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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쇠, 그 올바른 건강 대처법은?

  • 입력 2021.06.16 14:43
  • 기자명 김영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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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미국의 시인 시어도케 로스케(Theodore Roethke)는 “너의 젊음이 너의 노력으로 받은 상이 아니듯 나의 늙음이 나의 잘못으로 받는 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나이를 먹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젊음에서 늙음으로 가는 생명의 이치”다.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노쇠현상으로 인한 몸의 이상 신호들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기 보다는 올바로 알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건강 100세를 살아가는 삶의 지혜다. MD저널은 경희대학교병원 어르신진료센터 소장 원장원(가정의학과)교수의 도움을 얻어 2025년 초고령화사회를 앞두고 우리나라의 노인 건강법에 대해 살펴본다.

노쇠가 뭐길래, 내 나이가 어때서

세계보건기구에서는 건강 노화를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닌 일상생활 기능들을 얼마나 잘 유지할 수 있는가로 정의하고 있으며, 노쇠(frailty)의 발생이 건강 노화를 방해하는 주요한 원인으로 지적하고 이에 대한 예방 노력이 필요하다고 기술하고 있다. 

노쇠란 노화 자체와 더불어 활동량 감소, 영양섭취 감소, 그리고 각종 질병 등으로 “체력, 인공지능, 지구력 등 여러 장기의 생리적 기능이 저하되고, 그 결과 낙상, 섬망 등의 장애가 발생하기 쉽고, 요양시설 입소, 사망의 위험이 증가하는 취약한 상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건강노인과 장애노인의 중간단계에 있는 허약(노쇠)노인은 아직 장애(disability)상태에 이르지는 않지만, 건강한 노인과 비교하여 보행속도가 감소하고, 근력이나 지구력 등이 부족하여 쉽게 장애 상태로 진행될 수 있는 위험이 큰 노인을 의미한다.

경희대학교병원 어르신진료센터 소장 원장원(가정의학과)교수는 “특히 의도하지 않은 체중감소, 심한 피로감, 근력 약화, 보행속도 감소, 신체활동량 감소 등이 3개 이상있을 때 노쇠를, 1-2개 해당할 때 노쇠 전단계를 의심해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노쇠 노인일까? 노쇠 진단 설문 

가장 간단한 노쇠진단 설문지로는

FRAIL(fatigue, resistance, ambulation, illness, loss of weight) scale을 권장할 만하다. 

1) Fatigue(피로): 지난 한 달 동안 피곤하다고 느낀 적이 있습니까?

(1=항상 그렇다 / 2=거의 대부분 그렇다 / 3=종종 그렇다 / 4=가끔씩 그렇다 / 5=전혀 그렇지 않다) 

1, 2로 답변하면 점수는 1점, 이외에는 0점

2) Resistance(저항): 도움이 없이 혼자서 쉬지 않고 10개의 계단을 오르는데 힘이 듭니까?

예=1점, 아니오=0점

3) Ambulation(이동): 도움이 없이 300미터를 혼자서 걷는데 힘이 듭니까?

예=1점, 아니오=0점

4) Illness(지병): 의사에게 다음 질병이 있다고 들은 적이 있습니까?

(고혈압, 당뇨, 암, 만성 폐 질환, 심근 경색, 심부전, 협심증, 천식, 관절염, 뇌경색, 신장 질환) 

0-4개는 0점, 5-11개는 1점

5) Loss of weight(체중감소): 현재와 1년 전의 체중은 몇 kg이었습니까? 

1년간 5% 이상 감소한 경우에 1점, 5% 미만 감소한 경우에 0점.

FRAIL 설문지는 총점이 3점 이상이면 노쇠, 1-2점이면 노쇠 전단계, 0점이면 정상으로 판정한다. 

