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OPINION 전문가 칼럼
감염병 응급환자를 이송할 EMS제트기 도입이 필요하다
  • 최인석(중국사천항공 기장)
  • 승인 2021.03.30 17:17
  • 댓글 0

[엠디저널] 지난 수 개월간 본지를 통하여 국제공항의 코로나19 검사 플랫폼 구축이 감염병 해외유입을 차단하는 방어선임을 역설하였다. 전 세계가 지구촌으로 하나가 된 시대에 우리 모두는 전염력이 강한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에 노출되어 확진자가 될 수 있다. 해외원정 경기에 출전한 우리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코로나19에 확진되었다고 하여 이들을 먼 타국의 의료시설에 의존케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번 호에서는 해외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국민을 항공기를 활용하여 국내로 이송하는 방법에 대하여 제안하고자 한다.

홍해의 기적을 만드는 앰뷸런스

도로에서 앰뷸런스를 보는 일은 매우 흔하다. “삐뽀삐뽀” 앰뷸런스의 사이렌소리가 도로위의 차량들이 모세의 기적처럼 홍해가 갈라지듯 양 갓길 방향으로 일사분란하게 이동하도록 만든다. 다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골든타임을 놓쳐 환자가 결국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뉴스를 종종 접하기도 한다.

필자는 20년 이상 항공사 조종사로 비행하며, 하늘 위의 응급환자에 대해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할지 고민을 해왔고 수년 전부터는 구체적인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도로위의 “삐뽀삐뽀” 사이렌 소리가 앰뷸런스가 ‘넘버원’으로 달리기위한 주변 차량들에게 홍해의 기적을 주문하는 신호라면, 항공기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여 병원 이송이 필요한 상황이 되면 조종사는 항공관제기관에 “Medical Emergency”를 선포하고 하늘 위에서의 ‘넘버원’이 된다.

‘항공EMS 5단계’ 소개

본지에서는 하늘 위의 응급의료를 구체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EMS는 ‘Emergency Medical Service’의 약어로 육상, 해상, 항공교통에서의 응급의료서비스를 포괄한다. 따라서 항공EMS란 항공교통분야의 응급의료서비스를 일컫는다. 지난 7월부터 한국의료항공협회 연구원들과 ‘항공EMS 5단계'를 정립하였다. 현재 우리나라는 ‘항공EMS=헬기EMS=닥터헬기’ 공식으로 통용되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1단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항공기는 코로나19를 전 세계에 전파하는 숙주 역할을 해왔다. 포스트코로나시대에 항공산업의 재도약을 도모하고 항공기를 통한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항공의료방역규정,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EMS제트기 도입이 필요하다

본지 2020년 6월호에서 필자는 이미 EMS제트기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피력하였고 그 후 한국의료항공협회에서는 전 세계 선진국의 EMS제트기 운영과 정책에 대하여 연구하였다. 전 세계 10위권 경제영토의 대한민국이 EMS제트기 한 대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사례1)

2011년 1월 아덴만 여명작전 중 총상으로 국내로 긴급 이송된 석해균 선장은 근처 오만에 위치한 병원에서
1차 수술을 받았다. 그럼에도 회복 조짐이 없자 국가차원의 의료진을 급파했으나 결국 국내 이송을 결정하였다. 이 때 사용된 것이 EMS제트기였으며 국내이송에 4억 4,800만 원이 투입되었다. EMS제트기는 응급환자 이송을 위한 첨단 의료시설들을 갖추었기 때문에 석해균 선장은 무사히 고국으로 이송되어 수술을 받고 완쾌하였다.

사례2)

2018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수행하던 중 싱가포르에서 쓰러진 김은영 외교부 남아시아태평양국장이 숙소에서 의식이 없는 채로 발견돼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고, 에어앰뷸런스를 이용해 국내로 이송되었다.

대한민국의 영토는 작지만 경제영토는 전 세계 10위권 규모로 수 백 만 명의 한국인이 해외에 거주하고 있다. 석 선장과 김 국장의 이송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개발도상국이나 격오지에 파견된 외교관이나 한국 기업의 주재원들이 응급의료상황에 처했을 때 체류국의 의료환경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운송수단으로 EMS제트기가 반드시 필요함을 일깨워주고 있다.

