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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갖춰야 하는 ‘인지적 예방’ 의식
  • 이창준(허블스페이스대표)
  • 승인 2020.05.26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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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팬데믹(Pandemic)은 WHO 경보단계 중 최고등급인 6단계에 해당된다. 그 의미를 한글로 풀자면 ‘전염병의 대유행’이다. 팬데믹으로 분류되는 기준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급속히, 다른 권역의 국가에까지도 확산되는 경우이다. 이에, 필자는 펜데믹을 또 다시 2단계로 나누어 분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단순히 경보 분류 측면에서의 팬데믹이 있고, 인간사회와 문화 전반에 변화를 강제하는 팬데믹이 있다. 이 둘은 서로 다른 것이라 보아야 한다.

Pandemic : 역사적으로 악명 높았던 팬데믹

» 14세기 유럽 흑사병

» 1918 스페인독감

» 1968년 홍콩독감,

» 2009년 신종플루

» 2020년 코로나19

Pandemic ⇢ Culture

흑사병에 대해 깊이 연구하는 학계 중 하나는 아마도 사학계일 것이다. 역사의 전개 과정에서의 개연성 상당 부분은 흑사병으로 인해 생겨난 인식의 변화에 기인한다고 판단하면 적지 않은 부문에서 그럴싸 해진다. 넓게는 사회 계층의 격변을 가져왔고, 좁게는 일개 분야의 후퇴를 가져왔다. 그리고 그 파장은 또 다른 파장을 낳는다. 이 계열의 팬데믹은 단순한 질병에 대한 공포 그 이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1968년 홍콩독감, 2009년 신종플루는 흑사병이나 이번 코로나19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한국인 입장에서 보았을 때 비교하기 좋은 것은 신종플루와 코로나19의 차이일 것이다. 신종플루와 코로나19는 양쪽 모두 신종 인플루엔자라는 점에 맥락을 함께한다. 해당 질병 그 자체에 대한 공포의 계열은 동일하다. 그러나 그것이 강제한 사회 문화적 변화양상의 정도에는 극명한 차이가 있다.

팬데믹을 이원화하여 이해하고자 하는 필자의 시도는 향후 예방 차원에 그 목적이 있다. 이른 바 ‘인지적 예방’이라 칭하겠다. 모든 경계는 인지에서 출발한다. 인지하지 못 하고 있거나, 가벼이 여기고 있는 건에 대해서는 충분히 경계할 수 없다. 어떤 사람이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금번 코로나19 사태만 해도 본인의 증상 여부나 경로 등을 더 중하다 ‘인지’하고 있는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충분히 동참하지 않은 사람들이 세계적으로 더러 있었다.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가벼이 여기는 케이스들이 있다. 단순히 피상적인 팬데믹을 선포하는 것으로는 일반 대중들에게 어떠한 행동강령을 인지시키기에 한계가 있다. 또한, 사후약방문처럼 해당 질병에 맞게 새로운 단어가 생겨서는 그 행동을 강제하게 만드는 것이 어렵다.팬데믹 그 이상의 팬데믹 또는 전쟁경보에 준하는 제2의 팬데믹 단어를 만들어서 범세계적으로 주지하고 있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인간을 매개체로 한 감염병의 확산방지는 인간 전체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팬데믹에 대한 분류상의 고찰은 단순히 흑사병에 대한 역사공부처럼 팬데믹이 마스크 쓰는 문화를 가져왔다. 재택 근무를 강제했다. 대중 교통의 변화를 불러왔다. 자영업의 변화를 불러왔다와 같은 결과론적 얘기에 국한되는 인지만으로 끝내지 않기 위함에 대한 몸부림에 그 목적이 있다. 문화를 바꿔버린 팬데믹, 또는 새로운 인지를 인류에 강요하게 만든느 팬데믹은 단순히 질병으로 기억하게 만드는 것을 넘어서야 한다. 이러한 팬데믹 쇼크는 감염병으로 인해 촉발된 대공황으로 분류해야 한다. 나만 안 걸리면 된다는 인식을 초월하여, 인류와 겨레의 안녕에 해가 되는 존재로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재해와 질병으로 인한 재해는 이제 시작일지도 모른다.

흑사병처럼 대륙의 문화가 바뀌는 정도의 대공황 이후 다음 대공황은 20세기 초에 발생했다. 그러나 이번 대공황은 100년만에 찾아왔다. 주기는 점점 더 빨라질 것이다. 사회구성원들의 인식과 문화의 저변에서 위기적 인식을 새로이 갖춰야할 시기이다. 팬데믹 대공황에서의 일탈은 단순한 일탈이 아니다. 흑사병은 14세기에 불거졌지만 
18세기까지도 이어졌다. 인체 면역력이 저항할 수 없는 새로운 감염균들은 계속해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감염병에 대한 ‘인지적 예방’의식의 강화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우리가 너무도 당연하게 기꺼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에 나서는 것처럼. 

이창준(허블스페이스대표)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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