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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漆)흑에 새긴 빛 – 옻칠화

창호에 내린 빛을 발하다

  • 입력 2021.05.18 08:10
  • 기자명 양지원(문화예술학 박사/MD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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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palette series 22-162.2x112.1cm-옻칠-2019
Abstract palette series 22-162.2x112.1cm-옻칠-2019

[엠디저널] 국내에서 ‘옻칠화’에 대한 이해는 그림의 개념보다 공예 혹은 재료라는 인식이 강하다. 옻칠을 재료로 하여 다양한 색채와 재료를 사용하는 작업이 아닌 용기 위에 오브제(자개)를 붙이고 옻칠하는 방법으로 인식되어 있다. 정 작가의 작업, 옻칠화는 재료의 확장 영역에 있다. 재료는 현대미술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재료의 종류, 가공 방법, 제작 과정, 숙련도 차이에 의한 작업은 그 이미지를 최상의 작품이 되는 길로 이끈다. 현대미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의 <황소> 연작, 뒤샹(Marcel Duchamp, 1887-1968)의 <샘(1950)> 작품은 재료의 선택, 변화, 가공을 통해 제작되었으며, 작품세계는 현대미술의 시작을 알리는 재료의 확장이라는 변화를 가져왔다.

초기의 재료 사용은 단순한 가공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지만, 현대미술은 매우 정교한 가공과 복잡한 제작과 정의 발전된 형태를 가지고 정교한 규칙, 계산과 함께 기술(육체) 등 장인의 수식어를 포함한다.

시각 예술은 예술이라는 개념의 한 부분으로 동양에서는 ‘그림을 그리다’의 의미가 있는 회화(繪畵)를 중심으로 발전하였다. 눈으로만 감상하는 예술의 범주에서 벗어나 청각, 미각, 촉각, 후각 등 오감을 자극하는 한편, 행위나 이미지가 없는 생각마저 예술로 귀결되어 종합예술의 형태로 귀속되는 시대이다. 작가의 작업은 재료 혹은 공예의 범주를 뛰어 현대미술의 새로운 흐름을 담아내고 있다.

cute abstract palette series 2 edition4_60x60cm_옻칠_2020
cute abstract palette series 2 edition4_60x60cm_옻칠_2020

예와 기의 자세로

정 작가는 경영학의 진정한 구루라고 인정받는 피터 드러커(Peter F. Drucker, 1909-2005)의 성실성(integrity)은 타고나야 한다는 논지를 예술의 정신으로 가져왔다. 그는 십여 년의 창작 연구를 통해 예(藝)와 기(技)를 입문자의 자세로 작업의 틀을 세웠다. 예(藝)는 조형적 능력을, 기(技)는 장인의 수식어를 포함하는 능력일 때 예와 기는 창작에 있어 상호작용하는 요소가 된다. 일정한 수준 이상에 도달한 기는 예를 결정하는 한편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예와 기는 내용, 형식과 마찬가지로 옻칠화가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이다. 오랜 시간 수많은 옻칠 예술가들에 의해 발전된 기(技)를 계승하여 현대미술의 흐름에 맞는 새로운 표현 연구로 발전시키고 있다. 이는 외래문화의 영향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형성한 예술인 동시에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예(藝), 기(技) 두 요소를 기반으로 한 창작 연구를 통해 조합, 변형, 개발이라는 조형 원리를 정립하였으며, 그의 작업은 재료의 조합, 기법의 조합, 기법 재료의 조합, 기법의 변형 의미를 담는다.

창작에 있어 다양한 기법과 재료의 조합, 변형 없이는 화면 전체의 통일감과 균형을 잃게 된다. 조형 능력의 숙련 정도에 따라 조합, 변형, 개발이라는 조형 원리로 계승과 발전을 걸쳐 창신(創新)이라는 창조 정신의 정립으로 이어진다. 이는 서양예술의 ‘창조’의미와 다른 맥락인 온고지신(溫故知新), 법고창신(法古創新)의 두 길로 요약된다. 옛것을 부정, 파괴하여 새로움을 추구하는 서양식의 이분법적인 구도와 대립하는 이념으로, 조합, 변형, 개발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긍정, 구축 정신을 예술관으로 삼고 있다. 서양식의 이분법적인 창조 정신을 반증하기 위해 상반, 대립이라는 이분법적인 조형 요소로 하나의 자유로운 화면을 만든다.

Infinite abstract palette series 90x69x44cm 옻칠 2020
Infinite abstract palette series 90x69x44cm 옻칠 2020

전통의 연속성과 소통의 창구

직선과 곡선, 사각형과 원형의 간단한 요소 외에도 상반, 대립하는 개념의 요소들을 사용하였다. 나무를 부착하고 그 위에 옻칠하여 실제 문, 창과 같은 효과를 만들어 마치 실제 오브제 안에 그림이 담겨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켜 실존과 허구의 상반되는 느낌을 구체화했다. 구상과 추상, 정형화된 도형의 형상과 비정형의 형상, 단순화된 블라인드 형상과 창문 형상 역시 안과 밖, 개방과 폐쇄라는 상반, 대립하는 의미의 구성 요소로 새롭고 독특한 아르스 노바 예술 세계를 만들어가는 작가의 작업을 말한다. 옻칠화의 생성 구도 면의 구성을 살펴보면 전통 창살 문 형상이 작품에 나타나기 전에는 크고 작은 소통의 창을 의미하는 사각 프레임이 등장한다. 이는 전통 창살 문의 이미지를 가져온 연속성이다. 예술적 가치의 내용을 크고 작은 창을 통해 창밖의 사람들에게 전하는 외침을 의미한다. 개개인의 창을 통해 들려오는 작가의 외침에 창을 활짝 열어 진정한 옻칠화 예술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기를 기대하는 작가의 내면 의지이다. 사각 프레임과 전통 창살 문은 소통의 창구라는 의미 외에도 작가 개인에게 있어 소통의 흔적이 남아있는 팔레트를 의미한다.

