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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 입력 2020.10.13 12:31
  • 수정 2020.10.13 12:40
  • 기자명 김영학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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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2020년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지구상의 모든 나라에 감염병 경보단계 중 최고 위험 등급인 ‘팬데믹(Pandemic)’ 경보의 빨간불을 켰다. 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처음 발견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COVID-19(이하 코로나19) 전 세계 확진자가 2천 9백만 명을 넘고, 사망자 수도 92만 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최근에는 인도의 경우, 하루 코로나 19 확진자가 10만 명 이상씩 나오고, 코로나 19 제2 팬데믹 현상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팬데믹(Pandemic)은 그리스어로 pan은 ‘모두’, demic은 ‘사람’을 뜻한다. 즉, 팬데믹은 전염병이 세계적으로 대유행하고 있으며 모든 사람이 감염될 수 있다는 강력한 위험 신호인 셈이다. 감기 등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RNA 바이러스의 일종인 코로나19는 사람을 포함한 다양한 동물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기존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종으로 외피가 돌기로 둘러싸인 왕관(Corona) 모양이라 ‘코로나’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제 코로나19의 제 2 팬데믹을 맞아 우리는 뉴노멀(New Normal)의 세계에서 넥스트 노멀(Next Normal)의 사회를 준비하며, 일상생활의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슬기로운 코로나 생활을 하는 방법은 왕관 모양의 코로나 19의 공포와 두려움에 맞서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며 전염을 차단하는 것이다.

2000년대 이후 유행한 질병 바이러스로는 사스(2002년), 신종 인플루엔자 A(2009년, 이하 신종플루), 메르스(2012년)가 대표적이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이라 불리는
사스(SARS-CoV)는 2002년 중국에서 시작해 수개월 만에 홍콩과 캐나다 등 전 세계로 확산한 신종 전염병으로 원인 병원체는 사스 코로나바이러스다. 당시 전 세계 8,096명의 확진 환자를 낳았으며, 국내는 4명의 확진 환자를 기록했다. 반면 2009년 3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발발한 신종플루(H1N1)의 피해는 강력했는데 세계 확진 환자가 1,632,258명이었고, 국내에서도 70만 명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 19처럼 팬데믹에 선정됐지만, 20세기 초반 ‘대재앙’이라 불리며 5,0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보다는 약했다. 이유는 그동안 인류가 바이러스의 비밀을 더 많이 풀어내며 대항 방법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조류독감 바이러스 치료제로 유명해진 타미플루가 대표적인 사례로 신종플루의 확산을 막았다. 2012년 6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시작한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CoV)는 코로나19, 사스처럼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종으로 중동과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퍼졌으며, 세계 확진 환자는 1,288명(국내 186명)이었다. 그 밖에 코로나19, 신종플루처럼 ‘팬데믹’을 선언했거나 이에 준 한 바이러스로는 1918년 스페인 독감, 1957년 아시아 독감, 1968년 홍콩 독감 등이 있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정체와 예방백신, 그리고 치료제

코로나바이러스는 Coronaviridae에 속하는 RNA 바이러스로 외피에
존재하는 곤봉 모양의 스파이크(Spike) 단백질로 인해 왕관 형태의 모양을 띠기 때문에, 태양의 코로나(Corona)에서 바이러스 이름이 유래되었다. 사람과 동물의 호흡기와 소화기계 감염을 주로 유발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1930년대 닭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이후 개, 돼지, 조류 등의 동물에서 발견되었고, 1960년대에는 사람에게도 발견되었다. 동물과 사람 모두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며, 동물 사이에서 유행하던 바이러스가 생존을 위해 돌연변이를 일으켜 사람에게로 넘어오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SARS)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SARS Coronavirus, SARS-CoV), 중동호흡기증후군(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MERS)를 일으키는 메르스-코로나바이러스(MERS Coronavirus, MERS-CoV),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ronavirus Disease-19, COVID-19)를 일으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가 있다.

질병 예방과 치료를 위한 인류의 대응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여러 합병증이 유발된다. 다양한 합병증들은 치료가 어렵고, 생명을 위협하기 때문에 몇몇 치명적인 바이러스 감염의 예방은 중요하다. 백신은 크게 독성이 약화 된 병원체가 살아있는 상태로 투여되는 생백신과 죽은 상태로 투여되는 사백신으로 나뉜다. 생백신의 면역 효과는 오래 유지되지만, 병원성이 있는 원래 형태로 바뀌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사백신은 이에 비해 감염의 위험성은 없지만, 사백신으로 생성되는 항체가 실제 질병과 무관할 수 있으며, T세포 면역을 제외한 항원항체반응만을 유도한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각 종류의 백신은 병원체의 특성과 위험도에 따라 알맞게 설계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현재에는 방어면역 유도에 중요한 병원체 단백질만을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재조합 백신 역시 많이 개발되고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 항바이러스제는 환자를 치료하는 것뿐만 아니라 추가 확산을 막을 수 있어 질병 통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항바이러스제를 통한 선제적인 치료는 증세를 완화해 기저질환이 있거나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의 2차 감염을 예방한다.

