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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생활 집짓기

위암 환자였던 나만의 케렌시아를 찾아서

  • 입력 2020.08.13 08:30
  • 기자명 박병상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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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아침 일찍 매일 5Km를 걸어서 2년간을 출근했다. 건강하던 내가 어느 날 위 내시경 후 위암진단을 받았다. 2012년 6월 5일 위암수술, 이게 다른 사람의 일이 아니구나 생각했다. 6개월 전 위암진단을 받고 주치의가 ‘수술할 수 없다’고 통보한 친구를 병문안 갔었던 기억이 났다. 80%를 절제했다.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잠시 고민했다.”

이 글은 현재 하나닥터스넷 대표인 박병상(62)씨가 자신의 위암 수술 후 건강한 생활을 위해 어떻게 집을 짓고 꽃 중년 직장인으로서 또 어떻게 전원생활과 도시생활을 오가며 자신만의 공간을 만든 과정을 진솔하게 쓴 글이다 <편집자 주>

나만의 케렌시아를 찾아서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가는 피곤한 일상. 삶은 전보다 훨씬 나아졌는데, 신경 쓸 일은 전보다 많아졌다. ‘케렌시아(Querencia)’. 안식처를 뜻하는 스페인어다. 투우장에 맨 처음 들어선 소는 넓은 투우장을 둘러보며 자신이 쉴 곳을 먼저 살핀다. 투우사와 싸움에서 지치거나 죽음이 예상되는 순간에 자신이 정한 안식처로 이동해 숨을 고르고 다음 싸움을 준비한다. 이곳이 바로 ‘케렌시아’다.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 자기만의 시간, 에너지를 충전하는 곳, 잠시 나를 내려놓고, 나만의 휴식공간을 필요로 한다.

자연인의 행복이란? -죽음도 삶의 일부다.

대자연의 품에서 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한 채 자연과 동화되어 욕심 없이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이름 하여 자연인! 가진 것 없어 보이고, 불편한 삶이지만 이들은 모두 이곳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들에게 대체 행복은 어떤 의미일까? 어떤 행복의 비결이 있는 걸까? 50~60대가 가장 즐겨 본다는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 볼 때마다 감정이입을 시키며 보는 이 프로그램. 일어나 운동하고, 밥 먹고, 산에서 약초 캐고 산에서 사는 일상 이야기를 풀어내는 너무나도 뻔한 일들, 작은 공간과 틀에 짜여진 하루 일상. 1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모르면서 내가 깊은 산속에 사는 것처럼 재미있게 보는 프로그램이다. 자연인이 숲속에서 사는 이유도 각각 다르다. 건강 때문에, 가족 때문에, 삶이 너무 팍팍해서 등등 이들이 산속에서 자연인으로 사는 사연은 각각 다르다. 최근 이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자연인”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꿈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왜냐면 지금까지 살아왔던 도시의 터전을 떠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나는 2012년 6월 5일 위암수술을 받은 날을 내 생일로 다시 정했다. 수술 결과가 좋았다. 그래서 내가 다시 태어난 날 그 날. 원래 12월생인 나의 생일을 바꿨다. 남들이 암이라고 할 때는 그리 심각한지 몰랐다. 내가 배려심이 부족한 탓일 것이다. 막상 내가 당하니 큰일이었다. 죽고 사는 일,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늘 죽음의 그림자가 내 옆에서 얼쩡거린다. 함께 같이 다니는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건강한 먹거리를 찾으러 서울 근교에 다니면서, 내가 새롭게 살 곳도 찾아보았다. 죽음도 삶의 일부다. 용기가 필요했다.

최근 인기 있는 전원주택

- 젊은층은 아이들의 교육이 용이하고 도시로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

- 은퇴자는 도시와 연을 끊지 않으면서도 유유자적 할 수 있는 접근도 좋은 지역

- 30평대의 가성비 높은 전원주택

- 도심에서 이동거리 1~2시간 지역

전원주택 1년 살기

요즘의 여행 트렌드로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한 달 살기’가 유행이다. 며칠의 여행으로는 충족시키기 어려운 장기 여행인 셈이다. 도시의 일상에서는 추구하기 어려운 느리게 살기라는 의미도 있다. 이런 ‘한 달 살기’도 알고 보면 도시를 떠나서 나만의 자유를 찾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재충전이 필요할 때, 문득 삶을 돌아볼 시간이 필요할 때, 어딘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그렇지 못한 현대인들에게 여유로운 휴가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한 달 살기’는 추천할 만하다.

전원에서의 생활은 주말만 가서 사는 형태건, 완전 이주하는 형태건 생활의 상당부분을 바꿔야 한다. 전원생활을 해보기전에 연습 삼아 ‘1년 살기’도 있다. 자연과 여유로운 생활을 통해 미리 전원을 경험해 보고 문제가 없으면 인근 지역으로 완전 이주하는 것이다. 자연인처럼 살기는 어렵고, 전원생활을 위해 도시를 박차고 나갈 용기는 부족하다. 그럴 경우 직장에서 출퇴근 할 수 있는 적당한 거리에 집을 마련하여 ‘1년 살기’를 하는 것도 권장할 만하다.

