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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의 흐름을 방해하는 판막 질환
  • 정남식(필메디스내과의원 원장)
  • 승인 2022.05.1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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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디저널] 판막은 심장의 방과 방 사이의 문 같은 것으로, 혈액이 들어가고 나올 때 열리고 닫히며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도록 도와준다. 이때 판막이 잘 열리지 않으면 협착증, 열리기는 하는데 잘 닫히지 않으면 폐쇄부전증이라고 한다.

판막 질환은 죄측 심장에 있는 좌심실과 좌심방 사이에 승모판막 좌심실과 대동맥 사이의 대동맥판막에 많이 발생한다.

심장은 좌심방, 좌심실, 우심방, 우심실이라는 4개의 방과 삼첨판, 폐동맥판, 승모판, 대동맥판이라는 4개의 판막이 있다. 판막은 한 방향으로만 열리면서 혈액이 반대 방향으로 흐르는 것을 막아준다. 이때 판막이 열리지 않으면 판막 협착증, 열리기는 하는데 잘 닫히지 않으면 판막 폐쇄부전증이 온다. 판막 폐쇄부전증이 생기면 혈액이 역류하게 된다.

감염과 퇴행성 변화 때문에 생긴다

판막질환은 선천적인 원인으로 생기는 경우는 드물고, 감염이나 퇴행성 변화 때문에 많이 발생한다. 류머티열은 판막 질환의 주요 원인이다. 용혈성 연쇄상 구균에 의한 염증인 류머티열은 소아기에 편도선염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심근염, 심내막염, 심한 관절염 등을 동반하는데, 심근이나 심내막에 염증이 생기기 시작하면 오랜 기간 동안 판막에 기형이 일어난다.

또 다른 판막 질환이 주요 원인은 퇴행성 질환이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판막은 수없이 열고 닫는 과정을 반복한다. 그러다 보면 판막을 지지해주는 여러 구조물들이 낡게 되어 폐쇄부전증이 생긴다. 때로는 석회화가 진행되어 판막이 잘 열리지 않는 협착증이 생기기도 한다.

최근에는 판막 질환이 전체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예전에는 류머티열의 부작용 때문에 판막 질환이 많이 생겼지만, 요즘은 감염성 질환이 줄고 인구의 노령화가 빨라지면서 퇴행성 변화가 가장 흔한 원인이 되었다. 또 허혈성 심장 질환에 의한 대동맥 협착증과 승모판 질환도 늘고 있다.

호흡 곤란이 대표적인 증상

우리 몸의 장기에 구조적 이상이 생겨도 일상생활에 바로 무리가 오는 경우가 드물다. 심장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판막 협착증이나 폐쇄부전증이 생겨도 심장은 나름대로 병적 상황에 적응하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최대한 억제한다.

그러다가 판막 질환이 심해지면 호흡곤란과 피로감과 같은 대표적 증상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심한 운동을 하거나 움직일 때만 숨이 차다가, 점차 병이 진행되면 안정할 때도 숨이 가쁘고 똑바로 누워서 잠들기 어려워 앉은 채로 밤을 새게 된다. 이때 기침과 가래가 심하고, 가슴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또 대동맥 협착증일 때는 호흡 곤란, 가슴 통증, 실신 등의 증상을 보이는데, 예후가 좋지 않다.

대표적인 판막 질환

승모판은 좌심방과 좌심실을 구분하는 문으로,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승모판 협착증, 승모판 폐쇄부전증이 생긴다. 승모판 협착증이 생기면 좌심방의 피가 좌심실로 전달되기 어렵고, 심하면 폐부종을 일으킨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호흡 곤란이 있고, 협착 정도가 심해 혈액이 심방에 정체되면 혈전이 생기기 쉬워 이로 인해 뇌졸중이 발생하기도 한다. 승모판 폐쇄부전증은 좌심실로 가야할 혈액이 좌심방으로 역류하는 증상으로 역시 호흡 곤란 증상을 보인다. 또 좌심실에서 대동맥으로 혈액이 나가는 대동맥판막에 질환이 생기면 호흡 곤란, 실신, 협심증 증상을 보이며 심지어 급사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판막 질환 1 >> 승모판 협착증

승모판은 좌심방과 좌심실을 구분하는 문이다. 승모판은 마치 사람 입술처럼 생겨서 2개의 엽이 열리면 혈액이 흐르고, 닫히면 혈액이 흐르지 않는다.