실제로 흔히 ‘독감’이라고 알려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주요 사망 원인은 호흡기 합병증과 기저 심폐질환의 악화이다. 호흡기 합병증은 바이러스성 폐렴을 일으키고, 기존 폐 질환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균(Haemophilus Influenza),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 같은 세균의 2차 감염으로 인한 세균성 폐렴을 유발한다. 이와 같은 2차 감염의 통제는 매우 중요하며, 그 때문에 치료 과정에서는 세균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을 막기 위해 항생제를 사용한다. 또한, 부족한 심폐 능력으로 인해 낮아진 혈액의 산소포화도를 높이기 위한 산소치료도 병행한다.

감염병의 원인체인 바이러스는 진화를 통해 빠르게 변이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예측 모델 연구를 통해 급변하는 변이 패턴과 출현 속도를 따라잡고, 숙주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바이러스에 직접반응하는 항바이러스 제제 개발을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또한, 바이러스 유행에 대비한 백신 개발과 질병에 대한 감시 및 통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며, 항원 선별기술을 개발해 시간 내에 바이러스의 특성 분석이 가능해 대유행 상황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다.

국내 코로나 확진자 현황과 슬기로운 코로나 생활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4일 기준으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25명 늘어 누적 환자수가 2만3천341명이라고 밝혔다. 125명 중 지역 발생이 110명이고, 해외유입이 15명이다. 신규 확진자 수는 9월 23일 110명에 이어 최근 다시 연속 세 자릿수를 나타냈다. 신규 격리해제자는 182명으로 총 20,832명(89.25%)이 격리해제 되어, 현재 2,116명이 격리 중이다. 위·중증 환자는 126명이며, 사망자는 5명으로 누적 사망자는 393명(치명률 1.68%)이다.

감염 경로별로 분류하면 지역 발생이 110명, 해외유입이 15명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39명, 경기 43명, 인천 10명 등 수도권에서 92명, 그 외 부산 7명, 대구 1명, 대전 1명, 강원 2명, 충북 1명, 충남 1명, 전북 1명, 경북 2명, 경남 1명, 제주 1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100명대로 오르면서 방역 대응에 비상이 걸렸다. 수도권을 넘어 경북, 부산 등지에서 산발적 감염이 잇따르면서, 추석 연휴 시작 전 코로나19 확산세를 확실하게 꺾으려던 당국으로서는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산발적 감염 확산세에 대해, 일각에서는 수도권의 거리두기 2.5단계를 2단계로 완화한 영향이 아니냐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는 앞서 지난 8월30일부터 수도권에 대해 고강도 2.5단계를 적용해 오다 지난 14일 2단계로 완화했다. 방역 당국은 잠복기를 감안하면 2.5단계 완화 관련 영향이 이번 주에 나타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가장 우려스러운 일은 계속 20%대를 웃도는 감염 경로 ‘불명’ 사례로 재확산 우려를 키우는 요소다. 이달 10일부터 23일까지 최근 2주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 1,628명 가운데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410명으로, 25.2%에 달했다. 신규 확진자 4명 중 1명은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모른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총괄대변인(보건복지부 1차관)은 “(거리두기) 1단계로의 조정과 같이 안정적인 상황으로 가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번 추석 연휴와 한글날이 포함된 2주간은 우리가 다시 1단계 생활방역 체계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아니면 가을철 재유행의 힘든 시간을 겪어야 할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고 했다.

새로운 뉴 노멀, WFH, WFE

빠르면 올해 가을이나 연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이 출시되더라도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은 내년 말이 돼야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의 전염병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NIH) 산하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은 최근 미국 MSNBC 인터뷰에서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백신이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 하면서도 “만약 코로나19 이전의 정상적인 생활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면 2021년 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인구의 다수가 백신을 접종하고 보호받는 기간이 따로 소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전날 하버드 의대 교수들과 간담회에서도 “올 가을·겨울 동안 웅크린 채 잘 넘겨야 한다.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우치는 실내 활동을 재개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지역사회 전파를 가능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야외에 있는 것 역시 보호 장막을 쳐 주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는 정치 집회를 거론하면서 “특히 군중 속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다면 그게 야외라고 해서 보호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코로나 팬데믹 현상이 오면서 우리의 일상은 마스크 착용은 물론 재택근무는 WFH(Working For Home), WFE(Working For Me)로 바뀐지 오래고, 집콕족, 방콕족이라는 새 신조어가 생겼다.

학교 수업도 환자 진료도 음식배달 주문도 비대면 수업, 비대면 진료, 비대면 배달이 일상화되었다. 쇼핑은 물론 심지어 방송국 뉴스 진행자 사이도 사회적 간격 거리 두기로 마스크를 쓰고 방송하기도 하는, 이제까지 ‘바이러스 전쟁’에서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시대(New Normal)의 시대를 살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단절로 거리에는 많은 실업자자 넘치고 관광객과 젊은이들로 넘치던 명동거리는 휑하니 비어었다. 세계 모든 나라가 경제를 일으키기 위해 돈을 무한정으로 공급하는 부양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지만, 모든 나라의 마이너스 성장의 시름은 한층 더 깊어 가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인류는 항상 역사적으로 진보해왔고 질병과 싸움에서 슬기롭게 대처해 왔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세계 모든 나라가 이번 코로나 19를 계기로 더욱 많은 협력과 도움을 주고받으며 우리는 새로운 뉴 노멀 시대의 기준을 세우고 앞서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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