우리나라 노쇠 유병률 7.1%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우리나라 인구의 15.7%로, 향후에도 계속 증가하여 2025년에는 20.3%에 이르러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 전 국민을 대표하는 표본을 대상으로 노쇠의 유병률 조사한 자료로는 보건복지부에서 2007년에 실시한 전국 노인실태조사가 가장 대표적이다. 전국 노인실태조사에서는 Fried의 기준에 따라 조사하였는데, 한국 노인 중 건강군 42.4%, 노쇠 전단계 49.3%, 그리고 노쇠군이 8.3%이었다. 노쇠 유병률은 연령에 따라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 85세 이상의 19.9%가 노쇠, 62.4%가 전노쇠에 해당하였다.

경희대학교 원장원교수가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진행하고 있는 <한국 노인노쇠코호트 구축 연구>의 연구 결과를 분석해보면 아래의 표에서 보듯이 남자의 노쇠 유병률은 7.1% 여자의 노쇠 유병률은 14.2%로 파악되었다.

노쇠는 다행히도 상당수에서 예방이 가능할 뿐 아니라 노쇠 상태로 진행된 경우도 일부에서 이전 상태로 회복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어서 적극적인 개입과 관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윤환 등은 수원시 종적 노화연구(Suwon Longitudinal Aging Study)에서 기능제한(노쇠) 상태에서 정상으로 회복되는 백분율이 29.0%나 된다고 보고하였다. 한편 노쇠를 예방할 경우 노년기 사망의 3-5%를 지연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쇠의 치료 및 관리 방법

▲ 영양

체중감소가 동반된 노쇠 환자는 당연히 열량과 단백질 보충이 필요하다. 체중감소가 없더라도 나이가 들면 근력이 10년에 3-8% 감소하는 근감소증이 흔히 나타나는데, 이것이 노쇠의 원인이 된다. 이는 노화 현상과 더불어 부적절한 영양섭취, 특히 불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2015년 한국인 영양섭취기준에 의하면, 65세 이상 노인에게 최소 권장량으로 체중 kg당 0.91g 단백질을 권하고 있다. 그러나 고령에서는 근감소증을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권고량보다 많은 체중 kg당 1.2g이상(최대 1.5 g)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노인의 경우 단백질 섭취 후에 근육의 생성 반응이 둔화되는 현상이 있을 뿐 아니라 각종 만성질환으로 인해 단백질 요구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단백질 섭취는 하루 중에 식사마다 골고루 나눠 섭취하는 것이 한 번에 폭식하는 것보다 근육 생성에 더 효과적이다. 다만, 신장 질환이 있는 노인 환자들은 신장 기능 보호를 위해 보다 적은 단백질 섭취를 권한다. 

노쇠한 노인들은 비타민D가 부족한 경우가 흔하며, 비타민D의 부족은 낙상과 골절 발생 증가와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노쇠한 노인에게 하루 800-1,000IU의 비타민D를 보조제로 복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원장원교수가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진행하고 있는 <한국 노인 노쇠 코호트 구축 및 중재연구>의 연구 결과를 보면 단백질섭취량을 하루 체중 1kg당 1.5g으로 공급했을 때 근육량과 보행속도가 증가하는 효과를 보였다. 

▲ 운동

운동은 1주에 3회 정도 하는 것이 노쇠 노인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다. 1주에 2회 미만의 운동은 효과가 없을 수 있으며, 주 3회를 초과하면 운동이 과도하고 흥미를 잃게 만들 위험이 있다. 1회 운동 시 최적의 시간은 노쇠한 노인은 30-45분, 전노쇠(노쇠 전단계) 노인은 45-60분이라고 알려져 있다. 

노쇠한 노인에게는 다양한 종류의 운동을 복합적으로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그 이유는 노쇠하면 여러 기관이 동시에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노쇠한 노인에게 보행에 중요한 하지 근육운동을 강조하는 것이 좋다. 하지 근육이란 둔근뿐 아니라 무릎 굴곡근(햄스트링)과 신전근(대퇴사두군)을 지칭한다. 복합운동을 할 때는 유산소운동을 먼저 실시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저항운동을 견딜 수 있도록 심폐기능을 미리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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