건강 생활 집짓기 시작 - 여주에 평당 60만원, 140평 구입

2013년 7월에 내 땅을 구입했다. 나의 건강한 생활 집짓기 시작이었다. 양평, 가평, 용인, 여주, 이천, 광주, 남양주 인근 지역을 모두 다녔다. 정보를 수집하고, 드라이브 겸해 인근 지역을 다녔다. 내가 마음에 드는 땅이 최고다. 여주 IC인근에 평당 60만원, 140평을 구입했다. 서울 집에서 40~50분 거리. 아침 일찍 드라이브를 하다가 양지 바른 주택단지를 보고 바로 가계약을 했다. 약 20세대 정도 되는데 내가 맨 처음 계약이라고 했다. 2014년 10월 건축사를 만나 설계를 시작했다. 건축사와 월 2회 만나 나만의 공간인 케렌시아를 그렸다. 2015년 5월부터 3개월간 건축주 직영방식으로 목조주택 30평, 2층집으로 지었다. 집 짓는 시간이 행복했다. 부지 매입부터 세금 등 총 금액은 2억 6000만 원 정도, 예산 범위를 약간 상회했다. 내 맘대로 짓는 오직 하나뿐인 나의 집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웠다. 남들은 집 지으면 10년 늙는다는데, 집 짓고 10년 젊어졌다. 변화가 시작됐다. 사는 곳이 다르니, 모든 생활에 변화가 왔다. 남자는 평생 한번 집을 지어봐야 한다는데..... 남자가 아니라도 누구나 할 수 있다. 생각만 있으면.

“평일에는 도시에서, 주말에는 전원에서 살고 싶어요.” 도시생활을 떠나기는 어렵지만, 전원생활도 하고 싶어 하는 도시인들이 늘고 있다. 내려놓기는 어렵지만 전원생활은 하고 싶다는 뜻이다. 도시와 전원을 오가는 이런 ‘이중생활’을 영어로 ‘멀티 해비테이션(Multi Habitation)’이라고 한다. 어느 정도 경제력이 되는 도시인들의 진정한 로망은 도시에 직장과 주택을 그대로 두고 전원에 세컨드 하우스(주말주택)를 보유하는 것이다. 경제활동, 자녀교육 문제 등 여러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이를 절충한 주말주택을 선택한 것이다. 5일은 도시에서, 2일은 시골에서 생활하는 것을 의미하는 ‘5도(都) 2촌(村)’에서 ‘4도 3촌’으로, 심지어 도시보다 시골에 더 오래 머무르는 ‘3도 4촌’ ‘2도 5촌’ 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여러 어려움이 많다. 최근 1가구 2주택도 선택을 어렵게 한다.

별장 같은 전원주택이 아니다. 전원생활이 그립다.

전원주택은 도시 생활양식을 벗어나 교외 및 농촌 지역에 환경 친화적인 주거 기능을 확보하고 거주하기 위해 건축한 주택을 말한다. 도심지와 적당히 떨어져 있으면서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과 함께 사람의 마음과 몸을 포근히 감싸며 마음의 평화를 얻는 자연환경속의 주택이다. 정보통신망과 교통망의 확충, 법적, 제도적인 규제 완화로 전원주택단지 조성이 되면서 수도권지역 뿐만 아니라 강원, 충청권으로 확대되고 있다. 2000년 이후 전원생활이 큰 화두가 되면서 삶에 지친 도시인들의 로망이 되고 있다. 예전처럼 별장 같은 전원주택이 아니다. 주택의 크기와 관계없이 내가 살고 싶은 전원주택이 인기다. 자연과 함께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은퇴를 앞둔 사람들의 전용물이 아니다. 도시를 떠나 좀 더 여유로운 삶을 즐기려는 젊은 층들도 많아졌다. 젊은 층도 전원에 대한 동경이 늘고 있다. 도시에서 직장 또는 주 생활근거지와 접근성이 좋아진 것도 그 이유다.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하고, 개성 있는 전원주택은 아파트에서 느낄 수 없는 정원과 텃밭, 아이들의 놀이 공간을 갖출 수 있다. 천정부지로 오르는 아파트 전세 값 정도면 수도권 전원주택을 마련할 수 있다. 서울 기준으로 보면 수도권의 전원 주택지들은 출퇴근 1시간 거리로 사통팔달 도로의 접근성이 좋고, 공기가 맑아 전원생활을 즐기려는 층이 다양해 졌다. TV도 한 몫 하고 있다. 공중파 TV 정규 프로그램에서도 전원에서 아이들과 행복하게 사는 모습들이 많이 나온다. 어른들은 어렸을 적에 향수를 그리워하며 전원으로 가고, 젊은 부부들은 아이들에게 꿈을 키울 수 있는 자연으로 간다. 회색의 아파트를 떠나 나만의 삶을 살고 싶은 자유인들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대형 전원주택 단지를 분양중인 곳도 많아 아파트를 대신할 수 있는 주거공간으로서 충분히 가치가 있다. 이런 지역은 도시에서 사는 것이나 다름없다. 도시의 문화시설을 누리고, 의료시설을 이용할 수도 있고, 특히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이면 굳이 아파트에서 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일정 가구가 모여 있는 전원주택단지는 100~200평 정도의 합리적인 택지 분할로 토지가 넓지 않고 30평대의 가성비 좋은 가격으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 여기에 30~40대의 젊은 부부들이 합세하면서 전원주택은 점차 인기가 더해지고 있다. 전원주택은 자연 속에서 휴식의 공간으로 인식이 변화되고 있어 지속적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원생활의 쾌적함을 통해 자신을 힐링하고 있다. 학교, 병원, 대형마트 등의 신도시 인프라를 잘 활용하여 도시로 출퇴근하는 기반을 이용하면서 최근에는 전철 등이 인근도시에 잘 발달되어 도시와 같이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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