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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인 75세 여성의 로맨스

  • 입력 2020.12.18 13:10
  • 기자명 박혜성(혜성 산부인과 원장, 여성성의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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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75세 여성이 질건조증을 해결하기 위해서 멀리서 찾아왔다. 그녀는 55세에 사별하고 혼자서 살아가다가, 1년 전에 68세 남자친구가 생겼다.

그녀는 같은 사업을 하던 그와 자연스럽게 연인이 되면서 성관계를 가지게 되었으나 한가지 문제가 있었다. 성관계를 하고 난 뒤의 심각한 통증 때문이었다. 그녀는 극심한 통증을 겪으며 성교통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아예 포기하고 살았는데,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우연히 유튜브 채널 ‘산부인과TV’를 보게 되었고, 해성산부인과에 내원해서 상담을 받으면 개선의 여지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여행하는 마음으로 나를 찾아온 것이다.

상담이 시작되고, 내가 질문을 하기도 전에 그녀는 겸연쩍어하며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몸은 늙었는데 마음은 안 늙는 거에요. 그래서 몇 달 고민하다가 찾아왔어요.”

“잘 오셨어요!”

이야기를 마치고 찬찬히 내진해 본 결과, 그녀의 질은 이미 위축되어있었다.

갱년기 여성호르몬제와 질레이저 시술을 권했는데, 그녀는 “저에게 위험하지 않고, 성교통 치료를 위해서 필요하다면 시작할게요.”라고 얘기하면서 치료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활달하고 열정적이고 호탕한 그녀의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

그녀와 그녀의 남자친구는 한 달에 6-7번의 성관계를 가졌는데, 그녀의 질이 위축된 반면, 남자친구의 음경은 아주 건강했다. 그녀는 그와 성관계만 하면 아파서 약을 사서 발라야 했고, 상처 나고 아픈 것이 잘 낫지 않아서 짜증이 났다. 꾹 참고 성관계를 했지만, 뭔가 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나를 찾아온 것이다. 그녀는 비록 딸이 대학교수이고, 사위가 한의사이지만 이 문제를 두 사람에게 의논하지 않았다. 자신의 문제는 본인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또 한편으로는 70대의 황혼 로맨스가 결코 손가락질 당할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자식에게 자랑하거나 의논할 일도 아닌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과거 30대에 이쁜이수술을 했고, 50대엔 자궁적출술을 받았으며, 70대가 되어선 갱년기 여성호르몬제와 질레이저 시술을 받고 있다. 나는 그녀가 삶에서 모든 부분에 적극적이고 열정적이기에 아직도 연봉 1억이 넘는 일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레이저 시술을 받은 후, 그녀의 성생활은 한결 편안해지고 행복해졌다. 이제 75세 그녀의 질 건강과 67세 남자친구 음경의 건강이 비슷해졌다. 만약 그녀가 꾸준히 질레이저 시술로 질관리를 받는다면, 아마 그녀의 질은 적어도 10-20년은 더 젊어질 것이고, 40대처럼 탱탱하게 유지될 것이다.

사람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고, 생각이 젊으면 얼마든지 몸은 젊어질 수 있다. 게으른 사람은 핑계만 찾고, 현명한 사람은 방법을 찾는다. 그런 의미에서 그녀는 정말로 현명한 여성이다. 그녀의 나머지 삶이 성적으로 건강하고 행복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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