옻칠 색 작업의 표현 작업을 말하면 칠흑은 흑칠(黑漆 – 검은색 옻칠)에서 유래한다. 흑칠은 그 어떤 흑색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고유의 미를 표현하고 있다. 우주의 리듬의 블랙홀! 그곳의 한 줄기의 빛도 들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에 가려진 캔버스에 빛을 비춰 세상을 밝히는 옻칠화를 ‘칠(漆)흑에 새긴 빛’ 이라 한다. 그는 새로움을 추구하기 위해 옛것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새것을 만드는 창작 정신을 이야기한다. 새로움의 추구를 위해 옛것을 파괴, 부정하는 서양식의 창작 정신만으로는 한국적 혹은 우리의 정체성을 가진 새로운 아름다움을 추구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옛것(정체성)을 살리되 안주하지 않으려는 새로움을 구축하여 전통과 현대, 과거와 현재라는 상반, 대립하는 감성을 작품에 담았다.
정광복 옻칠화 작가의 작품을 보면 누구나 대립, 상반되는 대다수의 조형 요소를 알 수 있다. 이상과 현실이라는 요소는 ‘컬렉터(Collecter, 수집가)’ 설치 작품에 중점적으로 담겼다. 관람자가 자연스러운 컬렉터가 되는 대중의 물결 층이 형성되기를 소망한다. 컬렉터의 형성은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가치 있는 작품을 소장하여 예술을 일상 안에서 즐기는 이상적인 세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 이후 컬렉터 시리즈 작품을 소장한 컬렉터는 작가의 발전을 지켜보며 자신이 소장한 작품의 가치가 상승하는 예술문화를 누리게 된다.

작가는 이상과 현실에 대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있게 하나의 작품에 조화롭게 담아내 예술세계의 이상이 현실에 반영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옻칠 작업의 균형은 예술품 속 우리 역사의 기록이 된다. 정광복 작가의 손끝을 예의 주시하며 그를 응원한다. 

정 광 복 (Jeong Kwang-bok)
정 광 복 (Jeong Kwang-bok)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옻칠 자문 역임

학력

2012년 중국 칭화대학교 공예미술과 옻칠예술전공 석사

2007년 세한대학교 회화과 서양화 전공 학사

 

개인전

2021년 Korea Lacquer Painting /
Lego Exhibition part 1,2 GALLERY INSART

2020년 칠흑에 새긴 빛 – 옻칠화 /
힐링展 셀트리온 스킨큐어 강남점

2020년 칠흑에 새긴 빛 - 옻칠화 /
공간展 GALLERY INSART

2020년 [Palette] 옻칠화展 ART SPACE W

2020년 ‘칠흑에 새긴 빛 – 옻칠화 작가공모선정展
GALLERY INSART

2019년 전통과 현대 그 사이 옻칠화 展 陰陽+REST
GALLERY JAPAN

2019년 칠흑에 새긴 빛 – 옻칠화 展 SEJONG GALLERY

2019년 칠흑에 새긴 빛 – 옻칠화 정광복 展 GALLERY耽

2018년 칠흑에 새긴 빛 - 옻칠화 展 GALLERY INSART

2015년 GALLERY HAN 옻칠화 개인전

2013년 GANA ART SPACE 옻칠화 개인전

그룹전

2020년 마루아트센터 기획 2인전

2020년 코엑스 서울카페쇼 갤러리耽

2020년 RED L GALLERY 기획 2인전

2020년 남송미술관 기획 ‘2020 신진작가 초대 5인전’
(남송미술관)

2020년 포스트 모던 포스트 / 모던 포스트 모던 2인展
(GALLERY INSART )

2020년 미누현대미술관 영 아티스트 작가 공모 선정展
(미누현대미술관)

2020년 薪技艺- 제 5회 국제공예미술작품전 
(중국 칭화대학교 미술관)

2020년 Gallery Life 선정작가展 (Gallery Life)

2019년 MANIF ART SEOUL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2019년 ‘공예트랜드페어’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기획전시 참여
(COEX)

2019년 ‘서울모던아트쇼 메세나 대상전’ 서울미술협회 기획
(AT 센터)

2019년 ‘예술창작주류활동 성과展’(중국 광서예술대학)

2019년 ‘옻칠화 – 빛의 향연’(안성아트센터JIP)

2018년 ‘칠흑과 조화’ 상해공예미술대학 주최 
(상해정견예술공간)

2018년 ‘칠흑에 새긴 빛 –옻칠화-展’ (Kara’s Gallery)

2017년 ‘옻칠화 기부전’ (Kara’s Gallery)

2016년 한벽원 미술관 연결고리 단체전

2015년 광서예술대학교 한중 옻칠화 교류전

2012년 한중현대회화교류전

2011년 칭화대학교 미술관 석사 청구전

2010년 중국 “从河姆渡走来” 교류전

 

자료제공 Gallery 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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