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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꽃을 바라보는 감정을 느끼다.

  • 입력 2022.05.04 11:21
  • 기자명 엠디저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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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너를 만나서 행복했고

너를 만나서 고통스러웠다

마음을 떠나버린 육신을 끌어안고

뒤척이던 밤이면

머리맡에서 톡톡 꽃잎이

지는 소리가 들린다

자목련 파는 뜰에서

자시 자목련 지는 날을

생각하는 건 고통스러웠다

꽃과 나무가

서서히 결별하는 시간을 지켜보며

나무 옆에 서 있는 일은 힘겨웠다

스스로 참혹해지는

자신을 지켜보는 일은

너를 만나서 행복했고

너를 만나서 오래 고통스러웠다.

 

- 지은이: 도종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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