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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가 안 되는 남편을 위한 제안

박혜성의 배꼽밑이야기

  • 입력 2020.11.17 17:38
  • 기자명 박혜성(혜성 산부인과 원장, 여성성의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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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51세 여성이 질건조증과 성교통 때문에 2년간 섹스리스였다. 1년 전에 폐경이 되었고, 갱년기 여성호르몬제를 복용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그녀는 10년 전에 재혼했다. 그녀가 재혼할 때 41세였는데, 자기와 같은 연령대 남자들은 모두 아이들이 어려서, 다른 여자가 낳은 자식을 키울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나이가 많은 남자와 재혼하기로 하고, 14살 차이가 나는 지금의 남편과 재혼을 결정했다. 그에게는 다 키운 자식이 있었지만, 결혼해서 분가했고, 남편의 지위와 경제적인 수준도 모두 마음에 들었다.

재혼하고 5년간 두 사람의 성생활은 매우 좋았다. 하지만 그 후에 남편에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이 생기면서 발기가 안 되기 시작했다. 그녀의 질이 건조하기도 했지만, 그녀의 남편도 발기가 안 되어서 최근 2년간 섹스리스인 채로 살았다.

그녀가 산부인과에 왔을 때, 갱년기 여성 호르몬제와 질레이저 시술을 처방했다. 질레이저 시술을 4번하고 성관계를 했는데, 남편과 성관계가 가능했다. 그 후로 남편은 침대도 바꿔주고 밍크코트도 사 주고, 태도나 말투가 부드러워지고, 아침에 일어나면 안아주고 사랑한다는 말도 해 주었다. 몇 년 만에 처음 생기는 일이었다.

그녀는 성욕이 없어서 남성호르몬 주사를 맞았다. 그랬더니 감당을 못할 정도로 성욕이 증가했다. 그녀는 ‘질은 여자의 무기이고, 질레이저는 사람을 살리는 무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서 남편과 사이가 좋아졌다.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그런데 1년 정도 지나니까 남편이 또 발기가 안 되기 시작했다. 지루가 되면서 사정도 잘 안 되었다. 그녀의 성욕은 증가하는데, 남편은 발기가 안 되니까 그녀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그녀는 지금의 남편과 잘살아보고 싶다. 사이도 좋아지고, 예쁘다, 사랑한다는 말도 듣고 싶고, 남편과 성관계도 잘하고 싶다. 그런데 남편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그녀의 남편은 발기촉진제도 안 먹고, 인공 음경을 수술할 생각도 없는 것 같았다.

최근에 남편이 발기가 안 되니까, 남편에게 어떤 노력을 할 생각이 있는지 묻고 싶은데, 차마 묻지를 못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밖에 나가면 부인이 예쁘다, 젊다, 딸이냐는 소리까지 듣는데, 남편은 부인이 외도 할까봐 걱정을 하는 눈치다. 그녀가 ‘성’을 밝힌다는 생각을 할까 봐 섣불리 행동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지금 촉촉한 질을 써먹을 때가 없다. 앞으로 그녀는 어떻게 해야 하나?

발기가 안 되는 남편을 가진 여성들 대신, 여자이면서 산부인과 의사의사로 한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지금은 ‘100세 시대’다. 남녀 간에 섹스는 중요한 몸의 대화이다. 특히 재혼한 부부에게 섹스는 더더욱 중요하다. 여자의 질건조증도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만, 남자의 발기부전도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남자들은 발기가 안 되면 여러 가지 생각을 한다.

굳이 약을 먹거나, 인공 음경수술까지 하면서 섹스를 해야 하나?

그러나 여자 입장에서는 YES 이다. 노력해주는 남편에게 고마워한다.

만약에 당뇨나 고혈압, 전립선암 등으로 발기가 안 되는 남성들은, 부인에게 물어봐 주면 좋겠다. “내가 당신과 나를 위해서 비아그라를 복용하거나, 인공 음경 수술을 하려고 하는데, 당신 생각은 어떻소?” 만약에 그녀가 “안 돼”라고 대답을 하면 모르겠지만, 그냥 가만히 있거나 대답을 안 한다면, 인공 음경 수술을 하기를 권한다. 여자도 노력해야 하지만 남자도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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