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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수단의 발전과 의료관광산업 브랜드 구축

  • 입력 2021.06.01 13:40
  • 수정 2021.06.01 13:42
  • 기자명 최인석(중국사천항공 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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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I. 교통수단의 발전과 제국

‘의료와 항공’이라는 주제로 MD저널에 글을 연재하기 시작한 지도 어언 1년이 되어가고 있다. 이번 5월 호는 지난 1년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열두 번째 연재이기도 하다.

만약 당신에게 “하루 동안 1억 원을 사용 할 수 있는 ‘돈’이 생기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라고 묻는다면 ‘맛있는 음식 먹기, 자동차 구매, 명품 옷 구매 등등’의 다양한 답변을 할 것이다. 이번엔 “‘돈과 시간’ 두 가지 모두 생긴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여행’을 꼽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인간이 죽기 전에 하고 싶은 버킷리스트 중 ‘세계 일주’는 공통메뉴이다. 하나님은 인간의 DNA 어딘가에 ‘여행’이라는 유전자를 심어두신 것일까?

교통수단의 발전을 육로, 해로, 항로(Airway) 시대로 구분해 본다. 인간의 두 다리는 걷기엔 느리고, 뛰기엔 자신의 에너지를 많이 소모해야 하는 비효율적인 운송수단이다. 이를 극복하려고 초창기엔 말과 마차와 같은 동물을 이용한 무동력 운송수단이 개발되었고, 나중에는 자동차나 철도와 같은 동력 교통수단을 발전시켜 보다 먼 곳으로의 여행을 가능케 하였다. 인간의 호기심에 배를 타고 땅끝으로의 여정 중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입증하였고, 하늘을 나는 항공기의 등장 후 불과 100여 년 만에 세계를 지구촌이라 부르게 되었다. 

필자도 보잉747 화물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하여 미국 알래스카와 뉴욕, 그리고 유럽의 브뤼셀을 거쳐서 다시 인천국제공항으로 돌아왔던 8박 9일의 북반구 세계 일주 비행 경험은 감동이었다. 학창 시절에 책을 통하여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배웠고, TV를 통하여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나침반 바늘의 동쪽 방향으로 출발해서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했던 비행은 평생 잊을 수 없다. 

말을 활용한 기동성으로 칭기즈칸은 짧은 기간에 역사상 두 번째로 큰 몽골제국을 건설하였고, 영국은 막강한 해군으로 바다를 장악해 52개 국가 영연방(영어: Commonwealth of Nations)을 건설해 해가 지지 않는 국가라는 별명을 얻으며 세계 육지 면적의 1/4을 차지했던 역사상 가장 큰 대영제국을 건설하였다. 그리고 미국은 바다의 항공모함과 하늘의 항공기를 통한 제공권 장악으로 세계 최강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에서 사람을 실어 나르는 운송수단을 잘 활용한 제국과 국가가 세계를 지배하였다.

II. 라이프를 만드는 브랜드

‘스타벅스’는 커피 퀄리티가 일등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 브랜드의 커피전문점이다. ‘맥도널드’의 햄버거 맛은 일등이 아니지만, 세계 최고 브랜드의 햄버거 전문점이다. 시장의 흐름을 읽는 스타벅스와 맥도널드는 최고의 상품 브랜드를 만드는 기업이다. 반면에 시장이 원하는 상품을 만들지 못하면 최고의 장인정신으로 만든 제품이라도 결국 시장에서 도태가 된다. 의료관광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아무도 걸었던 흔적이 없는 광야에 발자국이 생기면 길이 되고, 그 길은 시장을 형성하고 우리 라이프의 일부가 된다. 로켓배송의 쿠팡과 배달의 민족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스마트폰으로 오늘 주문한 물건을 내일이면 집에서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편리함, 그리고 식당을 굳이 찾아 나서지 않더라도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유명 맛집의 음식을 집에서 맛볼 수 있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에 우리는 이미 익숙해졌다는 것이다. 두 브랜드는 우리 삶의 스타일을 바꾼 ‘라이프 Re-Designer’이다.

코로나19 이전이었던 2019년까지 훌륭한 의료 인프라와 의료 인력을 기반으로 한국의 의료관광산업은 괄목할 만한 우성장 곡선이었다. 외국인에게 문을 개방할 수 있는 백신 인프라를 먼저 구축한 국가의 병원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의료관광산업을 리드하는 길을 선점하게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현재까지의 한국 백신 성적표는 처참하다. 코로나19 초기에 한국은 효과적인 방역전략으로 전염병 확산을 막으면서 ‘K 방역’이라는 세계적 방역 모범사례를 만들었다. 그러나 1년 4개월 동안 세계적 시장경제 흐름을 읽지 못하고 ‘성숙한 국민의식 기반 마스크 착용’ 버티기 전략만 고수하다가 백신 도입의 타이밍을 잃었고 결국 접종률 2.33%(4월 12일 기준)로 OECD 37개 회원국 중 35위이고, 세계 100위권 밖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보여주고 있다. 

‘India Med Today’에 따르면, 포스트 코로나에 접어들면서 질환 치료 중심의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우수한 의료 인프라를 살려 ‘의료관광강국’으로 발돋움할 맞춤형 브랜딩이 필요해 보인다.

Ⅲ.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231조원 의료관광시장

시장정보 조사기관 ‘리서치엔마케츠(Research And Markets)’에 따르면 2027년 글로벌 의료관광시장은 연평균 21.1% 증가해 2027년 2,079억 달러(23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였다. 이와 발맞춰 태국,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권 주요 경쟁국들을 비롯해 독일, 스페인, 터키 등도 ‘저렴한 의료비용, 우수한 의료 인프라, 연계 관광 시장, 숙련된 인력 그리고 정부의 코로나19 맞춤형 의료관광객 유치지원 등’ 각자의 장점을 앞세워 포스트 코로나 시장을 선점하려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한국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IT 기반 의료·병원시스템, 의·약학 인재 등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우수한 중증 치료기술, 바이오 의약품 및 융·복합 의료기기 분야 등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의료 관련 인프라는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코로나19가 끝나면 한국의 병원에 외국인 환자가 다시 몰려들고 의료관광산업이 자연스럽게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추측은 환상이며 착각일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의료관광분야 경쟁국들의 발 빠른 대응과는 대조적으로 우리나라의 대응은 소극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한국이 가진 ‘성형강국’이란 국가 의료관광 이미지를 탈피해 ‘중증치료강국, 의료관광강국’으로 변모하기 위해 각 대륙, 국가별 경제적 여건, 보건·의료 환경을 감안한 전략적인 마케팅과 환자 중심의 서비스 품질 제고, 편의성과 환자의 안전 및 개인정보 보호 시스템 등이 체계적으로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는 한국의료항공협회를 설립하여 MD저널을 통하여 항공교통수단을 통한 응급환자 이송과 의료관광객 유치를 위한 글을 연재하였다. 지금까지 열두 번의 기고가 아무쪼록 한국의 의료관광분야 유관기관 및 기업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고 ‘의료관광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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