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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도입이 필요한 의료,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엠디저널]

블록체인은 어려운 것인가? 아니면 허상인 것인가?

“인터넷이 지난 40년 세상을 지배한 것처럼 블록체인은 앞으로 30년 이상을 지배할 것이다.” 미래학자인 돈 탭스콧(Don Tapscott)의 말이다. 돈 탭스콧은 블록체인이 인터넷 다음의 세상을 지배할 기술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1994년 “텔레비전 이후의 삶” 이란 저서에서 스마트폰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견했던 조지 길더가 2018년 구글의 몰락과 함께 블록체인이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것이라고 예견하며 “구글의 종말”이라는 저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우리가 굳이 돈 탭스콧의 이야기나 조지 길더가 예견한 것에 관심이 가질 이유는 없다. 하지만 최근 2030 세대를 필두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열광하고 있다면, 단순히 그들을 투기꾼이나 일확천금을 꿈꾸는 어리석은 사람들이라고 매도하기에는 뭔가 어색함이 있지 않을까? “나는 잘 모르니까, 나는 별 관심없어” 하는 사이에 블록체인 기술은 우리 삶에 너무나도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비트코인(BTC) 등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상자산의 기본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정부가 “블록체인 기술은 육성하되 가상자산은 금지” 하겠다는, 심지어 “금융상품은 아니나 세금은 징수” 하겠다는 이분법적 정책을 강조하면서 두 기술이 떼 낼 수 있는 기술이냐 아니냐에 대한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블록체인,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새로운 기술

최근 시장조사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세계 블록체인 시장 규모는 2019년 20억1000만달러(약 2조2800억원)에서 2027년 690억4000만달러(약 78조3000억원)로 연평균 56.1% 성장이라는 엄청난 전망을 내놓기도 하였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는 블록체인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코로나19로 확산된 비대면 사회에서 △공공건강 데이터관리 △위기관리 △기부/보상 △의료 공급망 보안 등에 적용하려는 욕구가 확산되고 있으며, 실제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국가에서 코로나19 백신접종증명 시스템인 백신여권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려 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공공거래장부”로 불리는 데이터 분산처리 기술을 말한다. 즉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가 거래내역 등의 데이터를 분산, 저장하는 기술을 지칭하는 말인 것이다. 이와 같이 다수의 사용자가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기 때문에 해킹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데이터를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것이다. 기존 데이터 관리 시스템에서 모든 데이터를 중앙에 집중하여 관리하는 것과는 다르게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면 사용자가 데이터 직접 관리할 수 있어 탈중앙화 기술이라고도 한다.

■가상자산 - 블록체인과 이분법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관계

가상자산은 블록체인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사용되는 보상시스템이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관리하고 검증자로 참여한 사람들에게 보상으로 가상자산이 지급되어지는 것으로,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건강하게 유지되고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야 하고, 이를 위한 보상으로 가상자산을 지급해야 하는 셈이다. 가상자산을 통한 보상체계가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자발적인 유지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적인 요소인 것이다. 결국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이 동일한 개념은 아니지만, 둘을 따로 떼어내어 운영될 수 있는 관계가 아닌 것이다.

비트코인(Bitcoin)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가상자산이다. 2008년 10월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을 쓰는 프로그래머가 개발하여 중앙은행의 관여없이 P2P 방식으로 개인들 간에 자유롭게 송금 등의 금융거래를 할 수 있게 배포되었다. 거래장부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여러 사용자들의 서버에 분산하여 저장하기 때문에 해킹이 불가능하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는 참여자들이 채굴이라는 방식을 통해 네트워크에 참여하면 보상으로 비트코인을 지급한다. 이후 비트코인의 희소성을 이용한 거래가 발생하면서 비트코인은 가상자산 시장의 대장주로 자리잡았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활용범위를 다양하게 넓혀

이더리움(Ethereum)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계약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분산 컴퓨팅 플랫폼이자 운영체제다. 즉 개발자들이 블록체인 네트워크 위에서 여러가지 비지니스를 개발하고, 시장에 서비스(디앱, dApp)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인 것이다. 비트코인은 화폐로서의 가치만을 주장하는데 반해 이더리움은 블록체인 기술을 여러 분야에 접목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한 기술이다. 특히 특정 조건이 맞으면 바로 계약이 성립되는 스마트계약(Smart Contract)이라는 특징 때문에 다양한 응용 디앱을 만들 수 있다. 디앱 개발, 토큰 발행, 탈중앙금융(De-Fi, 디파이) 서비스 구현, 대체불가능한토큰(NFT, Non-Fungible Token) 발행, 탈중앙거래소(DEX) 구축 등 여러 블록체인 서비스의 등장을 촉진하는 것이다. 시장에서 블록체인을 통한 다양한 서비스가 만들어질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된 것이다.

■ 이오스, 폴카닷, 에이다 등 3세대 블록체인으로 기술은 점점 진화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각각의 특장점을 가진 다양한 블록체인들이 나오고 있다. 이오스는 이더리움 킬러라 불리며 이더리움이 가진 여러가지 문제점(느린 처리속도, 높은 수수료 등)들을 해소하는데 주력하였다. 이오스는 분산 애플리케이션인 디앱(DApp)을 구동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범용적인 블록체인 운영체계(OS)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디앱을 개발하고자 하는 측면에서는 활용성이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핵심개발자인 댄 라리머의 사임으로 이오스의 행보에 우려를 나타내는 시선도 있다.

