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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으로 죽는가?

  • 입력 2021.04.29 09:30
  • 기자명 김영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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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전 세계 사망자의 약 50%가 건강 위해 요인으로 인한 질병과 부상으로 사망한다”

삶은 B(Birth) to D(Death). 즉 태어남에서 죽음으로 가는 과정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구구팔팔(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기를 원한다. 1948년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을 ‘육체적·정신적·사회적 건강이 균형을 이루는 온전한 상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평균 수명은 82세인데 건강 수명은 65세라고 한다. 평균 17년을 병원 신세를 지는 삶을 영위하고 있는 셈이다.

MD저널은 최근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엄영진교수(차의과대학)의 ‘건강경제학(Health Economics)’의 주요 내용 가운데 ‘질병과 건강 위해 요인의 경제적 비용(Economic Cost of Disease and Health Risk Factors)을 요약 발췌하여 소개한다.)

집콕족의 새로운 건강 위해요인 - 햇빛 비타민 Vitamin D 부족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개인의 생활 습관, 의료 서비스 제도 등 여러 가지이며, 어떠한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느냐 하는 것은 국가와 개인이 다를 것이다.

만성퇴행성 질환 위주의 질병 구조를 가진 선진국에서는 개인의 생활 습관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며, 전염성 질환 위주의 질병 구조를 가진 후진국에서는 경제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기존의 통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 전염병 대유행(Pandemic)에 따라 큰 변화를 가져왔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 때문에 야외 활동이 대폭 줄고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집콕족에게는 일조량 부족으로 비타민D 결핍으로 인한 골다공증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 이후 집콕 생활에 익숙해졌다.’, ‘나가서 햇볕을 쬔 게 언제인지 기억이 안 난다.’, ‘유독 피곤하고 잠들기 어렵다.’면 비타민D 결핍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폐경기 전후 여성은 더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건강 위해요인(risk factor)으로 10개를 들고 있다. 음주, 흡연, 비만, 고콜레스테롤, 고혈압, 불결한 물과 위생 상태, 영양 부족으로 인한 저체중,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 철분 결핍, 고체 연료로 인한 실내공기 오염이 그 이유다.

WHO는 이 10대 건강 위해 요인이 전 세계 사망률의 절반 이상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국가에 있어서 질병의 30% 이상이 10대 위험요인 중 5가지 이내의 위험요인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중국이나 남미 국가에 있어서 질병의 6분의1 이상이 5가지 이내 위험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선진국의 경우 만성 퇴행성 질환의 대부분이 술, 담배, 고혈압, 고콜레스테롤과 비만과 같은 건강 위해 요인으로 인한 것이며, 특히 주 사망원인인 심장질환의 4분의 3 이상이 흡연, 고혈압과 고콜레스테롤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해 50만 명 이상이 사망한 최근의 사태는 예외적이다. 하지만 앞으로 이 같은 코로나 19와 같은 전염병이 쉽게 잦아들지 않거나 기후 변화로 인한 유사한 전염병이 창궐할 경우 WHO가 제시한 건강 위험 요인 가운데 골다공증과 같은 질환이 새로운 건강 위해 요인으로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햇빛 비타민, Vitamin D 부족이 물과 같이 햇빛도 중요한 건강요소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음주(Aalchol consunption) - 60가지 질병 부상원인

술은 인류가 최초로 만든 음료수로서 술에 포함된 알코올은 몸에 흡수되고 분해되는 과정에서 장기에 손상을 초래하고 질병을 일으킨다. 술은 60가지 이상의 질병과 부상을 가져온다고 알려져 있다. 식도암, 간암, 간경변증, 심장 혈관질환, 뇌졸중, 위궤양, 설사 등이 대표적인 예이며, 임산부가 술을 마시면 치명적 알코올 증후군(fatal alcohol syndrome)을 초래해 미숙아나 저능아를 낳을 가능성이 커진다. 술은 또한 막대한 사회 경제적 손실을 가져온다. 음주 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가정폭력, 살인 등 사회적 피해의 가장 큰 원인이 술로 인한 것이다. 세계적으로 사망의 3.2%가 술로 인한 것으로 WHO는 추정하고 있다.

흡연(Smoking) - 남성 폐암 90%, 여성 폐암 70%

담배는 세계 모든 나라가 재배하고 있다. 흡연 시 담배의 중심 온도는 900℃ 가까이 되며 이러한 고열에서 담배가 분해, 합성되는 과정에서 타르, 니코틴 등 4,000여 가지 독성 화학물질이 만들어져 폐, 혈액, 장기에 피해를 준다. 담배는 폐암, 기관지암, 각종 호흡기계 질환과 심장혈관 계통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담배에 포함된 일산화탄소는 저탄소증을 일으켜 조기 노화와 천식을 가져오며 성기능 장애를 가져온다.

