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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과 암 줄기세포
  • 장석원(충민내과의원 원장)
  • 승인 2021.06.01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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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암이란?

암을 늦게 발견하더라도 암에 대해 알고 내 몸에 대해 잘 알아야 암을 이겨낼 수 있다. 암이 나에게 어떻게 왔는지, 현재 상태는 어떠한지를 정확히 알아야 대처할 수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환자는 의사의 판단에만 의존한다. 그 후 일어나는 모든 결과는 자신의 책임인데도 말이다. 그렇다고 의사의 말을 듣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알고 암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의사와 상의한다면 자신에게 적절한 치료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의료진과 지식을 공유하며 같이 치료하려 노력한다면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 공부해서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한다. 그래야 후회가 없을 것이다.

암은 왜 생길까?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약 60조 개의 세포는 동일한 목적과 사명을 가지고 매일 규칙을 지키며 질서 정연하게 살아간다. 이 상태가 유지될 때 우리 몸이 건강한 것이고, 이 질서가 깨진 것이 암이다. 정상세포는 모두 암세포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남녀노소에 상관없이 우리 몸의 어느 곳에서나 암이 발생할 수 있다. 암은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약 60조 개의 세포 중 단 1개의 이상세포로부터 시작되는 세포의 병이다. 

정상세포는 반드시 일정한 질서와 조화를 이루며, 수명을 다할 때까지 분열, 증식, 사멸을 되풀이함으로써 몸의 건강을 유지한다. 그러나 암세포는 정상세포의 성질에서 벗어나 사멸하지 않고 무제한 증식함으로써 생명을 위협한다. 이처럼 암세포는 죽지 않고 끊임없이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그뿐만 아니라 혈액이나 림프액을 타고 여기저기로 퍼지는 능력이 있다. 이렇듯 무제한으로 증식하고 전이하는 악성종양을 총체적으로 암(癌)이라 하며, 암은 암세포 덩어리로 되어 있다.

정상적인 세포의 분열, 증식, 사멸(죽음) 등은 세포 내 유전자에 의해 조절되는데, 이를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포 내 유전자에 이상이 생겨 이들을 통제하지 못할 때 암세포가 발생한다. 암 발생과 관련된 유전자는 암 유전자(oncogene), 암 억제 유전자(tumor suppressor gene), DNA 손상 복구 유전자 등 3가지가 있다. 그렇다면 이 3가지 유전자와 암 발생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첫째, 암 유전자는 정상세포의 성장과 분화에 관여하는데, 돌연변이에 의해 암 유전자가 활성화되면 발암 과정이 촉진된다. 

둘째, 암 억제 유전자는 정상세포의 분열, 증식을 억제하며 세포의 죽음을 유도하는 유전자인데, 돌연변이에 의해 암 억제 유전자가 비활성화되면 암이 발생한다. 

정상적인 조직은 이 두 유전자가 균형을 이뤄 조절하며 성장한다. 그런데 두 유전자의 균형이 깨어질 때, 즉 암 유전자의 기능이 강해지거나 암 억제 유전자의 기능이 줄어들면 암이 발생한다. 

셋째, DNA 손상 복구 유전자는 DNA가 손상되었을 때 이를 수리하는 유전자인데, 이 유전자가 고장 나서 손상된 DNA를 수리하지 못할 때 암이 발생한다.

우리 몸에서는 하루에 1011개의 세포가 새로 생기는데, 이론적으로 106개 세포 중 1개의 돌연변이 세포가 발생한다고 한다. 하루에도 이렇게 많은 돌연변이 세포가 생성되는데 암세포가 되지 않는 이유는 단일 돌연변이만으로는 암이 발생하는 데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연스러운 생명 영위 과정에서 생긴 돌연변이 세포가 각종 오염, 공해, 담배 연기, 방사선, 식품 속의 발암물질 등 여러 환경 요인에 의해 유전자 손상을 입어 암세포로 변할 수 있다. 이처럼 돌연변이 세포가 발암물질의 영향을 받으면서 여러 과정을 거치면 암세포가 된다.

유전자와 암의 관계

과학은 인류의 탄생을 진화론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원시 지구 시대에는 단세포 생명체가 살았는데, 이들이 열악한 환경에 적응하면서 다세포 생명체로 진화하고, 이러한 진화를 거듭하여 오늘날의 현생 인류가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상에 인류가 처음으로 나타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300만 년 전이라고 한다.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화석을 살펴보면, 최초의 인류 모습은 오늘날의 사람들보다 머리가 작고 온몸에 털이 나 있어 원숭이와 비슷하다.

