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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불안 분석과 해법

  • 입력 2020.12.23 11:39
  • 기자명 전현수(송파 전현수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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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강의>를 보면 25번째 강의에서 불안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현실적인 불안과 신경증적인 불안에 대해 설명하는데, 리비도(성욕)가 억압을 받으면 불안을 통해서 리비도가 배출된다고 프로이트는 말합니다. 성적으로 억압받지 않는 사람은 불안을 일으키지 않았고, 불안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을 성적인 접근법으로 치료해보니 불안이 해소되는 효과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엄청난 관찰과 추론을 통해 이런 이해에 다다른 것이니 분명 근거가 있을 것이고, 체계도 분명합니다. 하지만 프로이트의 이론을 이해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이에 비해 부처님의 불안 분석과 그 해법은 이해도 쉽고 실천하기도 좋으며, 정신치료 관점에서 보아도 아무런 하자가 없습니다. <맛지마 니까야><두려움과 공포 경>에 그 내용이 나옵니다. 두려움과 공포는 강한 불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을 보면 자눗쏘니라는 바라문이 부처님을 찾아와 이렇게 말합니다. “숲속 우거진 숲의 수행처는 견디기 어렵고 멀리 여읨을 실천하기 어렵고 멀리 여읨을 즐기기 어렵습니다. 생각하건대 숲은 집중하지 않으면, 비구의 마음을 빼앗아 갑니다.” 이에 부처님은 자신이 아직 깨닫지 못한 보살이었을 때는 같은 생각을 했었다고 답하면서 어떻게 하면 그 두려움과 공포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 말씀합니다. 그 방법은 다음 열여섯 가지입니다.

신체적 행위를 청정하게 함

언어적 행위를 청정하게 함

정신적 행위를 청정하게 함

생계를 청청하게 꾸림

탐욕과 감각적 쾌락을 여읨

분노의 마음과 증오의 의도를 여의고

자애의 마음을 일으킴

해태와 혼침을 떨침

흥분과 불안정에서 벗어나 마음의 안정을 이룸

의심을 떨침

자기를 칭찬하지 않고 남을 경멸하지 않음

전율하여 두려워하지 않음

이득과 칭송과 명성을 바라지 않음

열심히 수행 정진함

마음챙김

마음을 집중함

지혜를 갖춤

부처님은 이 열여섯 가지를 하여 두려움과 공포가 일어날 수 있는 숲에서 편안히 지냈습니다. 이 열여섯 가지 각각의 반대는 모두 투사를 일으킵니다. 투사란 내 안에 있는 걸 밖에 있는 것처럼 감지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마음이 불안정하면 바람에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소리에서 누군가의 침입을 떠올리고는 심한 불안에 시달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 불안은 밖에 있는 게 아니라 자기 안에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부처님이 말씀한 열여섯 가지를 실천하면 우리 내면이 정화되어 투사가 일어나지 않게 됩니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 알고 끝나지, 내면의 불건전한 것을 그것에 투사하여 두려움과 공포를 경험하지는 않게 됩니다. 이 열여섯 가지를 적어두고 거듭 읽어 외우고 실천하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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