임산부의 흡연은 영아의 저체중 등 태아의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세계적으로 흡연율은 후진국의 경우 남성들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선진국에서는 여성의 흡연율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세계 인구 사망의 8.8%는 흡연으로 인한 것이며, 남성 폐암의 90%, 여성 폐암의 70%, 그리고 만성기관지염의 56-80%와 심장질환의 20% 이상이 담배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비만(Obesity) - 고도비만은 유방암, 자궁암, 골관절염 요인

WHO는 비만을 체중(kg/m²)로 측정하는 BMI(Body Mass Index)가 30kg/m² 이상인 경우로 정의하고 있다. 비만은 혈압, 콜레스테롤, 인슐린 분비 등에 영향을 미쳐 심장질환, 중풍, 당뇨병을 유발시키며, 고도비만은 유방암, 전립선암, 자궁암 등과 골관절염을 일으켜 거동에 장애를 일으킨다. 세계적으로 약 58%의 당뇨병과 21%의 심장질환이 비만으로 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혈압(hypertension)과 고콜레스테롤(High chlesterol)

고혈압은 과다한 소금 섭취, 운동부족, 비만과 과다한 음주가 주요 요인이며 뇌혈관 질환의 62%, 심장질환의 49%가 고혈압으로 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사망률의 13%가 고혈압으로 인한 것이며, 주로 중년층과 노년층에서 발생하고 있다. 고콜레스테롤은 동물성 지방의 과다섭취가 주된 원인이며, 심장병, 중풍, 심혈관질환의 주요인이다. 세계적으로 뇌혈관 질환 사망의 18%, 심장병 사망의 56%가 고콜레스테롤로 인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불결한 물과 위생 상태(Unsafe water and Sanitation)

불결한 물과 불결한 위생 상태로 인한 전염성 설사병(infectious diarrhoea)은 후진국 어린이 사망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외에도 기생충 관련 질병과 주혈흡충증, 결막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 세계 전염성 설사병의 88%와 세계 사망률의 3.1%가 불결한 물과 환경으로 인한 것이며 이러한 사망의 90%가 후진국 어린이에게 발생하고 있다.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Unsafe sex) - 에이즈로 인한 사망률 5.2%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의 가장 큰 위험은 에이즈(HIV/AIDS) 감염이다. 이 외에도 성병, 원하지 않은 임신과 성폭력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이다. 에이즈는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사망원인이다. 에이즈는 세계 총사망률의 5.2%를 차지하고 있으며 현재 전 세계 환자의 70% 정도가 아프리카 대륙에서 집중되어 있어 특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에 심각한 사회적 경제적 부담을 가져오고 있다.

실내오염(Indoor air pollution) - 도시 환경오염물질 피해

실내오염은 취사와 난방용 연료로 사용되는 석탄, 나무, 가축분뇨로부터 발생한다. 이러한 연료를 사용할 경우 오염물질인 이산화탄소, 니트로겐, 벤젠 등이 발생하여 건강에 위해를 끼친다. 현재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이러한 연료를 사용하고 있으며, 환기가 되지 않을 경우, 도시의 환경오염 물질보다 더 큰 건강상의 위해를 가져오고 있다. 실내오염은 호흡기질환, 폐질환, 기관지염, 결핵, 천식 등이다.

저체중(Underweight) - 요오드 부족 뇌 손상

영양부족으로 인한 저체중은 빈곤의 전형적 산물로서 주로 식량부족, 산모의 영양결핍으로 발생한다. 저체중은 후진국의 5세 미만 유아에게 주로 발생하며, 세계적으로 약 27% 정도의 유아가 저체중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저체중 유아는 특히 전염성 설사병과 폐렴에 걸릴 확률이 높으며 면역력 부족으로 홍역, 말라이아, 호흡기 질환과 같은 전염성 질환에 걸릴 확률이 정상 체중을 가진 유아보다 매우 높다.

영양부족으로 인한 저체중은 영아와 산모의 사망률을 높이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요오드 부족으로 인한 뇌 손상, 철분 부족으로 인한 빈혈을 초래한다. 이들 요인 외에도 기후 변화로 인한 열대성 질병의 확산, 직업병, 폭력, 학대, 교통사고, 스트레스 등이 위해 요인에 포함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전 세계 사망자의 약 50%가 건강 위해 요인으로 인한 질병과 부상으로 사망한다”고 추정하고 있다.(WHO 2002,P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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