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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이 건강한 아이 만든다

  • 입력 2021.04.28 15:21
  • 기자명 김영숙(정신건강의학전문의/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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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아이들은 항상 부모님의 눈치를 살핀다. 엄마나 아빠가 나를 좋아하고 자랑스럽게 여기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늘처럼 여기는 엄마나 아빠가 나를 좋아할 때는 이 세상에 부러운 것이 없다. 특히 두 살 이전에는 더욱 그러하다. 이때까지는 엄마가 나의 우주이고, 나는 우주 속의 주인공이니까.

그러나 두 살이 넘으면서 아이는 엄마와 자신이 따로따로 존재하는 ‘개체’임을 알게 된다. 그만큼 대뇌가 발달되고 커졌기 때문이다. 많은 분은 어린아이의 두뇌는 흰 보자기 같이 순백하게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무공해 상태라고 상상한다.

그런데 이것은 천만의 말씀이다. 아이의 대뇌에는 이미 자신의 온도 조절, 혈압 심장이나 소화기관을 관리하는 자율 신경계가 들어있다. 아직 성숙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리고 맛을 보고, 냄새 맡고,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아픔을 느끼는 감각 기능도 모두 있다. 아직 이를 표현할 수 있는 언어나 근육 발달이 미숙하여 표현을 못 할 뿐이다.

게다가 ‘번연계’(Lombic System)가 들어있는 중뇌는 아기의 온갖 감정 상태를 주관한다. 기쁘고, 슬프고, 찝찝하고, 노엽고, 외롭고... 등등의 감정이 모두 가능하다.

물론 이것을 눈치채고, 그때마다 달래주고 받아주는 엄마 덕분에 아이들은 이 세상이 믿을만한 곳이고, 살만한 곳이라고 느낀다. 그리고 이것을 믿고 자라는 아이는 후에 ‘건강한 아이’가 된다.

부모의 칭찬이 상당히 중요

대소변을 가리는 시기는 아이들마다 다르다. 보통 아이가 두 살부터 다섯 살 사이에 그 때가 온다. 현명한 어른은 실수할 때에는 한껏 칭찬해 준다. 대강 칭찬이 아니다.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면서, 기쁜 표정으로 칭찬해 준다. 간혹 아이는 귀찮고 졸리면 바지나 요에 그냥 싸고 싶어진다. ‘감정뇌’가 그렇게 하라고 충동한다.

그러나 이제 새로 생긴 ‘양심’이 엄마의 실망하는 얼굴을 상기시킨다. ‘전두엽 뇌’가 이미 기억하고 생각하는 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깜짝 놀라서 자신의 행동에 관한 판단을 한다. 인식하는 두뇌에서 이때 도파민(Dopamin)같은 뇌전파 물질이 쏟아져 나온다.

그래서 아이는 서둘러서 화장실로 간다. 순전히 나를 사랑하는 엄마의 눈길이 내 마음에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전날 엄마나 아빠가 싸웠거나, 새 애기가 오는 바람에 감정이 허해 있을 때는 이런 ‘결단’이 잘 안 생긴다.

지능은 본래 타고나는 것

‘지능’은 본래부터 타고난다. 예를 들어, 흔히 ‘다운증후군’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에게 아무리 과외 공부를 시킨다고 해도 미적분이나 다른 과목에 ‘A’를 맞게 할 수는 없다. 만일 모든 과목에 A를 맞았다고 하자. 아이는 인생에 소모된 자신의 지적 활동에 지겨워져서, 인생은 ‘골치 아픈 것’이라고 믿게 될 것이다.

이에 반해, 자신의 역량에 걸맞는 ‘특수 교육반’에 가서 반장 노릇도 하면서 스포츠나 여가 활동을 할 수 있었다면, 그에게 인생은 ‘신나고 멋진’ 것이 될 것이다. 그리고 ‘건강한 아이’가 된다.

아이의 건강은 그래서 항상 세 가지 요소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첫 째, 육체적 또는 체질적 건강이다. 둘 째는 환경적, 사회적 건강이다. 가정, 학교 생활, 속해 있는 교회의 생활, 지방 자치기관이나 국가, 그리고 우리가 사는 우주가 모두 아이의 환경을 지배한다. 이 속에서 아이는 대인 관계의 즐거움을 배운다.

비록 어렵고 힘든 환경에서라도 이겨 나가는 힘을 배운다. 셋 째는 심리적인 건강이다. I am O.K. 즉 나는 괜찮은 아이라고 생각하는 자아 만족감이다. 이런 아이는 주위 사람들도 O.K.임을 배우게 된다. 즉 내가 존중받고 자랐기에 남의 인격이나 존엄성도 존중할 줄 안다. 그리고 이런 아이는 ‘정신적으로 건강한 아이’라 하겠다. 미래의 건강한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오늘은 즐거움의 축배를 드는 어른들이 되자. 그들은 우리가 인생을 만끽하고 행복하기 바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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