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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MD Journal 6월호를 소개합니다.

Afterimage (잔상) – 빛의 흔적을 남기다.

  • 입력 2021.06.16 10:37
  • 기자명 양지원(문화예술학 박사/MD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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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image/60.6 x 60.6/Acrylic on the canvas
Afterimage/60.6 x 60.6/Acrylic on the canvas

[엠디저널] 어느날 문득 정은미 작가는 초기 해오던 사실적 표현의 구상 방식에서 작가 내면의 변화와 새로운 방식의 갈망에서 오는 벽을 바라보고 있다. 이를 통해 정 작가는 기존의 방식을 잊기로 한다. 작업량이 쌓이며 얻는 경험 속에서 자신감과 영상, 영화, 문학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협업의 시간으로 작가의 작업을 스크린화면에 걸치는 작업으로 시도하고 있다.

영상의 층을 겹치고 발견하는 것과 몽타주(montage) 기법을 통한 형상화 방식으로 작가의 관심사를 영상을 통해 동시에 발현해내는 작업이 시도되기도 한다. 이에 정 작가는 작가와 또다른 관중이라는 객체(objet)를 소집한다.

작업을 해오며 지금의 방식을 산산히 버리는 일련의 방식 변화의 기침으로 작가는 분출을 시도하는 시간을 맞이한다.

공간과 표면을 탐구하며 관찰 혹은 기억을 기반으로 사물의 재구성 및 구도를 여러 차례 시도한다. 이 작업은 주변과 세상을 분석하도록 작업이 도와주고 있다. 켄버스의 사물이 인지 불가한 형태로 바뀌는 지점에 목도 된다.

정 작가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대상의 변화와 구도적 흐름은 작가와의 유대감의 도구적 작업으로 선보이고 있다. 색채와 빛을 통한 작업은 관객이 가져오는 그 상태에 대한 몰입을 증가시킨다.

눈에 보이지 않는 촉감이나 분위기는 다양한 색상의 변주로 작업에 풀어내고 있다. 조형적 힘과 타 장르와의 예술적 실천 및 교류에서 작가는 기억, 그 시간 차이를 담아냈다.

회화의 또다른 시선 갖기

러시아음악의 개혁자라고 불리는 작곡가 무소르그스키(Modest Mussorgsky)는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화가인 빅토르 하르트만(Victor Hartmann)의 작업에서 영감을 받아 ‘전람회의 그림’을 작곡하게 된다. 무소르그스키는 곡 사이사이 마치 다음 작품으로 걸음을 옮기는 발걸음을 묘사한 ‘프롬나드(Promenade)’를 배치하여 그림을 단순히 음악으로 옮겨놓은 것 이상의 ‘입체적 공간감’을 형성했다. 이는 그만의 독창적인 묘사음악의 걸작을 탄생시켰다.

1968년 3월 초 어느 날 저녁, 캐나다 토론토에서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과 존 케이지(John Cage)가 만든 멀티미디어 퍼포먼스 ‘재회(Reunion)’는 예술에 있어 장르 간 융합 외에도 예술과 일상, 예술과 테크놀로지 융합을 탐색하는 역사적인 행사로 기억된다.

이처럼 서로가 서로의 성실한 감상자로 영향을 주고받는 예술인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관습적 영역 구분에서 벗어나 늘 새로운 것을 찾아 기존 영역을 뛰어넘는 예술을 창조해내려는 시도와 창작으로 ‘융합’을 실천해왔다. 이 무대는 당시 실험적 작가들의 희망 뒤샹과 현대음악의 경계를 확장한 작곡가 케이지의 협업이라는 점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정은미 작가와 함께 하는 프로젝트로 창작무용 공연이 진행된다. ‘Afterimage(잔상)’이라는 주제로 정 작가의 전시 작품을 감상한 후, 한국 창작무용 공연을 무대에서 관람하는 기획 공연이다.

같은 주제로 다른 예술분야의 장르를 동시에 표현한 예술 융, 복합을 시도한 정은미 작가와 단국대학교 박미영 교수의 프로젝트는 2021년 6월 5일 오후 6시부터 강동아트센터에서 진행된다. 본 전시와 공연은 다양한 방식 예술의 대화 갖기를 시도하고 있다. 

작가노트

Afterimage(잔상) – 빛의 흔적을 남기다

모든 것의 시작에는 빛이 있다. 빛은 인간에게 지혜 종교, 감성 문명이었다. 미술사문헌적 사료로 1860년대 초 색채와 빛을 통해 인상주의 작가 작업은 찰나의 시각적 표현을 시도했다. 지워지지 않는 지난 날의 기억이나 모습, 시각적으로 외부의 자극이 없어진 후에도 그 감각의 경험이 남아 생기는 상을 ‘잔상’이라 한다. 시간의 베이직한 눌림의 연속이라고 할까. 또한 빛을 바라본 후 다른 곳을 보거나 눈을 감아도 독특한 빛을 띄며 눈에 남게 된다.

불과 2년 전, 기존 작업의 전환기 점의 해후로 인상주의 화가들과 조우한다. 시간의 여행으로 여명같은 빛의 순간적인 정점을 표현하고자 ‘Things Beautiful’을 주제로 좋아하는 등나무 꽃과 벚꽃을 소재로 짧은 붓 터치와 물결이 이는 듯한 화필을 구사 하였다.

작가의 고백의 시간 일기의 달력이 되는 2000년부터 Afterimage라는 타이틀로 지난날의 기억으로 남는 잔상과 공간에 펼쳐진 다른 세계로 갈망하는 인간의 욕구! 그 오르고자 하는 내면의 욕망을 구체적인 형상보다는 보이는 모든 잔상들을 점, 선, 면, 색의 순수한 조형적 요소로 비구상적 표현을 선택하였다.

빛의 신비와 그 빛의 경이로움을 쫓는 물리학적, 과학적 탐구를 통해 고독, 경쟁, 우정, 갈등, 유머, 사랑, 행복과 환희의 여행을 시작하며 비 언어적 소통으로의 잔상과 빛의 흔적을 캔버스에 남긴다.

(작가노트 발췌 - 에디터 재편집글)

자료제공 Gallery 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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