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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로 COVID-19를 파헤친다
  • 최인석(중국사천항공 기장)
  • 승인 2020.09.0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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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생태학자 제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1972년 7월 뉴기니섬의 정치가와 대화 중 “현대 세계의 불평등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되면서 인류문명을 변화시킨 3가지 “Guns(무기), Germs(병균), Steel(금속)”으로 역사를 파헤쳤다. 16세기 구대륙(유럽)의 해양대국들이 ‘총, 균, 쇠’를 활용해서 신대륙 아메리카를 침략하면서 겪었던 역사를 들여다 보면, 21세기 전세계 모든 국가들이 몸살을 앓고 있는 COVID-19 (확진자 23,186,124명, 사망자 804,105명, 2020년 8월 23일 22:00 현재)도 ‘총, 균, 쇠’ 의 반복된 역사임을 알 수 있다.

인류역사에서 “Guns(무기), Germs(병균), Steel(금속)”

왜 구대륙 사람들이 신대륙 아메리카사람들보다 ‘총, 균, 쇠’를 잘 활용할 수 있었을까?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대륙은 세로로 긴 형태로 농업에 적합한 기후인 지역이 그렇게 많지 않아 농업 발달이 어려웠다. 반면에 구대륙 유라시아인들은 좌우 횡으로 긴 형태여서 농업에 적합한 기후인 지역 분포가 매우 높아 농업이 비교적 빠르게 전파되었다.

인류는 수렵생활에서 농경생활로 정착하면서 인구 증가와 더불어 농기구 재료도 금속으로 한단계 발전한다. 농업을 하면서 발생한 시행착오를 기록하면서 문자가 개발돼 과학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게 된다. 이 과정에서 뛰어난 성능의 무기를 개발한 부족은 주변 부족을 점령하면서 국가로 성장하였고, 주변국의 영토를 침략해 제국으로 성장한다.

농경사회는 가축으로부터 수많은 자원(젖, 비료, 털, 노동력, 군사용, 고기)을 얻게 되었고, 그 중에서도 가축병균으로부터 생긴 항체는 인류에게는 최고의 선물이 되었다. 유럽의 구대륙 사람들은 가축을 키우면서 약 13종의 포유류 병균에 대한 면역력이 생긴 반면에 신대륙 남아메리카인들은 포유류 1종(라마)에 대한 면역만을 갖게 되었다.

16세기 168명에 불과했던 스페인군이 남아메리카 잉카제국 8만 대군을 무찌를 수 있었던 것은 해양대국 스페인 군대의 발전된 기술로 만든 갑옷, 칼, 총 등의 무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대륙 유럽이 남아메리카를 초토화할 수 있었던 최고의 살상무기는 신대륙에 발을 디딘 군인들이 퍼뜨린 홍역, 장티푸스, 천연두와 같은 병균이었다.

COVID-19는 ‘금속, 무기, 병균’의 통합체이다.

2001년 9월 11일 미국 뉴욕 무역센터와 국방부 건물을 목표로 한 항공기 자살테러는 전 세계 90여 개 국 약3,000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격적인 재앙이었다. 항공기는 현존하는 최고의 금속재료로 제작되었고, 200여 명의 승객이 탑승한 항공기는 분명 건물을 조준해서 날아가는 미사일이었지만, 차마 요격할 수 없는 항공기였다. 그러나 911테러는 인류 역사를 변화시킨 3요소(총, 균, 쇠)를 모두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미국에만 국지적인 피해를 주고 전세계로 확산되지는 않았다.

21세기 COVID-19의 출현은 16세기 스페인 군대가 ‘금속, 무기, 병균’으로 무장하고 해양을 통해서 아메리카대륙을 침략했던 역사를 재현하고 있다. 최고의 금속으로 제작된 항공기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승객들을 항공기에 태우고 전세계로 바이러스를 전파시켰다. 항공기는 바이러스를 실어나르는 미사일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되듯, 거미줄 같은 항공노선을 통해서 COVID-19는 전세계를 침략하고 있다. COVID-19는 지난 7개월 동안 전 세계 218개국의 국경을 봉쇄시켰고, 그로 인해 대부분 항공기는 멈추어 섰다. 다행히도 인류는 지난 수 천년 동안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발전해 왔다.

최근 우리나라를 포함한 몇몇 국가의 과학자들이 COVID-19 백신 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분명 언젠가는 COVID-19도 백신이 개발되 페스트나 홍역처럼 인류가 정복할 수 있을 것이며 다시 항공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시점에서 보건의료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항공산업을 견인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있다. 거미줄 같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국제공항에서 효과적인 COVID-19 진단검사와 이동하는 항공기에서 감염 피해를 줄이는 연구가 바이러스 해외 유출입을 막는 최전방 선제적 방법이다.

지난 120년 동안 항공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항공의학은 조종사의 건강에 초점을 두고 발전해 왔다. 21세기 전세계를 공격하고 있는 COVID-19라는 새로운 ‘총, 균, 쇠’를 극복하기 위해서 항공 승객들의 질병, 부상, 감염에 대하여 의료인들의 관심과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도움말] : 최인석

최인석(중국사천항공 기장)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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