두뇌 크기를 비롯해 몸의 특징이 오늘날의 인류와 거의 비슷해서 우리의 직계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크로마뇽인)가 출현한 것은 약 3~4만 년 전 구석기시대라고 한다. 

석기시대 유전자와 현대의 식습관이 암을 일으킨다

인류의 몸은 기본적으로 3~4만 년 전 오늘날의 인간과 같은 초기 직계조상이 나타났을 때 그 당시에 먹던 음식물을 토대로 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 당시에는 주로 야채 뿌리부터 줄기, 잎사귀, 열매 등을 먹었다. 농사를 짓기 시작한 약 2만 년 전부터는 곡류도 먹게 되었다. 그전에는 곡류가 없었는데, 이때부터 점차 먹는 것이 달라졌다. 패스트푸드가 등장했고, 멀리 수송해야 했기에 음식을 장기 보존하기 위해 방부제 등 많은 첨가물을 집어넣게 되었으며, 맛을 위해 기름과 당분을 많이 쓰게 되었다.

우리가 흔히 게놈이라 부르는 유전체(genome)는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를 합친 용어로, 인간의 게놈은 DNA를 구성하는 30억 쌍의 염기로 이루어져 있다. DNA는 이중나선구조로 세포핵 안에 매우 조밀하게 실타래처럼 구겨 넣어져 있다. DNA는 배열에 따라 또 다른 유전 물질인 RNA로 변환되어 여러 가지 생리 기능을 하는 단백질을 만든다. 이 단백질에 의해 유전자가 발현되기도 한다.

과학자들은 DNA의 염기 배열이 생명현상을 이해할 수 있는 생명의 설계도라고 여겼다. 따라서 1990년도에 인간 게놈의 DNA 염기 서열을 모두 분석하겠다는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야심차게 시작되어 2001년에 완료되었다. 그 결과, 인간의 유전자는 약 35,000개 정도로 매우 적고, 사람의 유전자 구조가 침팬지나 초파리와 매우 유사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동양인과 서양인, 흑인의 유전자 염기 서열의 차이는 0.1%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는 유전자 지도를 통해 유전자 하나하나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예측할 수 있게 해준, 진일보한 연구 결과다. 

유전자 지도를 이용해 30억 쌍의 염기에 흩어져 있는 각 유전자의 기능을 밝혀내면, 그동안 신비하게만 여겨졌던 각종 생명현상을 단계별로 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당뇨병, 치매, 유전 질환이나 암과 같은 난치병의 원인을 유전자 수준에서 설명할 수 있으며,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유전자 진단을 통해 미리 질병을 예측할 수 있고, 진단에 따라 유전자 치료도 가능해진다.

우리의 유전자는 옛날 그대로다. 유전자가 변하려면 굉장히 오랜 세월이 걸린다고 한다. 그런데 현대인의 식습관은 너무도 빠르게 변했다. 우리의 식습관이 서구화된 것은 20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유전자는 변하지 않았는데 식습관만 변한 셈이다. 그러나 우리 몸의 유전자는 현대인의 식습관을 따라가지 못하고 과거의 자연스러운 음식을 원한다. 즉, 몸은 석기시대인데, 몸이 원하지 않는 현대 사회의 새로운 환경과 음식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인체가 가지고 있는 기술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물질들이 우리 몸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므로, 몸이 감당할 수 없다. 이와 같은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몸이 이상하게 변해 질병을 일으킨다. 몸이 원하지 않는 음식, 생활 습관 등으로 인해 현대인의 환경적 요인과 몸의 유전자가 마찰을 일으켜 암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지만 극단적으로 채소와 과일에 치우친 식생활을 하라는 것은 아니다. 먹고 싶은 것은 먹되, 골고루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하라는 것이다. 한쪽에 치우친 식습관은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되니 골고루 먹어야 한다.

돌연변이에 의한 암세포화

암을 연구하는 의학자들에게도 암은 여전히 수수께끼이며, 암의 원인을 모두 이해하기는 매우 어렵다.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는 것은 유전자의 형질 변환 때문이다. 그래서 암은 유전자의 병이라고 한다. 그러나 한 개의 암 유전자 또는 암 억제 유전자의 변화가 단독으로 암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며,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긴 시간에 걸쳐 여러 개의 암 관련 유전자들의 변화가 누적되어야 한다. 

유전자의 돌연변이는 어떻게 일어날까?

