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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초당댁 고택의 능소화

[엠디저널] 지난 7월 중복 무렵, 강릉 여행 중, 경포호수를 한 바퀴 돌고 강릉역까지 걸어오면서 땀을 식힐 겸 주변 솔숲 경관이 아름다운 ‘초당 고택’엘 들렸다.

‘강릉 草堂洞 古宅’은 조선 시대 대표적인 시인 허난설헌이 태어난 집터로 안채와 사랑채, 곳간채로 배치돼 있는데 바깥과 구분하는 담이 있다. 사랑채 옆에는 사랑 마당과 구분하는 담을 안팎으로 쌓아서 안채에서의 시선을 차단하고 있다. 예전엔 양반 댁에만 심었다는 능소화(凌霄花)가 사랑채 담장을 슬쩍 넘보며 웃음 짓고 있었다. 능소화가 이토록 ‘애절하고 은근한 관능미(?)’가 있는 줄은 예전에는 미처 몰랐죠. 그런데 어디서 본듯한 전설 속의 여인임에 틀림없었다.

“애절한 여인이여, 내가 왔소! 그대 이름이 그리움이죠.” 그녀는 대답 대신 빙긋 웃고만 있었다. 지나가는 과객의 농인 줄 어찌 <霄花>가 모르랴.

단 하나의 사랑을 기다리며- “님을 기다리다 툭 하고 떨어지는 꽃”-영광의 꽃이여! 환생한 <소화>가 웃는 모습이 아직도 망막에서 사라지지 않는군요. 佛家에서는 사랑에 빠지는 마음까지도 ‘業’이라 하지만, 하늘 아래 모든 ‘그리움’은 비록 ‘업’이오 ‘고뇌’라고 해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데 어떡하나요?

박건삼 시인은 43년 경북 김천 출신으로 경북고와 한국외대 정외과와 동대학원을 졸업, 서울신문사 기자를 거쳐 KBS 공채1기 PD로 방송에 입문, MBC를 거쳐 SBS 라디오 국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흔들리는 것이 바람 탓만은 아니다’ 등 4권의 시집과 ‘PD 길라잡이’ ‘예순여섯에 까미노를 걷다’ ‘황혼의 혁명’등 10여 권의 책을 펴냈다. 

박건삼 작가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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