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디저널]

“소중한 건 옆에 있다고 먼 길 떠나려는 사람에게 말했으면.”

“하늘 높이 날아서 별을 안고 싶어”

(박주연 작사 인용)

‘고개를 들어라!’는 말에 따르는 그 이후의 시선은 눈앞에서 하늘로 옮겨진다. 그 하늘이 보이는 면은 고재군 화백의 작품에서 소환된다. 이것은 필자의 욕심이 아니다.

이 컷을 가져오려고 심상에서 찾지 못하는 그 부족함의 공간을 찾기 위해, 한 해를 뒤로하고 기다리며 그 실체를 찾아갔을 것이다.

삶은 이러하다. 각자의 있는 곳에서 말이다.

도시에 지문처럼 남겨진 인간의 욕심

인간의 무분별한 성장(?)을 향한 멈춤의 호흡은 도시재생의 반성의 프로젝트이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탐욕은 오늘의 눈에 보이는 도시에 여실히 드러난다.

우리 모두는 그 누구도 환경에 대한 비판에 있어서 무죄라고 단언할 자신이 없다.

어느 때보다 자연을 고민하고 공생(共生)하지 않으면 인류의 미래는 요원하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되는 일에 또다른 띠를 두르면 그것은 본말이 전도된다. 살피고 읽어야 하는 깊은 내면의 아젠다로 삼아야할 것이다.

박목월 작사, 김순애 작곡의 한국의 예술 가곡 ‘사월의 노래’의 한 구절이다.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현실의 급박함은 고민으로 시간을 넘치게 하는 일보다는 시간 조율과 그 구성의 움직임으로의 시작으로 요청해오는 때로 다가온다.

버려진 시간에 묶어 둔 고민만큼 각자의 작은 실천이 뒤따랐으면 한다.

그것은 자연을 회복하는 길이며 지구 자정 능력 회복을 위한 문화의 첫 단계, 지름길이 될 것이다.

식품 재료의 손질의 수고는 식탁이 차려지는 우리 부엌공간 문화의 상실로 와 있다. 소중한 제철에 먹을 수 있는 음식재료의 종류가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계절 나기의 극복이라 할 수도 있다.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는 것부터 전기를 아껴 쓰는 일, 물 한 방울 아끼고 재사용하는 일, 세제를 조금만 사용하는 일, 옷가지나 가제도구를 나누고 덜 사는 일 등 생각하면 수 없이 다양하다.

에너지를 아끼고 자연을 위한 일이 될 것이다. 자연을 위한 다는 것은 곧 우리 스스로를 보호하고 위하는 길임에 분명하다.

오늘 스스로에게 축배와 격려를 보내듯 고 화백의 작품은 우리를 그 길로 이끌고 있다. 그가 안내하는 길로 우리는 향하고 있다. 비가 내릴 때 우산이 되어주는 숲을 작가의 화풍에서 가져왔다. 일획(一劃)을 쓰려는 손목의 한지 위 스며드는 먹물처럼 그렇게 말이다.

속삭이며 걸어보자. 각자 고찰의 시간을 수여해 보자. 어쩌면 이 땅을 지켜낸 우리 선조가 물려준 고난의 이 땅에서 개국 이후 가장 높은 경쟁력으로 일구어 낸 이 땅에서 말이다. 조선의 선비는 당쟁의 분란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오늘날 자기관리의 시간처럼 자연과의 조우로 자신을 숲길에 놓아두었을 것이다.

자연의 공간, 절대자께서 노벨상 이상의 가치를 우리에게 선물한 것이 아닐까.

작가 전시 일정

제20회 고재군 개인전

일시: 2022.4.9(월) ~ 4월 14(목)

장소: 서울 아산병원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