사람의 유전자는 23쌍의 염색체로 이루어져 있으며, 총 30억 개의 쌍을 이루는 염기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 인체의 정상세포는 일생 끊임없이 세포분열을 하며, 그때마다 30억 쌍이나 되는 DNA 염기 서열을 똑같이 복제하여 자손 DNA를 만들어낸다. 세포 분열을 할 때마다 이렇게 긴 DNA를 복제하다 보면 복제 실수에 의해 우연히 돌연변이 세포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게 자연적으로 돌연변이 세포가 빈번하게 생긴다면 암뿐만 아니라 신체의 이상이 여기저기에서 나타나야 할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정상세포의 암세포화는 흔하게 일어나지 않는다. 돌연변이가 일어났다고 해도 모두 암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세포는 휴지기 상태에서 성장하여 분열하고, 다시 성장하는 연속적인 과정을 되풀이하여 증식한다. 뇌나 근육과 같이 분열 증식 능력이 없는 휴지기의 세포는 돌연변이가 일어나기 어려워서 암이 생기기 어렵다. 그러나 위, 대장, 간, 유방 세포 등은 항상 분열과 증식을 반복하는 세포로, 이러한 세포에서 돌연변이가 일어나기 쉬우며 암이 되기도 쉽다. 따라서 이런 장기에서 암이 잘 생기는 것이다.

둘째,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일어났더라도 복구하는 유전자에 의해 수리되어 정상세포로 돌아간다. 복구되지 못할 정도로 심하게 손상된다면 세포 자살 프로그램이 작동하여 결국 사멸하게 된다. 그렇기에 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켰다 해도 암세포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

암세포는 돌연변이에 의해 새롭게 탄생한 세포다. 그리고 암은 돌연변이 세포의 손상받은 유전자에 변이가 축적되어 생긴다. 이것이 현재까지 밝혀진 암의 발생 원인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일으킬까? 발암물질이다. 정상 유전자가 발암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발암물질이 염색체에 달라붙어 유전자가 변이를 일으키게 되고, 암도 발생하게 된다. 

담배 속의 각종 발암물질이 폐암을 비롯해 구강, 식도, 췌장, 방광암 등을 일으킨다. 담배를 피우지는 않지만 담배 연기가 많은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간접흡연을 하게 된다면 위험하다. 한편, 자동차 배기가스와 공장 매연에 포함된 벤조피렌(benzopyrene)은 대표적인 발암물질이다. 또한 작업 환경에서 노출될 수 있는 중금속은 특정 암을 일으킨다. 살충제에 들어 있는 비소나 카드뮴, 페인트의 납과 일회용 제품(호일, 캔 음료)의 알루미늄 등은 해로운 중금속이다.

유전자가 화약이라면 발암물질은 도화선의 역할을 한다. 따라서 유전자에 손상을 일으키는 발암물질을 피하는 것이 암 발생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암을 일으키는 것은 화학적 발암물질 이외에도 공해, 방사선 등 수없이 많다.

암 예방을 위해서는 가능한 한 발암물질이 체내에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식생활이다. 식품과 함께 여러 화학물질이 입을 통해 체내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햄이나 소시지 등을 가공할 때 붉은색을 내기 위해 사용되는 질산염은 위 속에서 아질산으로 변한 후 아민과 결합하여 니트로소아민을 생성한다. 니트로소아민은 단백질이나 지방질을 고열로 가열할 때 생기는 물질로, 숯처럼 검게 탄 부분에 다량 존재하는 각종 이종환식 아민(heterocyclic amine)과 더불어 위암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암 개시 인자다.

그런데 발암물질이 바로 암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고, 수십 년에 걸쳐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는 여러 과정을 거쳐 암이 발생하므로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해도 발암물질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유전자가 손상될 기회를 줄임으로써 암을 예방하거나 암 발생을 어느 정도 늦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보더라도 일상생활에서 암의 원인이 될 만한 것을 가능한 한 제거한다면 암을 예방할 수 있다. 평소 금연하고, 저지방인 현미 자연식과 채식 위주의 식이요법을 하도록 신경 쓰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며 발암물질 노출을 줄인다면 암을 피할 수 있다.

그러므로 내가 먹은 음식이 나를 만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내가 마신 물 한 모금도 내 몸에 영향을 미친다. 암의 발병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음식의 위험성이 높다. 좋은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실제로 생활에 적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확연하다. 무엇보다도 균형 잡힌 식생활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장석원(충민내과의원 원장)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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