폴카닷은 서로 다른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인터체인 프로젝트로, 체인 간 원활한 데이터 전송을 가능하게 한다. 폴카닷은 릴레이체인(relay chain), 파라체인(parachain)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릴레이체인은 거래 여부를 결정하는 중앙 관리자, 파라체인은 거래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보조적 체인 역할을 한다. 폴카닷은 참여자들 간 역할들이 균형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타 블록체인 간의 연결을 이룬다는 점에서 타 프로젝트들이 미래 폴카닷에 기대려는 모습도 엿보인다.

이밖에 가상자산을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채굴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는 지분증명(PoS, Proof of Stack) 방식의 에이다(ADA)도 최근의 친환경 화두에서 주목받고 있는 프로젝트다. 컴퓨팅 파워를 많이 가진 사람이 더 많은 가상자산을 채굴할 수 있는 작업증명(PoW, Proof of Work) 방식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지적 받고 있는 에너지 소비 측면에서 자유롭다는 강점이 있다.

이밖에 외부 데이터를 특정 블록체인에 안전하게 가져오는 기술인 오라클 솔루션을 제공하는 체인링크(LINK) 등이 각각 고유의 특성을 가지고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의료분야 블록체인은 어떠한 방향으로 가야 할까?

미래의료의 핵심은 데이터에 기반을 둔 맞춤의료 및 예측의료의 실현이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의료 데이터를 언제 어디서나 열람, 관리 및 유통이 가능한 개방형 생태계를 이루어야 한다. 하지만 의료 데이터는 그 속성상 매우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기 때문에 상당한 수준의 신뢰성과 보안성이 요구된다. 데이터의 관점에서 개방과 안전이라는 두요소를 충족시킨다는 것은 매우 난해한 문제이다. 최근 이러한 데이터의 양면성을 해결하기 위한 기술로써 블록체인이 의료계에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의료분야에 활용될 경우, 건강정보관리 능력 증대, 보험청구 및 심사 프로세스 효율화, 임상 시험의 안전성 향상, 연구 데이터의 공유와 활용의 증대, 개인 의료 및 건강 정보의 보호 강화, 의료정보 무결성 확보 및 추적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전 세계적으로 의학 및 생물학 분야에서의 블록체인은 이제 막 연구되기 시작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향후에는 의료분야 블록체인에 관한 구체적인 서비스 모델, 유통되는 의료 데이터의 형태와 구조, 보안, 블록에 저장될 데이터 수준 및 표준화, 법적 문제에 관한 다방면의 연구가 필요하다. 따라서 미래에는 블록체인 기반 의료서비스 모델 개발, 의료분야 블록체인 코어 플랫폼 기술 및 거버넌스 구축, 블록체인 관련 의료 제도 및 정책 개발에 관한 국가 차원의 정책적 전략 로드맵이 수립되어야 한다.

현재 의료분야에서 블록체인이 응용될 다양한 서비스 모델이 시도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의료데이터 유통, 인공지능, 전자건강기록 개발, 의료비 지불, 신약개발, 치과치료, 의학연구, 개인건강기록, 원격진료, 데이터분석기, 보험, 성형, 임상 시험 등 다양하다.

여기에서는 공공분야 의료 데이터 관리라는 관점에서 블록체인을 보고 어떻게 적용하는 것이 좋을지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의료산업의 빅데이터화는 향후 의료 기술의 발전과 방향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한 바 의료데이터는 개인정보보호 이슈와 맞물려 함부로 유출되거나 취합할 수 있는 요소가 아니다. 빅데이터의 중요성은 나날이 증가하지만 개인정보보호 또한 미래 핵심가치이기도 하여 둘의 이해 충돌 과정을 원활히 해소할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분야이다. 다양한 의견수렴과 사회적 합의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가능할까? 블록체인이 명확한 해답을 주지는 않겠지만 다양한 시도 방법 중 하나일 수도 있다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박낙승 대표

1. 탈중앙화 관점

의료데이터를 발생시키는 관점에서 본다면 개인별 데이터이기에 취합 시 블록체인 기술(데이터이동 경로 추적)을 적용해 볼만한 분야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데이터의 취합, 보관, 분석의 관점인 빅데이터화에는 굳이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리고 빅데이터화된 데이터를 사용하고자 할 때에는 반드시 블록체인 기술(데이터 접근 권한)이 필요할 것이다.

2. 의료데이터 주권 관점

의료데이터의 주권은 누구에게 있을까? 환자가 본인의 병을 들고 왔으니 환자본인이 병에 대한 데이터주권이 있어야 한다. 의사는 어떨까? 병은 환자 것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병을 진단하고 처방하는 행위는 의사 본인의 의학지식을 동원한 것이기에 의사에게 데이터 주권이 있는 것 또한 당연하다 할 것이다. 양자 모두 데이터 권한이 있으니 누구 것이라 단정짓기 힘들다.

3. 보상이라는 관점에서 본 블록체인

의료 관련 데이터를 취합하고자 할 때 환자에게 데이터 취합의 동의를 받은 후 보상으로 일정량의 가상자산을 보상으로 주고 치료비의 일부로 가상자산을 받을 수 있다면 그 가상자산의 쓰임새가 아주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다. 특히나 의료취약 계층이나 의료 소외 지역에 의료기관을 설립하게 하고 가상자산으로 의료비나 소외지역 의료기관 보상에 사용하게 한다면 의료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도 본다. 그리고 수집된 가상자산을 취약계층이나 지역에 기부하게 하고 다양한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면 기부의 활성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공공건강 데이터의 취합 여부를 떠나 블록체인을 활용한 다양한 시도가 의료 산업을 발전시키고 의료 취약계층을 보살피며 의료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안내될 수 있다. 또한 블록체인 정신(보상 경제, 분권화)을 고려해보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도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박낙승 대표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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