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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신체에 깃드는 건강한 정신

  • 입력 2021.05.13 08:40
  • 기자명 백승환(장세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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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건영국의 사상가 존 루크는 로마의 속담을 빌어서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라는 말을 했다. 이 말은 로마의 하두리아누스 황제 시대에 검투사가 유행하면서 젊은 사람들이 팔과 배 근육 키우기에 열광하는 것을 보고 당시 유베날리스라는 사람이 젊은 사람들을 훈계하는 말이었다고 한다.

오늘날도 근육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지만 과연 이들이 모두 건강한가에 대한 의문이 들게 된다. 실제 근육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건강에 대해 설문을 해본 결과 70%이상이 설사와 복통을 자주하는 건강이상이 있다고 답했다.

필자는 헬스클럽을 하는 관장들이 배가 아프지 않고 근육을 키울 수 있는 물질이 있다면 대박이라고 말하는 것을 직접 들었다. 흔히 근육을 키우면 건강하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참으로 아이러니 하지 않나?

로마의 원형경기장에서 싸우는 검투사들을 보고 근육을 키우는 젊은이들이 오히려 건강하지 않은 사실과 하루에 상당부분 시간을 할애하여 운동하는 사람들의 건강이 오히려 부실하다는 것 말이다.

과연 건강이란 무엇일까?

10여년전에 우리의 곁을 떠나간 이태석 신부님을 기리는 다큐 영화를 본적이 있다. 이태석 신부께서 전쟁의 폐허 속 남수단에서 진료활동을 하시면서 본인이 가장 감명적이었던 회술하며 한센인들과 함께한 것을 말씀하시는 내용을 들은 적이 있다. 자기가 만난 사람들 중에 가장 따스하고 착한 사람들이 남수단에 있는 한센인들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건강이라고 
하면 허언일까? 몸이 문드러져서 고름이 나고 살점이 떨어져나가고 손가락발가락이 없고 눈이 멀어 앞을 보지 못하는 그들에게서 오히려 건강한 정신을 발견하고 그들을 만나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하는 이태석신부를 보고 그 자체가 충격이고 많은 울림을 내게 던진 사건이었다. 그것은 건강이란 정신건강이 신체건강을 뛰어넘는다는 사실이다. 즉 정신이 건강하면 신체가 다소 건강하지 못하더라도 행복한 삶을 살수 있다는 것이다.

행복하기위해 건강 하려는 것이지, 불행하려고 건강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요즘 코로나블루로 인해 사람들의 마음이 많이 아프지 않는가? 도대체 이런 불행은 어디서 시작된 것인가?

황혼을 맞이한 분들께 물어본다! 가장 두려운 것이 무엇입니까?

“암 입니까? 당뇨병 입니까?”

대답은 단연코 치매이다. 알츠하이머.

즉 정신건강을 놓치면 인생은 완전 파탄에 빠지는 것이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헬스를 해도 건강한 것이 아니라면, 달리기를 하면 될까? 어느 70대 중반의 여성 마라톤 분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60대에 시작한 마라톤으로 지금 완전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고 한다. 병원 검사결과 60대 때보다 지금 골밀도가 더 좋아졌다고 한다. 그러면 마라톤을 하면 되는 것인가? 그러나 반대의 경우도 많다. 너무 운동을 해서 관절이 모두 파괴되어 정상적으로 걷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필자는 오랫동안 이 문제를 연구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0세를 넘어 건강하게 사시는 분들은 그 연세에 텃밭에 나가 일도 하고 서재에서 집필도 한다. 즉 정신이 맑고 신체적으로 기동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정신도 또렷하시고 말씀도 어눌하지 않다. 무엇이 이분들을 이렇게 건강하게 했을까? 그것은 결국 먹는 것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나쁜 것은 먹지 않고 좋은 것을 섭생하는 생활이 기본이 되는 것이다. 나쁜 것과 좋은 것을 말하면 흔히 재력과 연관 지어 생각하기 쉽다. 절대 그렇지 않다.

