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위기인가 기회인가?

코로나19 청정 지역 제주특별자치도,

  • 입력 2020.11.19 14:17
  • 기자명 최인석(중국사천항공 기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도는 포스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시대에도 여전히 국내의 가장 주목받는 여행지다. 그러나 ‘주목받는 여행지’라는 타이틀은 아직까지 코로나19 방역에 어느 정도 성공했기 때문에 가능했으며 제주도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고 아시아권 경쟁 휴양지가 선제적인 방역을 진행해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방어한다면 제주도로 향하는 내국인 관광객수도 언제 다시 추락 위기에 내몰릴지 알 수 없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짙은 안개 속 같은 현실이며 미래인 것이다.

팬데믹을 넘어 엔데믹으로 치닫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한 제주도의 미래를 뿌리 깊은 나무처럼 든든하게 받쳐줄 수 있는 두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제주도의 현재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지난 7월 발표한 ‘제주여행 계획 설문조사’에 따르면 제주도를 가고 싶은 이유로 ‘청정한 자연환경’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47.1%에 달했다. 8월 라이나생명이 발표한 장년층 대상 여행 설문조사에서도 가장 가고 싶은 국내 여행지로 제주도가 1위였으며, 응답자 50%가 ‘수려한 자연경관’을 이유로 꼽았다. 최근 한 리조트에서 진행한 여행 설문에서도 제주도는 ‘이국적인 자연환경’ 때문에 코로나19 이후 가고 싶은 여행지로 첫 손에 꼽혔다. 코로나19로 지친 심신을 달래고 여유로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제주도는 청정하고 수려한 자연을 간직한 덕에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은 곳 1순위다. 해외여행은 한국 입국 후 14일 자가 격리 제도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코로나19 팬데믹이 커다란 변화가 없다면 제주도는 ‘가고 싶은 여행지 1위’ 타이틀을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해외입국자 14일 격리제도는 외국인들의 제주도 관광이나 비즈니스 방문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결국 제주도 경제의 한축이었던 외국인 관광산업은 코로나19로 붕괴위기에 처해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관광협회 통계에 의하면 2019년
1년 동안 제주도를 찾은 내국인 13,530,004명, 외국인 1,726,132명으로 총 15,286,136명이 제주도를 찾았다. 이는 하루 평균 4만 1천여 명, 월평균 127만여 명이 제주도를 찾은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올해는 참담한 수준이다.

10월 26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내국인 8,038,432명, 외국인 203,184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내국인은 약 50%, 외국인은 약 85% 감소한 수준이다. 물론 한줄기 희망도 없지는 않다.

코로나19가 안정세를 찾은 올해 8월 제주도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 수는 2,315,435명, 운항편수는 13,877기로 전년도 동기(관광객 2,622,860, 운항편수 14,069) 대비 약 95% 회복한 수치를 보였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도 2~4월 제주에는 대구는 물론 전국에서 하루 평균 1만 2000~1만 5000명의 여행객이 드나들었지만 지역감염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제주도 코로나19 상황을 보면 제주도의 선제방역이 주효함을 알 수 있다.

2020년 10월 26일 기준으로 사망자는 없고, 확진 59명, 완치 59명, 자가격리(확진자 접촉) 21명, 자가격리(해외입국) 183명, 검사진행 17명이다. 제주도는 아직까지는 코로나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무증상 감염자를 걸러내는 현실적인 방안이 현재로서는 없기 때문이다. 혹시나 여행객 가운데 무증상 감염자에 의한 조용한 전파가 확산되면 제주가 코로나19 화약고로 돌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코로나19 방역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 하더라도 제주도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고 아시아권의 경쟁 휴양지가 선제적인 방역을 진행해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방어한다면 국내 관광객도 한순간 제주도에 등을 돌릴 수도 있다.

제주도의 미래

제주도는 지금부터라도 새로운 방역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코로나19의 엔데믹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팬데믹으로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가 엔데믹화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엔데믹’이란 어떤 지역에 토착화된 질병을 의미한다. ‘풍토병’이라고도 한다. 지리적으로 외부에서 유입되지 않은 감염병이 특정 지역에서 절멸되지 않고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제주도의 현재 수동적 방역시스템하에서 14일 격리제도는 외국인 관광객의 제주여행을 기대할 수도 없고, 코로나19 검사 없이는 코로나19 청정 제주도를 구축할 수도 없다.

제주도가 관광 제주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두 가지 제안을 하려 한다.

제주도는 자치입법권과 자치행정권을 가진 지역으로
대한민국 영토이기는 하지만 방역적 관점으로는 독립된 ‘특별자치도’가 될 수 있다. 즉 제주도만의 독립된 방역 시스템 구축이 가능한 것이다.

첫째, 일국양제 방역시스템을 제안한다.

국제선의 경우 해외 출발국에서 1차 검사 후 ‘음성확인서’ 지참, 제주도 입국 후 2차 검사, 제주도 격리지역에서 3일 격리 후 3차 검사를 시행하는 ‘트리플 검사제도’를 통해 3겹줄 방어시스템을 구축하기를 제안한다. 국제선 코로나19 검사만으로는 코로나19 청정 제주라는 수식어는 불가능하다. 방역의 관점에서는 국내선으로 제주도에 도착하는 모든 내국인도 준국제선으로 간주해서 검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비강체취 방식보다 저렴하고 간편하면서도 확진 판정 시간이 단축된 ‘침’ 체취 검사 방식의 응급 승인이 필요하다.

둘째, 격리 방식도 현재의 자가격리 외에 지역격리 도입을 제안한다.

지역격리 방안은 다음과 같다.

1안, 호텔격리로 확대가 필요하다.

중국 관광객들은 필리핀으로 카지노 관광을 갈 때 인천공항에서 환승 후 필리핀 마닐라 호텔에서 카지노를 한다. 이처럼 호텔격리를 하면 단순한 격리가 아닌 새로운 관광수입 창출이 가능하다.

2안, 제주 비즈니스 격리 허브 전략이다.

중국과 일본 무역상이 제주 호텔에서 격리 중 비즈니스 미팅 후 본국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3안, 격리 ZONE으로 확대 방안이다.

제주도 지역을 일정 구역으로 분류 후 비즈니스 특화 지역으로 지정해 외부 유입 인구를 최소화하고 비즈니스를 위해 입국한 외국인을 위한 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이다.

이 지역에서는 스마트폰을 통해 외부 유입인구를 차단할 수 있고 5인 이상(현재 제주도 방역 지침은 10인 이상) 인구 밀집을 금하며 종교시설, 유흥시설 등 인구 밀집이 예상되는 업종을 제한한다면 효과적인 방역이 가능할 것이다.

지금까지 제주도는 효과적인 방역을 실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만일 2차 팬데믹이 도래한다면 현재의 시스템만으로는 내국인도 제주도를 외면할 수 있다. 더욱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대량 발생한다면 이들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이 제한되어 있는 상황에서 대안도 없는 실정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위에서 제안한 두 가지 i)일국양제방역시스템과 ii)지역격리 시스템을 하루 속히 도입한다면 아시아권에서 코로나19 청정 아일랜드로 재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엠디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