가 없다.

돈, 명예, 권력보다도 더 순수한 기쁨을 준다.

나는 산부인과 의사로서, 혹은 두 아이의 엄마로서, 모든 남녀는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내가 노력하는 것이, 내가 돈을 버는 것이 모두 나의 아이들을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내가 이렇게까지
열심히 일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동물은 죽으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고 한다. 하지만 그건 유명한 사람들의 이아기다. 나는 죽어서 무엇을 남기겠는가? 아마도 나의 DNA를 물려받은 나의 아이들을 남길 것이다. 그거면 충분하다. 

박혜성(혜성 산부인과 원장, 여성성의학회 이사)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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