국내에도 EMS제트기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환자 전용 EMS제트기가 없기 때문에 연 300~400명의 환자가 제주도에서 육지로 이송카트에 실려서 여객기로 이송된다. 최근 울릉도에 비행장 건설이 착공되었고 흑산도와 백령도에도 비행장 건설이 논의되고 있는 사실은 EMS제트기 도입 시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감염병 응급환자 항공이송은 어떻게 하는가?

코로나19 확진자가 치료를 위해 항공기를 이용해야만 하는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대부분의 국가에서 코로나19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만 국제선 여객기 탑승을 허용하기 때문에 현재 코로나19 확진자는 국제선 여객기로 이동이 불가능하다. 혹여 정기편 여객기에 코로나19 확진자 탑승이 가능하더라도 다른 승객들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으며, 희박하나 실제 감염사례도 있다. 게다가 몇 몇 지역은 아예 정기편 노선이 운영되지 않을 수도 있다.

여객기를 통한 감염병 확진자 이송 방역기준과 여객기 내 일정 공간을 물리적으로 격리하는 절차가 생기더라도 함께 타고 있는 승객들은 전염에 대한 과도한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EMS항공기(여객기 또는 자가용제트기)는 그 대안이 될 수 있으며, 코로나19 종식 후에는 환자이송 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사례3)

2020년 11월 문화체육관광부 축구 국가대표팀은 오스트리아 원정 경기에서 선수와 스태프 등 총 8명이 잇따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것과 관련해 ”긴급 환자 후송 절차에 들어갔고 '에어앰뷸런스' 섭외 등 환자 후송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례4)

2020년 10월 중앙아시아 A국에서 30여 년간 사역해온 오 선교사 부부는 코로나 19에 감염되었다. 오 선교사는 고혈압과 천식 등 기저질환이 있었고 아내는 산소포화도가 정상수치인 95~100%보다 한참 부족한 80%까지 떨어졌고, 산소 호흡기를 낀 채 이틀간 혼수상태에 빠졌다. 전염병 환자를 이송하려면 에어앰뷸런스 자가용제트기를 이용해야 했다. 오 선교사 부부를 이송하는 데 해외선교회(FMB)의 위기관리기금 1억 4850만 원이 지원되었다.

항공기내 감염병 전파를 차단하는 음압이송장치가 필요하다

혼수상태에 빠진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에도 감염된 오 선교사의 아내를 일반 EMS제트기를 활용하여 국내로 이송한다는 전략은 코로나 시대에는 부족한 반쪽짜리 구상이다. 코로나19 환자의 생명도 중요하지만 EMS제트기에 동승할 의료진과 승무원들을 보호해야 할 대책이 선행되어야 한다. 환자 한 명을 살리려다 자칫 더 많은 인명피해를 입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환자가 위치한 막 내의 압력을 바깥보다 낮아지도록 인위적으로 조정하여 바이러스가 막 바깥으로 이동하는 것을 기압차로써 차단하는 ‘음압이송장치’가 필요하다. 국가대표 축구팀과 같은 다수의 확진자 이송을 위한 방법도 연구가 필요하다. ‘항공용 음압이송장치’를 여객기에 도입, 설치하는 방안에 대한 법적, 기능적 가이드라인이 마련된다면 여객기를 활용한 다수의 코로나19 환자이송도 가능하다.

필자는 한국의료항공협회 연구원들과 함께 항공기 내 감압상황에서도 정상적으로 운용가능한 ‘항공용 음압이송장치’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였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전세계 확진자가 1억 명(2021년 1월 27일 기준)에 육박하고 국내 확진자 역시 76,429명(2021년 1월 27일 기준)에 이르고 있다.

여객기 또는 EMS제트기를 활용하여 코로나19 환자를 해외에서 국내로 이송하기 위해서는 ‘항공기 방역’이라는 관점에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최인석(중국사천항공 기장)  emd@mdjournal.net

<저작권자 © 엠디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인석(중국사천항공 기장)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