혈액의 흐름을 잠깐 살펴보면, 폐로부터 산소를 많이 받은 혈액이 좌심방에 모여 승모판을 통해 좌심실로 보내지는데, 대동맥을 통해 혈액을 온몸으로 내보내는 동안에는 승모판이 닫혀 있어서 좌심방과 좌심실의 혈액이 섞이지 않는다. 이때를 수축기라고 하고, 혈압을 측정하면 수축기 혈압이라고 해서 높은 수치 쪽을 말한다. 반대로 죄삼방에 혈액이 충분하게 모여서 다시 좌심실로 혈액을 보낼 때 승모판이 열리는데, 이 기간이 확장기다. 그리고 이때 혈압을 측정하면 확장기 혈압이라고 해서 낮은 수치 쪽을 말한다.

이런 수축기 단계와 확장기 단계가 반복되는데 어느 한쪽 단계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한쪽 단계에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리고 두 단계를 거치는 동안 혈액을 심방에서 심실로 이동시키는 판막에 문제가 생기면 다음 단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결국 심장 기능 전체의 문제로 번질 수 있다.

승모판 협착증은 2개의 엽이 정상적으로 열리지 않고 좁아져 있는 상태다. 그래서 좌심방의 피가 좌심실로 전달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좌심방과 폐에 피가 고이게 되고, 심하면 혈액의 액체 성분이 폐로 나가 폐부종이 발생한다.

승모판 협착증은 대부분 감염성 질환인 류머티스상 질환 때문에 심장에 합병증이 생겨 발생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호흡 곤란이다. 초기에는 운동할 때 주로 호흡 곤란을 겪지만 병이 진행되면 가만히 앉아 있어도 숨이 차오르고, 심해지면 누울 수 없을 만큼 숨이 차다. 또 기침이 잦아지거나 기침 시 피가 나올 수 있고, 복수가 차고 다리가 부을 수도 있다.

심방세동이라는 부정맥과 동반되어 뇌졸중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좌심방 안에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혈전이 생기고, 혈전이 심장 밖으로 떨어져 나가 뇌혈관을 막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 연령층에서나 승모판 협착증으로 인해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판막 질환 2 >> 승모판 폐쇄부전증

혈액이 좌심방에서 좌심실로 흐를 때 승모판이 열리는데, 승모판에 문제가 생겨 좌심실로 가야 할 혈액이 좌심방으로 역류하게 되면 좌심방의 압력이 심해진다. 혈액이 역류하는 승모판 폐쇄부전증은 협착증과 달리 남성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고, 원인도 류머티스상 질환, 퇴행성 변화, 세균성 감염, 심근경색증, 마르판 증후군, 승모판 일탈증 등 다양하다. 반면 증상은 호흡 곤란, 피로감, 가슴 두근거림, 기침할 때 피가 나는 등 승모판 협착증과 비슷하다.

대표적인 판막 질환 3 >> 대동맥판막 질환

좌심실로부터 대동맥으로 혈액이 나가는 곳에 대동맥판막이 있는데 대동맥 판막에도 협착증과 폐쇄부전증이 발생할 수 있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몸으로 혈액을 내보내는 가장 중요한 판막이 막힌 것으로,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들은 다른 판막 이상과 달리 호흡 곤란과 함께 실신, 협심증 증상을 보이고 심지어 급사할 수도 있다. 따라서 증상이 있고 없고를 떠나 심장 초음파 검사로 정밀 검사를 해야 한다.

염분을 제한하면서 적은 양의 이뇨제로 심장 부담을 줄인다

약물 치료를 하거나 경피적 시술(피부를 통한 시술. 절개해 가슴을 벌리는 개흉 수술에 비해 간단하고, 그런 만큼 수술 시간도 짧고 회복 속도로 빠르다.), 개흉 수술 등의 치료를 한다. 약물 치료는 염분을 제한하면서 적은 양의 이뇨제를 투여해 심장 부담을 줄이고 증상을 호전시키는 방법을 사용한다.

승모판 협착증은 심장 초음파 검사를 해서 약물 치료와 수술 치료를 결정한다. 경피적 승모판 풍선확장술을 이용할 수 있다.

승모판 폐쇄부전증은 원인에 따라 치료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점도가 심하지 않으면 약물 치료를 하고 심하면 수술을 하는데, 대부분 승모판을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판막 대치 수술을 한다. 때에 따라서 판막을 고쳐서 사용하는 판막 재건술을 하기도 한다.

대동맥판막 질환은 승모판 질환처럼 치료법이 다양하지 못하다. 약물 치료가 아니면 대부분 판막 대치 수술을 한다. 특히, 중증의 대동맥판막 협착증에서 증상이 없을 때는 약물 치료를 해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증상이 나타나면 곧 수술을 해야 하는데 수술이 너무 늦으면 수술 뒤에 심장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

정남식(필메디스내과의원 원장)  emd@md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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