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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예수의 상처는 ‘우흉심(右胸心)’ 의심세 명의 화가
  • 문국진(의학한림원 박사)
  • 승인 2021.07.1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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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라파엘로 작 ‘피에타’ 1460, 밀라노, 브레타 미술관

그림으로 보는 예수 가슴의 상처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처형을 당한 장면의 그림은 여러 화가에 의해서 그려졌다. 이러한 예수의 책형도(磔刑圖)는 예수의 육체적 및 신체적 고통을 가시화할 수 있는 그림으로 예수의 양쪽 손바닥과 양쪽 발잔등에는 커다란 못이 박혀있고 또 어떤 그림에는 가슴에 상처가 있는 것이 있다.

이 가슴의 상처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그 하나는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가 죽었는가? 아직 살아있는가를 가리기 위해 병사가 창으로 찔러 보아 생긴 상처라는 설과 또 하나는 예수가 죽은 듯이 보이나 그 죽음을 확실히 하기 위해 찌른 상처라는 것이다.

만일 그 상처가 죽었는가? 살았는가를 가리기 위해 생긴 상처라면 상처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며 동시에 상처주위에 출혈도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상처가 죽음을 완전히 하고 확실히 하기 위한 행동으로 생긴 것이면 상처는 크고 깊고 출혈도 많이 나왔을 것이다.

따라서 화가가 어떤 개념으로 그림을 그렸는가에 따라서 차가 생기게 마련이다. 즉 화가가 예수 가슴의 상처는 죽었는가를 가리기 위한 행동으로 생긴 것으로 생각하고 그렸다면 상처는 작은 것으로 그리고 출혈은 없으나 있어도 많지 않은 것으로 표현되었을 것이며 만일 화가가 죽음을 완전하고 확실히 하기 위한 행동으로 생긴 것으로 믿고 그린 것이라면 그 상처는 큰 것으로 그리고 출혈도 많았던 것으로 표현되었을 것이다. 

예수의 가슴 상처의 또 하나의 특징은 모든 그림의 상처가 한결같이 오른쪽 가슴에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병사가 예수의 오른쪽에서 찔렀다는 것이며 이에는 다른 의견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에 있어서 심장은 왼쪽 가슴에 있기 때문에 이곳을 창으로 찌르면 출혈이 한 번에 많은 양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사람은 급사하게 된다. 그러나 오른쪽 가슴에는 폐가 위치하기 때문에 굵은 혈관이 찔리지 않는 한 출혈은 왼쪽보다 훨씬 적고 동시에 죽는 시간도 길게 될 것이다.

지옷테 작 ‘십자가의 예수’ 1320-25, 뮨헨, 피나코테크

그러나 사람들 가운데는 심장이 오른쪽에 있는 경우가 있다. 즉 내장 역위증(內臟逆位症. Situs inversus)이라 해서 내부 장기의 일부 또는 전부가 정상과는 전혀 다른 즉 반대되는 위치에 자리하는 일종의 기형으로 예를 들면 간이 왼쪽에, 위가 오른쪽에, 소장에 추양돌기(한간에서는 맹장이라고 함)가 붙고 그것도 왼쪽에 위치한다거나 또는 심장이 오른쪽에 있는 등의 장기의 위치 이상으로 오는 기형인 경우가 있는데 특히 심장이 오른쪽에 위치한 기형을 우흉심(右胸心)이라 한다.

내장역위증 가운데는 모든 장기의 위치가 뒤바뀐 경우와 장기 하나 또는 둘 등의 일부 장기만의 위치 이상인 경우가 있는데 전자인 경우를 전(全)내장역위증 이 라하고 후자인 경우를 부분적 내장역위증이라 한다.

단지 장기의 위치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아무런 병적인 임상 증상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본인이나 주변 사람들도 내장역위증이라는 것을 모르고 지내다가 의사의 진찰을 받고 비로소 알게 된다.

