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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머니 Mother of Mine

  • 입력 2021.06.02 12:06
  • 기자명 진혜인(바이올리니스트/영국왕립음악대학교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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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계절의 여왕, 5월은 그야말로 봄의 절정이다. 추운 겨울을 견디고 움튼 여린 잎들도 각자의 생장점을 지나 녹음의 절정을 이루는 시기이다. 가지치기를 통해 생장점을 잘라주어 식물의 높이를 조절하기도 하고 수형이나 풍성함 같은 모양을 잡아간다.

가지치기에서 성장까지

어린 줄기를 내기 전 강인한 다짐없이는 겨우내 키워낸 가지를 가지치기하기란 쉽지 않다. 어린 자녀를 기르는 어머니의 마음도 그와 같을 것이다.

뇌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아이의 뇌는 출생 시 성인의 약 25%, 1세에 약 65%, 3세가 되면 약 80%, 5세가 되면 약 90%에 도달한다고 한다. 약 2천억 개의 뇌신경세포가 초기 3년동안 가장 활발하게 발달한다. 신경세포는 계속 사용할 경우 초등학교 시기를 거쳐 청소년기까지 가지치기를 하면서 증가한다고 한다. 그러나 사용하지 않을 경우 이는 막히거나 쇠퇴한다. 그렇기에 시냅스 가지치기가 일어나는 만 10세까지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자녀교육에 대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끊임없는 투자를 한다. 그러나 영어 표현에 ‘parenting’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문자 그대로 ‘부모가 되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영어권에서는 ‘좋은 부모 되기’ 또는 ‘자녀 기르기’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그리고 같은 의미의 ‘부모 되기’가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자녀교육’이라는 말로 바뀌어 사용된다. 영어권 서점에서는 페어런팅 코너를 별도로 마련해 자녀 기르기에 관한 도서들을 진열하고, 우리나라의 서점에 가면 '자녀교육서'라는 코너가 서점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페어런팅’과 ‘자녀교육’은 차이가 있다. 페어런팅의 주체는 ‘부모’인 것이다. 부모님은 세상을 구한 위인은 아닐지라도 어떤 영웅보다 위대한 힘으로 자녀를 키워낸 분들이다.

닐 리드의 LP 커버
닐 리드의 LP 커버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주신 나의 어머니

음악에서도 어머니의 사랑을 느끼는 곡들은 생활에서도 이미 많이 접한 바 있다. 수 년 전 국내 기업의 백색가전 CF에 배경음악으로도 사용되었던 빌 파킨슨(Bill Parkinson) 작곡의 Mother of Mine(나의 어머니)도 그 중 하나이다.

스코틀랜드의 소년 가수, 닐 리드(Neil Reid)가 1971년 ITV의 방송 프로그램 ‘Opportunity Knocks’에서 부른 영상이 대중들에게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영국 내에서만 25만장의 앨범이 판매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25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듬해 1972년 미국의 소년 가수, 지미 오스몬드(Jimmy Osmond)도 이 곡을 불러 영국 싱글차트 최연소 1위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룹 활동 외에 그가 9살 때인 1972년 리틀 지미 오스본드라는 이름으로 솔로 앨범을 발표했을 때 수록된 곡이다.

또한, 소프라노 신영옥씨가 2003년에 발매한 그녀의 앨범 ‘My Song’에 수록되기도 했다. 딸의 재능을 소중히 여기며 키워준 어머니의 극진한 사랑과 정성 1993년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 순간에도 딸의 공연을 걱정했던 어머니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노래에 담았다. 신영옥씨는 인터뷰에서 가사 중 “Without your love, where would I be?” 라는 소절이 그리운 어머니에게 전하고싶은 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Mother of Mine (작곡: Bill Parkinson) 가사

Mother of mine / You gave to me / all of my life / to do as I please.

I owe everything I have to you. / Mother, sweet mother of mine

Mother of mine / When I was young / You showed me the right way things should be done.

Without your love, where would I be? / Mother, sweet mother of mine.

Mother, you gave me happiness / much more than words can say.

I pray the Lord / that He may bless you / every night and every day.

Mother of mine / Now I am grown. / And I can walk straight / all on my own.

I'd like to give you / what you gave to me. / Mother, sweet mother of mine.

<한글>

나의 어머니.. 나의 어머니..

어머니께서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주셨지요

내가 가진 모든 건 어머니의 덕분이에요.

어머니,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나의 어머니.. 내가 어렸을 적에는 살아가며 해야만 할

올바른 세상 이치를 알려주셨지요.

어머니의 사랑이 없었다면, 제가 어디에 있을 수 있겠어요.

어머니.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어머니는 나에게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행복을 주셨어요..

난 신께 어머니를 매일 밤낮으로 축복해 달라고

기도드려요.

나의 어머니.. 난 이제 자라서 어른이 되었고,

혼자 힘으로 살아갈 수 있어요.

어머니께서 나에게 주신 것들을 돌려 드리고 싶어요.

어머니.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배우 윤여정씨의 한국 최초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장면
배우 윤여정씨의 한국 최초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장면

아들이 엄마에게 드리는 메세지

최근 한국 배우 최초로 영화 ‘미나리’로 미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품에 안은 배우 윤여정씨의 수상 소감에서도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기도 했다. “사랑하는 아들아, 이게 엄마가 열심히 일한 결과란다.” 그녀의 미국 시장으로의 진출에 대해 묻는 인터뷰에서도 두 아들이 그녀를 그곳으로 오게 했다고 밝히며, 배우라는 직업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두 아들 덕분이라는 말을 남겼다.

영화 ‘미나리’의 정이삭(리 아이작 정) 감독도 미나리는 가족간의 사랑을 의미하며 미나리의 질긴 생명력과 적응력이 그의 가족과 닮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5월은 봄의 절정을 넘어 가족의 정으로 따뜻함의 절정을 느끼게 한다. 현대사회의 문제점 중 하나인 가족해체에 대해 또다른 질문을 던져주었다.

지나간 어느드라마의 타이틀 중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표현처럼, 이번 생은 우리 모두 처음이듯 부모님도 그러할 것이다. 그럼에도 무한한 사랑을 베풀어 자녀들이라는 한송이의 열매를 맺기 위해 양분이 되어 주신다. 가족의 달 5월, 부모님께 따뜻한 한마디를 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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