필자는 이런 신체의 건강과 정신의 건강을 이어주는 매개체를 장 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 세균들이라고 밝히고 있다. 장 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세균들이 정상적으로 일을 해서 만드는 효소와 호르몬, 단쇄지방산, 비타민과 미네랄이 몸속에 충분히 공급되면 몸속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대사가 잘되고 소화가 잘되게 되고 신체의 점막이 튼튼해지게 되는 것이다.

두뇌에 있는 호르몬의 거의 대부분이 장속에서 발견되는 것은 결국 정신건강의 핵심이 장 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세균들의 활동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 그러면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또는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장내에 살고 있는 미생물세균들을 활성화시키는 것은 먹고 반대로 장내에 살고 있는 미생물세균들을 해치는 것은 먹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장 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세균들은 크게 2종류로 구별할 수 있다. 그건 섬유소를 먹고 일하는 세균들과 다른 것을 먹고 일하는 세균들로 나누어진다. 섬유소를 먹고 일하는 균은 박테로이데데스 군의 미생물세균들이다. 대표적인 박테로이데테스 세균이 프레보텔라이다. 가끔은 이런 균을 좋은 균, 반대편의 균을 나쁜 균으로 표현하는데 그것은 올바른 표현이 아니다. 프레보텔라는 섬유소를 분해하여 효소와 호르몬, 단쇄지방산, 비타민을 생산하는 세균임은 맞다. 그 반대편 균인 비피더스 같은 유산균은 섬유소가 아닌 다른 음식물을 발효분해하기 위해 장 속에 살고 있다. 만일 이들이 없다면 우리가 먹은 음식이 장에서 부패하여 썩어 버리게 되고 그러면 인체도 썩어 버리게 될 것이다. 장 속에 살고 있는 모든 세균들은 다 저마다 사람의 건강을 위해 일을 하는 것만은 틀림이 없다. 다만 신체의 건강과 정신의 건강을 위해서는 섬유소를 먹고 발효하고 분해하는 프레보텔라에 대해 관심을 특별히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로마시대 이후로 문병인들이 사는 세계에서는 정제된 탄수화물을 주식으로 하게 되어 장 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세균들 중에 효소와 호르몬, 단쇄지장산, 비타민을 생산하는 프레보텔라같은 유익균들의 먹이가 되는 섬유소를 섭취하지 않게 된 것이다. 흔히 성인병을 문명병이라고 부르는 것이 이런 이유에서이다. 문명인들은 정제된 탄수화물 이외에도 육식을 많이 먹고 약과 술과 건강식품을 많이 먹게 된다. 이것이 장 속에 살고 있는 프레보텔라 같은 미생물세균들을 피폐화 시키는 것이다.

밑 빠진 물독에 물을 부으면 어떻게 되는가? 절대 물이 고이지 않고 다 새어나가게 된다. 현대인의 문명병은 이런 원초적 문제점이 있는 것이다. 필자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장속에서 섬유소를 먹고 일을 하는 프레보텔라에게 먹이를 공급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거의 세계 최초로 이런 프레보텔라를 위해 맞춤 먹이를 개발하여 공급하고 있다. 그것이 저분자 섬유소이다. 사람은 소 같은 반추동물처럼 고분자섬유소를 소화 분해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반드시 섬유소를 분자량이 적은 저분자 섬유소로 만들어 섭취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고분자섬유소 중에서 식감과 풍미가 좋고 각종 영양소가 총 망라되어 있는 현미껍질을 고온증숙하여 저분자 섬유소가 되게 만든 것을 장내미생물세균들의 먹이로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먹이는 어쩌다 가끔 먹어야 하는 별식이 아니라 매일 꾸준히 섭취해야 하는 필수 식품인 것이다. 최소한 먹는 행위의 30%는 장 속에 살고 있는 프레보텔라의 먹이가 되는 저분자 섬유소로 채워줄 필요가 있다. 그러면 100세 이후에도 정신이 또렷한 정신건강을 유지하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말은 이제 ‘장내미생물세균이 열심히 일을 하면 건강한 신체와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라고 바꿔줘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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