내장역위증은 대체로 유전으로 물려받게 되는데 어떤 경우에는 내장역위증이라는 것을 평생 모르고 지내다가 사후의 부검으로 비로소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림 ‘십자가의 예수’와 ‘피에다, Pieta’ 

고르고다 언덕에서의 예수의 십자가 처형과 성모자상(聖母子像)의 그림은 많은 유명 화가들에 의해서 택한 그림의 주제였다. 이탈리아의 화가 지오바니 벨리니(Giovanni Bellini 1430-1516)가 1460년에 그린 피에타는 예수의 오른쪽 가슴에 기다란 창상이 있고 그 주변에 출혈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역시 이탈리아의 화가 지옷토 본돈(Giotto Bondone 1267-1337)이 그린 ‘십자가의 예수’를 보면 예수는 그 오른쪽 가슴을 찔려서 출혈이 마치 분수 물이 솟아나듯이 많은 양의 출혈이 한 번에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그림을 화면 그대로 해석하자면 예수의 심장이나 또는 큰 혈관이 찔려서 나온 출혈로 밖에 해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예수는 우흉심이었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앞서 기술한바와 같이 우흉심은 유전이기 때문에 자연히 예수와 성모 마리아를 그린 성모자 상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자코포 작 ‘성모자상’ 1450, 프로렌스, 우피치 미술관

성모자상(Madonna with child)과 우흉심

어린 예수를 가슴에 안고 있는 성모 마리아의 그림을 그린 성모자상 역시 많은 유명 화가들이 즐겨 택했던 그림의 주제이다. 그런데 성모자 상을 보고 있노라면 의문이 생긴다.

일반적으로 어머니가 어린이를 가슴에 안을 때 어머니의 어느 쪽 가슴에 어린이를 안는 가는 그리 신경 쓰는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 어머니는 오른손잡이기 때문에 어린이를 왼손으로 왼쪽 가슴에 안는다. 왜냐하면 어린이를 안고서도 다른 일을 하기 위해서는 오른손이 자유로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왼쪽 손이 피로하다거나 왼손잡이 어머니인 경우에는 어린이를 오른쪽에 안게 된다. 무의식적으로 어머니가 어린이를 안으면 대개는 왼쪽에 안게 되는데 그것은 많은 어머니가 오른손잡이라는 면도 있지만 또 하나는 어린이들이 어머니의 왼쪽 가슴에 안기면 안전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것은 어린이가 어머니의 뱃속에 있을 때부터 어머니의 심장의 고동 소리를 듣고 자란다. 그래서 어린이는 어머니의 심장의 고동을 들으면 안전감을 느끼기 때문에 태어나서도 어머니의 심장의 고동이 잘 들리는 왼쪽 가슴에 안기기를 무의식적으로 바란다는 것이다. 이러한 어머니의 심음이 어린이에게는 일종의 안전 신호이기 때문에 흥분되었던 마음도 가라앉게 되고 이 소리가 되도록 가까이에서 들리기를 원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아서인지 아니면 우연에서인지 어머니는 어린이를 안을 때 자기의 심장이 있는 왼쪽 가슴에 어린이의 머리다 가게 안게 된다. 어린애가 보챌 때 가슴에 안거나 등에 업으면 어린이는 귀를 가슴이나 등에 대고는 쉬 잠든다. 그래서 불면증이나 노이로제 치료에 고동을 들려주면 효과적이라 한다.

라파엘로 작 ‘성모자상과 요셉’ 1505. 페텔스브르그, 엘미타지 미술관

다시 성모자상의 그림 이야기로 돌아가서 수많은 화가의 그림에서 어린 예수의 배치를 보면 마리아의 왼쪽 가슴보다는 오른쪽에 안긴 것이 많다. 그래서 혹시 마리아가 우흉심이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게 한다. 이제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자기의 오른손으로 안고 있는 전형적인 그림을 살펴보기로 한다.

이탈리아의 화가 자코포 벨리니(Jacopo Bellini 1400-1470)가 1450년에 그린 성모자상과 라파엘로 산치오(Raffaello Sanzio 1403-1520)가 1504년과 1506년에 그린 성모자 상을 들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마리아의 왼쪽 가슴에 안긴 그림이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예수와 마리아가 우흉심이었다고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우연치고는 ‘예수의 십자가 처형도’와 ‘성모자상’ 모두가 우흉심을 시사하는 그림에 일치되는 그림들이 많다는 것이다. 

문국진(의학한림원 박사)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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