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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증세와 쌍둥이 연구

  • 입력 2020.09.08 11:24
  • 기자명 김영숙(정신건강의학전문의/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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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콜로라도 주립대학의 소아정신과팀이 최근에 328쌍의 일곱 살짜리 쌍둥이들의 ‘불안 증세’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것도 같은 성(Same Sex)의 이란성 쌍둥이 152쌍과 일란성 쌍둥이 174쌍을 찾아내서 아이들이 느끼는 불안, 초조, 걱정, 이유없이 느끼는 공포감, 공연히 가슴이 뛰고, 가슴이 답답한 육체적 증상, 남 앞에 나서면 불안해서 가능하면 혼자 있으려는 대인 소외감, 근육이 긴장되고 쉽게 피곤해지며, 잠이 잘 오지 않는 증상 등 어른에게는 흔한 증상들이지만 아이들에 대하여는 연구가 되지 않았던 분야였습니다.

뉴욕 시에서 발생했던 ‘세계무역센터 테러’나 ‘오클라호마주 청사 건물 폭파사건’ 등의 큰 재난 후에는 어린이들도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정신적 증상을 앓게 됩니다. 그래서 똑같이 TV를 본 후에 어떤 아이는 증상이 심하고, 어떤 아이는 아무 문제없이 본연의 성장과정과 학교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였습니다.

과거에 부모가 이혼했거나, 한 분이 돌아가셨거나, 형제가 암을 앓았다면, 이 사회적 스트레스의 경험이 아이들에게 되살아나는 확률이 큽니다. 이것은 어른이나 아이에게 비슷하게 작용하고,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러나 어떤 어른이나 어떤 아이는 유전적으로 유난히 더욱 예민한 체질이나 성품을 갖고 태어난다는 것이 이 연구팀의 결론이었습니다. 즉 ‘일란성 쌍둥이’의 체질이나 성품은 ‘이란성 쌍둥이’ 또는 ‘친형제’들 보다 더욱 비슷할 테니까요. 그리고 ‘이란성 쌍둥이’나 ‘피를 나눈 형제’는 똑같은 부모 밑에서 자랐다고 할지라도 ‘이복형제’나 ‘양자로 들어온 형제’ 보다는 유전적 영향이 크겠지요.

태어날 때부터 수줍음을 잘 타고, 작은 일에도 놀라기 잘하며, 걱정거리가 많은 아이들 중에서 ‘불안 증세’가 많은 것은 ‘유전적’인 영향에 관계가 있습니다. 이들에게는 미리부터 자신감을 길러주고, 걱정이 되는 것에 대해서 그림을 그리거나, 쉬운 말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의 불안감을 무시하거나 묵살하는 대신에 ‘타고난 성질’로 받아들여서 ‘이겨낼 수 있는’ 기술과 용기를 길러주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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